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 의하면 적색육의 섭취량이 100g 증가할 때마다 대장암 위험이 17% 증가할 수 있다. 이에 따라 IARC는 소고기와 돼지고기 같은 적색육에 대해 대장암을 일으키는 ‘가능한 위험 요소’로 분류하고 있다.
적색육을 많이 섭취하면 대장암 위험이 커진다는 건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적색육이 세포의 변이를 일으키는 방식에 대해서는 여전히 밝혀진 것이 없다.
적색육이 풍부한 식단에 의해 촉발된 DNA 손상의 구체적인 패턴을 확인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게티이미지뱅크
적색육과 대장암의 연관성을 밝힌 기존의 연구는 주로 역학적인 방법이었다. 즉, 대장암 환자들의 식습관을 조사해 대장암 발병률과 적색육의 연관성을 조사했을 뿐이다. 그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의 경우 적색육과 대장암 간에 강한 연관성이 있다고 확신하지 않는다.
그런데 적색육이 풍부한 식단에 의해 촉발된 DNA 손상의 구체적인 패턴을 확인한 연구 결과가 미국암학회(AACR)에서 발간하는 암 관련 국제 학술지 ‘캔서 디스커버리(Cancer Discovery)’ 최신호에 발표됐다.
이 연구를 주도한 하버드의대 다나파버 암연구소의 마리오스 지안나키스(Marios Giannakis) 박사는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적색육이 암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할 때는 그에 대한 구체적인 이유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대장 조직에서 뚜렷한 돌연변이 특징 확인
지안나키스 박사팀은 수년간 생활습관 조사 등의 연구에 참여한 28만 중 900명의 대장암 환자들로부터 DNA를 추출했다. 이들은 대장암 진단에 앞서 이미 식이요법, 생활 방식, 기타 요인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기 때문에 기존 환자들에 대한 설문조사보다 더 객관적이라는 장점이 있었다.
연구진은 이들의 DNA 염기서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대장 조직에서 뚜렷한 ‘돌연변이 특징(mutational signature)’을 확인했다. 이전에 확인되지 않은 이 특징은 ‘알킬화(alkylation)’라고 불리는 DNA 손상을 나타내는 패턴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돌연변이를 나타낸 모든 세포가 반드시 암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일부 건강한 대장 샘플에도 그 같은 돌연변이 특징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돌연변이 특징은 대장암 진단 이전에 적색육(가공 및 미가공 모두 포함)을 섭취한 것과 의미 있게 관련돼 있었지만 가금류나 생선, 기타 식품의 섭취와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적색육에 알킬화를 일으킬 수 있는 화학물질, 즉 ‘니트로소(nitroso)’라는 발암성 유기 화합물이 있다고 밝혔다.
이 돌연변이 패턴은 항문으로 이어지는 장의 하부인 ‘하행결장(distal colon)’과 강하게 연관되어 있었다. 기존 연구에서도 적색육을 많이 섭취하는 그룹은 대장의 마지막 구간인 하행결장에서 암이 발생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암 조기 발견 및 새 치료법 가능성 예고
알킬화 패턴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유전자는 돌연변이를 일으킬 때 대장암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알려졌던 유전자 중 하나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종양의 알킬화 손상 수준이 가장 높은 환자들은 손상 수준이 낮은 환자에 비해 대장암 사망 위험이 47% 더 높았다.
의사이기도 한 지안나키스 박사는 “이 연구가 환자들을 돕기 위해 어떻게 사용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하버드의대 다나파버 암연구소의 마리오스 지안나키스 박사. ©Dana-Farber Cancer Institute
예를 들면 향후 연구를 통해 의사들은 유전적으로 알킬화 손상을 축적하는 경향이 있는 환자를 식별해 그들에게 적색육 섭취를 제한하도록 조언할 수 있다. 돌연변이 특징이 이미 발현되기 시작한 환자들의 식별은 누가 암에 걸릴 위험이 더 크며, 대장암의 초기 단계에서 진단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알킬화 손상의 양은 환자 생존의 객관적 지표로 나타나기 때문에 환자에게 예후를 알리는 데 사용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대장암이 발생하는 생물학적 경로를 이해하면 그 과정을 방해하거나 역행시키는 의약품을 개발할 수도 있다.
지안나키스 박사는 “내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적색육을 완전히 삼가야 한다는 게 아니라 절제하고 균형 잡힌 식단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높은 수준의 알킬화 손상은 하루에 평균 150g 이상의 적색육을 먹는 환자에게서만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세계암연구재단(World Cancer Research Fund)에서는 적색육 섭취를 1주일에 3회 이하(조리 후 무게 기준 총 350~500g 정도)로 제한할 것으로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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