정재승 “4차 산업혁명, 한국이 걱정”

축적된 데이터 부족이 우리 발목 잡을 수도

우리 눈앞으로 다가온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우리나라는 과연 잘 적응할 수 있을까. 뇌과학 전문가인 정재승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바이오·뇌공학과 교수는 13일 과총 국가발전포럼에서 이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4차 산업혁명에 우리나라가 잘 적응하지 못할 거 같아 걱정스럽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추격형 성장모델로 경제성장을 이뤄왔는데 그것이 오히려 우리의 발목을 잡게 될 것 같아서 걱정인 거다. 우리가 그동안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뼈를 깎는 고통으로 축적의 시간을 가졌다면 어쩌면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었을 텐데 예전 방식이 앞으로도 통할 것이라고 주저주저하다보니 4차 산업혁명에 적응할 시기를 놓치게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과총 국가발전포럼에서 4차산업혁명시대에 대해 발제하고 있는 정재승 교수 ⓒ 김순강 / ScienceTimes

과총 국가발전포럼에서 4차산업혁명시대에 대해 발제하고 있는 정재승 교수 ⓒ 김순강 / ScienceTimes

4차 산업혁명 시대, 축적된 데이터가 지배

정재승 교수는 그 우려의 이유를 축적된 데이터가 없는 것으로 들었다. 4차 산업혁명은 플랫폼을 깔고 그 플랫폼에서 사람들이 데이터로 먹고 사는 것인데, 선진국의 과학기술을 따라잡기에 급급했던 우리에게는 그 축적된 시간의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얘기다.

“구글이 엄청난 돈을 들여서 개발한 알파고의 알고리즘을 텐서플로로 공개했다. 구글이 왜 바보처럼 남 좋은 일을 하고 있는 것일까. 인공지능의 최전선에 있는 사람들이 구글이 유도한 방향대로 커뮤니티를 형성해 인공지능을 오픈 이노베이션 하는 것을 노린 거다. 구글이 알고리즘은 공개해도 데이터는 공개하지 않았다. 데이터가 없기 때문에 오픈 소스로 공개되어 있는 알파고를 우리 노트북에 다운로드 받는다고 해도 그것이 바둑을 잘 두게 되는 것은 아니다.”

이처럼 기술은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얼마든지 다 같이 발전시킬 수 있지만, 비즈니스에서 선점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건 오랜 시간 축적된 데이터란 얘기다. 그렇기 때문에 정 교수는 우리나라가 4차 산업혁명에 적응하는 게 쉽지 않을 거란 얘기다.

축적된 데이터의 중요성을 정 교수는 아마존의 인공지능 비서 스피커 에코를 예로 들었다.  “에코는 3년 전 출시되어 지금까지 3백만 명이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3백만 명이 질문하는 것들을 계속 업데이트 하기 때문에 지난 달에 물었을 때 대답을 못했던 것을 업데이트 하여 이번 달에는 대답을 할 수 있게 계속 진화하고 있다. 즉 완제품을 세상에 내놓는 것이 아니라 어린아이와 같은 인공지능 제품을 시장에서 사람들의 사용이라는 데이터를 통해 성장시켜나간다는 것이다.”

결국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먼저 시장에 진입해서 플랫폼을 깔고 데이터를 많이 축적하는 회사가 훨씬 더 좋은 퍼포먼스를 낼 수 있는 시대란 얘기다. 요즘 한창 화제가 되고 있는 자율주행차 역시도 데이터의 축적이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란 게 정 교수의 생각이다.

“구글이 현재 샌프란시스코의 모든 도로를 자율주행차로 돌면서 노면의 정보를 축적하고 있다. 날씨나 기후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노면의 정보까지 쌓고 있는데, 이런 도로의 상황들이 완벽하게 온라인으로 올라가게 되면 완벽하게 자율주행 하는 자동차를 운행할 수 있게 될 수 있다.”

창의적 교육으로 4차 산업혁명 리더 키워야

그런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우리가 가장 걱정하고 있는 것은 일자리 문제다. 현재의 47%나 되는 직업군이 컴퓨터로 대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21세기 인공지능은 인간의 뇌를 닮아가면서 사람이 생각하는 방식과 일을 수행하는 방법을 흉내 내며 20세기 인공지능과 다른, 현저히 훌륭한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알파고는 딥러닝이라는 방법을 이용해서 기초지식 없이도 데이터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사용하게 됐다. 이처럼 인공지능이 점점 인간의 뇌를 닮아가면서 성과를 내고 있는데, 우리는 정답을 실수 없이 정확히 찾아내는데 치중하는 사람의 뇌를 인공지능화 하는 교육을 하고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정재승 교수는 “낮은 수준의 언어능력이나 수학능력은 얼마든지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수 있다”며 “우리가 좀 더 창의적인 생각으로, 데이터가 알려주지 않는 아이디어를 찾아낼 수 있도록 인간의 지성을 개발하는데 주력해 4차 산업혁명시대에 적응할 수 있는 리더를 키워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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