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이온 배터리는 현재 디지털기기나 전기자동차 등에서 거의 유일하게 사용되고 있는 에너지원이다. 하지만 폭발의 위험성을 안고 있고, 주행거리가 상대적으로 짧으며, 에너지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점은 항상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그러다보니 이를 대체하기 위한 차세대용 배터리에 대한 연구가 오래전부터 진행되어 왔다. 수많은 소재가 배터리 재료로 검토되었지만, 그중에서도 금속과 공기를 조합한 배터리가 높은 에너지 밀도 및 무한한 자원인 공기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금속과 공기 조합 배터리의 구조 및 원리 ⓒ science direct
공기와 조합되는 금속 후보군으로는 아연과 마그네슘, 그리고 알루미늄 등이 검토되고 있는데, 각각 장단점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아연과 공기가 조합된 배터리는 재충전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지만, 산소와의 환원반응으로 인해 전압 손실이 높은 것이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한 마그네슘과 공기 배터리의 경우도 에너지 밀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서 전압의 세기가 강한 편이지만, 느린 산소 환원 반응으로 인해 에너지 효율이 떨어진다는 점과 부식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상용화가 더뎌지고 있다.
반면에 ‘알루미늄과 공기를 조합한 배터리(aluminum air battery)’의 경우 에너지 밀도가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월등하게 우수하며, 안정성 및 경제성에 있어서 그 어떤 금속보다도 뛰어난 장점 때문에 차세대 배터리로 각광받고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장점 많은 알루미늄 공기 배터리
알루미늄과 공기가 조합된 배터리는 다소 생소한 개념이지만, 처음 개발된 시기는 1960년대였을 정도로 그 역사는 상당히 오래되었다. 그러나 당시에는 안전성과 효율 면에서 문제가 많아 기업들로부터 외면을 받았다.
그랬던 알루미늄 공기 배터리가 다시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0년 미 코넬대의 ‘린든 아처(Lynden Archer)’ 교수가 알루미늄 공기 배터리의 전자 이동성을 강화하는 방법을 발견하고 나서 부터였다.
알루미늄 공기 배터리의 구조 및 원리 ⓒ wikipedia
알루미늄 이온의 전자 이동성이 강화되는 방법을 연구진이 파악하고 나서 부터 상용화 가능성이 본격적으로 검토되기 시작했다. 아처 교수는 다양한 형태의 배터리 시제품을 개발하면서 알루미늄 공기 배터리만이 가진 장점을 제시했다.
그는 “에너지 밀도가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5배 정도 뛰어나다는 점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는 사실”이라고 언급하며 “또 다른 장점은 저장용량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훨씬 크다”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아처 교수는 알루미늄이라는 금속이 가진 장점에 대해 “무게가 가볍고, 가격이 저렴하며, 독성이 없어서 안전하다”라고 소개하며 “손쉽게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은 알루미늄이 가진 또 다른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전기비행기 동력에 적합한 배터리로 주목
알루미늄 공기 배터리의 상용화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자동차나 비행기 같은 운송산업 분야가 가장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기존의 리튬이온 배터리가 해결해 주지 못한 난제를 알루미늄 공기 배터리가 해결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 사례로는 미국의 항공분야 전문 스타트업인 라이트일렉트릭(Wright Electric)이 개발하고 있는 전기비행기를 꼽을 수 있다. 지난 2016년에 설립된 이 업체는 상용화가 가능한 전기비행기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 세계의 내로라하는 자동차제조업체들이 전기자동차를 앞다투어 출시하고 있는 것과 비교해 볼 때 전기비행기 개발이 더딘 이유는 배터리 무게 때문이다. 가벼워야 순조로운 비행을 할 수 있는 만큼, 무게는 비행기 개발에 있어 절대적 요인이다.
따라서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훨씬 가벼운 알루미늄 공기 배터리는 비행기에 적합한 배터리이지만, 문제는 재충전이다. 알루미늄 공기 배터리는 기본적으로 충전이 가능한 2차 전지 형태가 아니라 건전지처럼 한 번 쓰고 나면 버리는 1차 전지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알루미늄을 산화 알루미늄으로 바꾸면서 전기를 내놓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알루미늄 공기 배터리가 탑재될 전기비행기의 개념도 ⓒ Wright Electric
이 같은 방식은 계속 재충전을 해야 하는 자동차에는 적합하지 않지만, 가끔씩 운항하는 비행기에는 가격만 저렴하다면 오히려 적합할 수 있다. 다만 배터리 용량은 비행기의 크기 및 무게와 비례하기 때문에 현재의 알루미늄 공기 배터리 용량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라이트일렉트릭이 전기비행기의 동력으로 알루미늄 공기 배터리를 검토하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화석연료나 수소와 달리 인화성이 없다는 점이다. 화석연료는 엔진 폭발이라는 위험성을 안고 있고, 수소 역시 폭발 위험성이 있어서 보관이 어렵지만 알루미늄 공기 배터리는 그런 위험에서 자유롭다.
현재 이 업체는 전기비행기에 ‘라이트스피릿(Wright Spirit)’이라는 브랜드를 붙인 채, 테스트용 모델인 시제기 제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목표는 오는 2026년까지 국내선과 남미를 오가는 100인승 전기비행기를 띄우는 것이다.
문제는 경제성이다. 알루미늄 공기 배터리가 리튬이온 배터리만큼 규모의 경제를 이루려면 상당한 생산량이 필요하지만, 수요처가 마땅치 않다는 것이 가장 큰 고민거리다. 이를 위해서는 자동차에도 적용할 수 있는 재충전 방식의 배터리나 가격대비 효율을 높여야 과제가 선결되어야 한다는 것이 산업계의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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