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 미생물군(gut microbiome)이 건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장내 미생물군이 해로운 상태로 바뀌면 심장병과 비만, 암과 같은 질병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반면 암 생존자의 장내 미생물을 암에 걸린 쥐의 장에 이식한 결과 상태가 호전되었다는 연구도 있다.
이런 장내 미생물은 우리가 먹는 음식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게 된다. 이런 점에서 우리가 먹는 음식이 바로 우리를 ‘만든다’는 얘기도 나온다.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고 있는 2019 미국화학회 가을 학술대회에서 스크립스 연구소 레자 가디리( M. Reza Ghadiri) 교수(화학과) 팀은 26일 쥐의 해로운 장내 미생물군을 더욱 건강하게 바꾸거나 리모델링할 수 있는 새로운 분자를 개발했다고 보고했다. 관련 동영상
이 연구 결과는 향후 사람들의 식사요법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를 이끈 가디리 교수는 “장내 미생물군에는 수백 가지의 서로 다른 박테리아 종이 포함돼 있고, 소화관은 인체에 살고 있는 박테리아가 가장 많이 밀집해 있는 장소”라고 말하고, “만약 우리가 건강한 식사와 운동을 열심히 하고 늙지 않는다면, 장내 미생물군이나 여러 질병과 관련된 문제가 없을 테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장내 미생물군 구성을 개선하기 위한 방법들은 프리바오틱스나 프로바이오틱스 및 약물요법 등이 포함되나 우리 목표는 이와 달리 미생물군을 리모델링하는 완전히 새로운 접근법”이라고 밝혔다.
인공 펩타이드로 리모델링 실험
연구의 핵심은 자가조립 고리형 D, L-α-펩타이드라고 불리는 분자 클래스. 이 분자들은 원래 가디리 교수 실험실에서 병원균을 죽이기 위해 생성한 것이다.
펩타이드(혹은 펩티드, peptide)란 서로 연결된 아미노산의 짧은 사슬로, 단백질을 구성하는 단위다. 가디리 교수연구실에서 만든 펩타이드는 자연에서 생성되는 것이 아니며, 다른 박테리아 종들에 대해 고도로 특이적인 활성 및 선택성을 나타낸다.
가디리 교수는 “우리 가설은 박테리아를 죽이는 대신에 우리가 만든 펩타이드를 이용해 장내 미생물군에서 어떤 박테리아 종들의 성장을 선택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면, 더 많은 유익균들이 장에 서식하게 됨으로써 ‘건강한 장’으로 리모델링될 것이라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렇게 하면 특정 만성 질환의 발병이나 진행을 예방할 수 있으리라는 것.
가디리 교수는 이 가설을 테스트하기 위해 심혈관 질환을 선택한 다음 LDL 수용체가 제거된 쥐를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했다.
그는 “저지방식으로 기른 쥐에게 서양식의 포화지방이 높은 먹이를 주면 높은 혈장 콜레스테롤 특히 LDL 혹은 ‘나쁜’ 종류의 콜레스테롤이 생긴다”며, “10~12주 안에 죽상동맥경화증 환자와 같이 쥐의 동맥에 플라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쥐 모델에서 테스트할 최상의 펩타이드를 찾기 위해 질량 선별 분석법을 개발하고, 실험실에서 대표적인 쥐의 장내 미생물군을 성장시킨 뒤 이를 대상으로 다양한 펩타이드를 테스트했다.
그리고는 이 장내 미생물군을 저지방 식이를 한 쥐의 장내 미생물군과 유사한 상태로 리모델링하는데 가장 효과적으로 보이는 두 개의 펩타이드를 골라냈다.
“장내 미생물군 리모델링 치료법 개발될 것”
후속 연구에는 세 개의 쥐 그룹을 포함시켰다. 하나는 저지방 식이로 키운 그룹이고, 다른 하나는 서양식 식이 그리고 세 번째는 서양식 식이에 두 개의 펩타이드 중 하나를 경구 복용토록 한 그룹이었다.
연구팀은 각 그룹의 쥐들에게 먹이를 주기 전과 준 후의 분변 샘플에서 장내 미생물군 염기 서열을 분석했다. 아울러 면역계와 염증 및 대사에 영향을 미치는 분자 수치를 측정하고, 쥐 동맥의 플라크 상태를 조사했다.
가디리 교수는 “펩타이드와 서양식 식이를 함께 준 쥐들은 총 혈장 콜레스테롤이 50% 감소했고, 서양식 식이만 먹인 쥐들에 비해 동맥에 유의한 플라크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염증을 증가시키는 분자 수치가 억제됐고 질병 관련 대사물 수치가 재조정되었다”며, “이 쥐들은 저지방 식이를 먹인 쥐들과 상태가 유사했다”고 덧붙였다.
가디리 교수에 따르면, 이런 일이 일어나는 메커니즘은 거의 대부분 담즙산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들과 관련이 있으며, 담즙산은 콜레스테롤 대사는 물론 죽상동맥경화증과 같은 염증 과정과 관련이 있는 다른 유전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그는 “이번 연구는 장내 미생물군을 의도적으로 리모델링하고 불건강한 장을 더욱 건강한 장으로 전환시키는 분자가 존재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보여주었다”고 말하고, “명확한 치료 가능성을 열게 됨으로써 각 개인들의 장을 분석해 궁극적으로 치료법을 개발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3822)
로그인후 이용 가능합니다.
잉여 영양분을 세포 안에 축적해 살이 찌게 하는 '백색 지방세포'를 영양분을 태워 없애는 '갈색 지방세포'로 바꾸는 방법을 국내 연구진이 찾아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생명과학과 고명곤 교수팀이 전북대 안정은 교수팀과 공동으로 TET(Ten-eleven translocation) 단백질을 억제하면 백색 지방세포가 갈색 지방세포화 되고, 기존 갈색 지방세포는 더 활성화돼 열량 소비를 촉진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26일 밝혔다.
'유유상종'(類類相從)이라는 말처럼 몸에서 나는 냄새가 비슷한 사람끼리 서로 알아보고 친구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과학 연구 결과가 나왔다. 또 친구를 맺은 사람들이 낯선 사람들보다 체취가 비슷할 가능성이 높으며, 냄새 판별 기기인 전자코(eNose)를 통해 체취를 확인하면 서로 낯선 두 사람이 친구가 될 수 있는지도 예측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흔히 '케미가 맞는다'라는 말을 많이 해왔는데 실제로 후각 차원에서 화학(chemistry)이 작용하는 셈이다.
기후변화로 대기 중 오존 농도가 짙어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보고서가 나왔다. 국립환경과학원은 기후변화와 오존을 주제로 한 현안 보고서를 27일 홈페이지(www.nier.go.kr)에 공개한다. 보고서는 그간 나온 국내외 논문·통계자료·기사 등을 종합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연평균 오존 농도는 1989년 0.011ppm에서 2020년 0.03ppm으로 상승했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우주물체 전자광학 감시 시스템(OWL Net)으로 누리호 탑재 위성들을 포착했다고 24일 밝혔다. 누리호가 성능검증 위성과 더미 위성을 궤도에 무사히 올려놓은 것을 확인한 것이다. 천문연은 누리호 발사 당일인 지난 21일 오후 8시 20분부터 모로코에 있는 OWL Net 2호기로 추적을 시작해 22일 낮 12시 52분 3초와 오후 1시 3분 26초 사이에 발사체 3단과 더미 위성을 관측했다.
노화는 인간을 비롯해 모든 동물의 피할 수 없는 운명처럼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장수'의 상징이 돼온 일부 거북 종은 놀라울 정도로 적은 노화 현상만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는 최신호에서 이런 증거를 제시한 두 편의 논문을 나란히 다뤘다. 미국과학진흥협회(AAAS) 등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 생태학 부교수 데이비드 밀러 박사 등이 참여한 국제 연구팀은 거북은 물론 양서류와 뱀, 악어 등을 포함한 사지 냉혈동물 77종의 노화와 수명을 비교했다.
유방암은 흔한 암 유형 가운데 하나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매년 전 세계에서 유방암 진단을 받는 사람이 약 230만 명에 달한다. 유방암도 초기에 찾아내면 대체로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미 다른 부위로 전이된 상태에서 발견되면 훨씬 더 치료하기 어렵다. 암의 전이는, 원발 암에서 떨어져 나온 '순환 종양 세포' 클러스터(CTCs)가 혈류를 타고 다른 기관으로 이동해 새로운 종양을 형성하는 것이다.
화성 탐사 후발주자인 중국이 미국보다 2년 앞서 화성 암석시료를 지구로 가져올 것이라고 중국 우주탐사 관계자가 밝혔다. UPI 통신과 우주 전문 매체 '스페이스뉴스' 등에 따르면 중국의 화성탐사 미션 '톈원(天問)1'을 설계한 쑨쯔어저우 연구원은 지난 20일 난징대학 개교 120주년 세미나에 참석해 우주선 두 대를 활용해 화성 암석 시료를 지구로 가져오는 '톈원3호' 계획을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