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 사회가 가속화되면서 우리가 접하는 모든 것들이 디지털 정보로 변환되고 있다.
우리는 석탄이나 석유, 천연가스, 구리, 실리콘 및 알루미늄 같은 자원을 사용해 대규모 ‘컴퓨터 농장’을 가동하고 디지털 정보를 처리한다.
이에 따라 정보 비트가 질량을 가지고 있으며, 이제 디지털 정보는 액체와 고체, 가스, 플라스마와 함께 제5의 물질 상태가 됐다는 이론이 등장했다. 아울러 우리의 기술 진보는 물리적 원자로부터 디지털 정보에 이르기까지 지구의 모든 물질을 재분배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물리원(AIP)이 발행하는 ‘AIP 어드밴시스’( AIP Advances) 11일 자 논문 'The information catastrophe'에서 영국 포츠머스대 수학 및 물리학과 멜빈 봅슨(Melvin Vopson) 박사는, 머지않아 지구상에서 디지털 비트 수가 원자 수를 능가하고 ‘거의 모든 것이 컴퓨터로 시뮬레이션 되며, 디지털 비트와 컴퓨터 코드에 의해 지배되는’ 세상이 됨으로써 우리의 진화가 완전히 포화되는 지점에 이를 것이라는 진단을 내놓았다.
더욱이 이는 시간문제일 뿐이라는 것이다.

150년 뒤 정보 비트 수, 지구 원자 수와 같아져
봅슨 박사는 “우리는 문자 그대로 지구를 서서히 변화시키고 있으며, 이는 보이지 않는 위기”라고 지적했다.
봅슨 박사는 이런 디지털 진화를 이끄는 요인들을 조사 중이다. 그는 비트 수의 임박한 한계와 이를 생산하는 에너지, 그리고 물리적 및 디지털 질량의 분포는 곧 지구를 압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면 현재의 데이터 저장 밀도를 감안할 때 매년 생산되는 비트 수와, 원자 수의 크기와 비교한 비트 수 크기는 연간 50%씩 성장함으로써 약 150년 뒤에는 비트 수가 지구상의 원자 수와 같아진다는 것이다.
아울러 약 130년 뒤에는 디지털 정보 생성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전력이 현재 지구상에서 생산되는 전력량과 동일해지고, 2245년에는 지구 질량의 절반이 디지털 정보 질량으로 변환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세계 데이터양의 90% 지난 10년 동안 생성돼
봅슨 박사는 “디지털 정보 성장은 정말 멈출 수 없을 것 같아 보인다”고 말하고, “IBM과 다른 빅데이터 연구 자료에 따르면 오늘날 전 세계 데이터양의 90%는 지난 10년 동안에 만들어졌다”고 지적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이 창궐하는 요즘에는 외부 사회활동이 줄어들면서 사무실이나 집에서 스마트폰이나 PC 등을 통해 생성, 소통하는 정보량이 훨씬 늘어났다.
봅슨 박사는 “어떤 면에서 코로나19 유행으로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은 디지털 콘텐츠가 사용, 생성됨에 따라 이 과정을 가속화했다”고 진단했다.

질량-에너지-정보 등가성 원리 구축
봅슨 박사는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원리에 있는 질량-에너지 등가성 원리(mass-energy equivalence)와, 열역학 법칙을 정보에 응용한 물리학자 롤프 란다워(Rolf Landauer)의 작업 그리고 디지털 비트를 창안한 응용수학자 클로드 새넌(Claude Shannon)의 이론을 인용해 그의 논지를 정리했다.
2019년에 그는 정보가 다른 물질과 마찬가지로 질량과 에너지 상태 사이를 이동한다고 가정하는 원리를 공식화했다.
봅슨 박사는 “질량-에너지-정보 등가성 원리(mass-energy-information equivalence principle)는 이런 개념들을 기반으로 구축됐으며, 특히 우주론에서 거대 범위를 다루는 새로운 물리학의 문을 열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정보 컨텐츠를 기존 물리 이론으로 가져오면 물리학에서는 이를 모든 것에 대한 추가 차원(extra dimension)과 거의 같은 것으로 다룰 수 있다”고 설명했다.
- 김병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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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20-08-1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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