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에 있는 ‘뇌’는 두뇌와 어떻게 다를까?

장 신경계 형성 밝혀…장 질환 줄기세포 치료에 교두보 마련

먹어도 소화가 잘 안되고 가슴 한가운데에 음식이 걸린 것 같이 더부룩하거나 때로는 찌르는 듯한 증상이 나타날 때가 있다. 이때 병원에서 검사를 해봐도 별다른 원인이 발견되지 않으면 ‘신경성 위염’이 아닐까 생각하거나 그런 말을 듣게 된다.

실제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식욕이 떨어지고 소화가 잘 안되기도 한다. 그 이유는 위 운동이나 위산 분비가 자율신경이나 뇌신경의 지배를 받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같이 위장의 생리에 영향을 미치는 장 신경계(ENS; enteric nervous system)는 어떤 신경세포들로 구성돼 있고, 두뇌 신경계와는 어떻게 다를까?

스웨덴 카롤린스카의대 연구팀이 최근 쥐의 장에서 장 신경계를 구성하는 뉴런들의 유형을 매핑해 내 이에 관한 새로운 지식을 추가하는 한편, 향후 장 질환 줄기세포 치료의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

연구팀은 신경과학 저널 ‘네이처 뉴로사이언스’(Nature Neuroscience) 7일 자에 발표한 논문에서 장 신경계 뉴런들이 태아 발달과정에서 어떻게 뇌 뉴런과는 다른 과정을 거쳐 형성되는지도 밝혀냈다.

스웨덴 카롤린스카의대 연구팀은 생쥐의 소장에서 12개의 서로 다른 뉴런 아형(confetti)을 확인하고, 이 신경세포들이 두 개의 배아 뉴런 원형(섞여진 confetti 스트림)을 통해 발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 Mattias Karlen(Illustration)

장 신경계, 우리 몸 전체에 영향 미쳐

우리 몸에서 위와 장을 포함하는 약 7m 길이의 위장관(GI)에는 기능적으로 고유한 뉴런이 존재한다. 이 장 신경계(ENS)는 자율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두 번째’ 혹은 ‘복부 뇌(abdominal brain)’라고 일컬어진다.

ENS가 장에서 연동운동(peristalsis)과 체액의 균형 그리고 혈류를 조절하는 동안에는 면역시스템 및 미생물군(microbiome)과도 소통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우리 몸 전체에 영향을 미치며, 다양한 질병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대체로 전체 인구의 약 30%가 지속적인 위장관 합병증을 지니고 사는 것으로 추정된다.

카롤린스카의대 팀은 이번 연구에서 단일 세포 시퀀싱 방법을 사용해 쥐의 장 신경계를 구성하는 뉴런들을 매핑했다. 단일 세포 시퀀싱은 세포 안에 있는 어떤 유전자가 활성상태인지를 결정해 개별 세포들을 기능적으로 범주화하고 분류할 수 있다.

평균적인 사람의 위와 장 및 직장까지의 소화관을 나타낸 그림. © WikiComons

12가지 종류의 ENS 뉴런을 식별, 분류

뉴런의 기능은 대략 감각(sensory) 뉴런과 운동(motor) 뉴런 그리고 감각 뉴런과 운동 뉴런을 연결해 외부 반응에 반사행동을 일으키도록 하는 인터뉴런(interneuron)으로 나누어진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이 신경세포의 하위그룹 뉴런들을 자세히 설명해 내는 성과를 올렸다. 전체적으로는 감각 뉴런의 하위그룹을 포함해 12가지 종류의 ENS 뉴런을 식별, 분류했다.

이 가운데 일부는 장에 있는 물질들에 의해 활성화되고 면역계에 영향을 미치며, 다른 일부는 기계적인 것에 의해 더 많이 자극을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네이처 뉴로사이언스’ 12월 7일 자에 발표된 논문. © Springer Nature

연구팀은 또한 잉태 중일 때 위장관 뉴런들이 어떻게 형성되는지도 연구했다. 이 연구 결과 위장관 뉴런들의 성숙 과정은 중추신경계(CNS)와는 다른 원리를 따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중추신경계에서 뉴런들은 위치에 따라 다른 유형의 뉴런들이 필요하기 때문에, 위치별로 특정 유형의 뉴런을 형성하도록 ‘사전 프로그래밍된(pre-programmed)’ 줄기세포에서 성숙한다.

반면 장에서는 장의 전체 길이를 따라서 동일한 뉴런 구성이 필요하다. 그러나 장 신경계 세포들이 어떻게 성숙해야 하는지를 ‘알고’ 있는지가 불분명했다.

연구팀은 세포들이 뉴런으로 성숙한 뒤에 서로 다른 유형의 장 신경계 뉴런들이 형성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한편, 이 변형 과정에서 전사인자 Pbx3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해 냈다.

연구를 수행한 울리카 마르크룬트 박사. © Magnus Bergström

장 질환 줄기세포 치료를 향해

논문 공동 시니어 저자로 카롤린스카의대 의생화학 및 생물물리학과 연구원인 울리카 마르크룬트(Ulrika Marklund) 박사는 “다음으로 우리가 할 작업은 쥐의 장 신경계에 있는 서로 다른 뉴런들을 활성화시켜 위장관 기능들이 그에 따라 어떤 영향을 받는지를 연구하는 일”이라고 소개했다.

마르크룬트 박사는 “그 연구를 통해 서로 다른 뉴런들의 기능에 대한 상세한 지식을 얻게 되면 다양한 장 질환에서 뉴런의 역할을 파악해 새로운 약물의 표적을 식별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이번 장 신경계 형성에 대한 새로운 발견은 특정 장 뉴런들을 ‘만들어내는(producing)’ 더 나은 방법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하고, “아직은 아니지만, 우리는 궁극적으로 장 신경계 뉴런 재생을 포함한 다양한 장 질환 치료 혹은 완화를 위한 줄기세포 치료제를 갖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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