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 미생물군, 면역항암치료 효과 높인다

대장암, 방광암, 흑색종에서 효과 확인

최신 암 치료제 중 하나로 꼽히는 면역항암제는 우리 몸의 면역 시스템을 이용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적다는 큰 장점이 있다. 그러나 비용이 비싼 데다 특히 효과가 아직 30%대에 머물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이 때문에 많은 의과학자들은 면역항암제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여러 방법들을 모색하고 있다. 최근 캐나다 캘거리대 연구팀이 장내 미생물군을 이용해 면역요법의 효과를 크게 높였다는 연구가 나와 향후 암 치료에 새로운 활로를 열지 주목된다.

연구팀은 무균 실험 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으나, 연구에 사용된 똑같은 장 박테리아(gut bacteria)가 인간의 장내에도 존재해, 장내 미생물군과 면역항암제 병용 요법 활용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높여주고 있다.

무균실에서 작업하고 있는 캐시 맥코이 교수. © UCalgary

장내 미생물의 항암요법 개선 효과

캘거리대 의대 스나이더 만성질환연구소와 캐시 맥코이(Kathy McCoy) 교수팀은 어떤 장내 박테리아가 암과 싸우는 우리의 면역체계에 도움을 주는지, 그리고 어떻게 그렇게 하는지를 발견해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 13일 자 온라인판(논문명 : Microbiome-derived inosine modulates response to checkpoint inhibitor immunotherapy)에 보고했다.

이 발견은 신체의 면역 반응을 증폭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면역항암요법(immunotherapy)이 어떤 경우에는 효과가 있으나 또 어떤 경우에는 효과가 없는지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제시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면역요법과 특정 미생물 요법을 결합해 사용하자 일부 흑색종과 방광암 및 대장암에서 면역 시스템이 암세포를 인식해 공격하는 능력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맥코이 교수는 캘거리대 국제 마이크로비옴 센터(IMC) 원장으로 인체와 장내 미생물군과의 관계 연구에서 선도적인 연구자 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 이 연구팀은 그동안 장내 미생물군(microbiome)의 힘을 건강 증진과 질병 치료에 활용하는 데 초점을 맞춰 연구를 진행해 왔다.

연구를 수행한 맥코이 교수(오른쪽)와 루카스 메이거 박사. © UCalgary

맥코이 교수는 과학자들이 장내 미생물군의 힘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면역시스템 조절에서 박테리아가 하는 역할을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연구에 따르면 장내 미생물군이 항암 면역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특정 암 치료에서 면역요법의 효과를 개선한다는 강력한 증거가 나왔지만, 박테리아가 어떻게 이런 일을 수행하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특정 박테리아가, 암세포를 공격하고 파괴하는 우리 몸의 면역 전사인 T세포의 능력을 어떻게 향상시키는지를 보여줌으로써 연구를 발전시킬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유익균 없으면 면역요법 효과 없어”

연구팀은 먼저 대장암을 면역요법으로 치료할 때 대장 종양과 관련된 박테리아 종을 식별해 냈다. 이어 무균 실험용 쥐에게 이 특정 박테리아와 함께 면역항암제의 일종인 면역 관문 억제제(immune checkpoint blockade)를 투여했다.

연구 결과 이 특정 박테리아는 면역요법이 작동하는데 필수 요소임이 밝혀졌다. 특정 박테리아와 면역 관문 억제제를 함께 투여하자 종양이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난 것. 그러나 이 유익균을 투여하지 않은 실험 쥐에서는 면역요법이 아무런 효과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논문 제1저자인 루카스 메이거(Lukas Mager) 멕코이 교수실 선임 박사후연구원은 “우리는 이 박테리아가 이노신(inosine)이라는 소분자를 생성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말하고, “이노신은 T세포와 직접 상호 작용하고, 면역치료제와 함께 치료 효과를 향상시키며 경우에 따라 모든 대장암 세포를 파괴한다”고 설명했다.

인체 미생물군을 활용하는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이 있는 상태에서 공생 박테리아와 병원균과의 메커니즘을 나타낸 그림. © WikiCommons / БИОлогиня

“현재는 미생물군 이용 초기 단계”

이번 발견은 방광암과 흑색종에서도 효과가 있음이 입증됐다. 연구팀은 다음 단계 연구로 사람에게서도 같은 효과가 나오는지를 시험해 볼 계획이다.

쥐의 종양과 관련된 유익한 박테리아가 인간의 종양에서도 발견됐기 때문에 연구팀은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맥코이 교수는 “미생물이 어떻게 면역요법을 개선하는지를 식별하는 것은 미생물이 포함된 항암 치료법을 설계하는데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생물군은 언제나 우리 몸속에 그리고 우리 주위에 살고 있는 수십억 개의 박테리아가 모인 엄청난 군집으로, 우리는 이 새로운 지식을 이용해 어떻게 항암요법의 효능과 안전성을 개선하고 암 환자의 생존과 복지를 증진할 것인지를 완전히 이해하기 위한 초기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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