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현상을 연구하고 신약 후보물질을 실험할 수 있는 ‘장기칩'(human organ-on-a-chip)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장기칩은 플라스틱 위에 세포를 배양해 인체 조직이나 장기를 모사한 실험 장치다. 최근 안구 표면 구조는 물론 눈 깜빡임까지 흉내 낸 눈 모사칩이 나와 안과 질환과 신약 연구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허동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바이오공학과 석좌교수는 안구 표면을 형성하는 각막과 결막, 이 위를 덮은 눈물층까지 재현한 ‘블링킹 아이온어칩'(blinking Eye-on-a-chip)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 5일자)에 실렸다.
연구진은 각막과 결막을 구성하는 조직의 구조와 환경을 분석해 이들을 칩 위에 그대로 옮겼다. 3차원(3D) 프린터로 사람 안구의 곡률 반경을 모사한 지름 7mm짜리 고분자 배양 틀을 만들고 여기에 각막과 결막 구성 세포를 각각 배양했다.
이후 배양 틀을 공기 중에 노출해 7~8층의 각막 조직을 형성하게 했다. 사람 안구 표면에서 볼 수 있는 미세 구조 및 점막 형성 분화 과정도 모사했다.
안구를 덮는 눈꺼풀은 투명하고 물렁물렁한 소재인 ‘하이드로젤’로 구현했다. 인공 눈꺼풀은 실제 눈꺼풀처럼 분당 12회 깜빡이며, 컴퓨터로 이 속도를 빠르거나 느리게 조절할 수 있다.
칩에는 인공눈물이 들어있는 미세채널이 있어 눈꺼풀이 내려올 때마다 자동으로 인공눈물이 나온다. 이 과정에서안구 표면을 덮는 눈물층이 6㎛ 두께로 만들어졌다. 실제 사람의 눈물층이 5~10㎛인데 이와 비슷한 수준인 셈이다.
연구진은 새 장기칩을 이용해 정상적인 눈 깜빡임이 각막조직의 분화와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 눈 깜빡임 횟수를 절반으로 줄여 ‘안구건조증’ 상태와 유사한 상태로 만든 뒤, 안구건조증 신약 후보 물질을 넣어 약효를 검증해내기도 했다.
허 교수는 “안구 표면을 모사한 실험모델을 개발했고 약물 테스트가 가능함을 보였다”며 “안구 독성을 알아보는 동물실험을 대체하거나 신약개발 및 콘택트렌즈 테스트에 활용할 수 있고 다양한 안구질환의 기전 연구에도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허 교수는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는 사람의 폐를 모사한 ‘렁온어칩'(Lung-on-a-chip)을 개발해 장기칩 연구의 초석을 마련한 바 있다. 현재 연구진은 이 기술을 기반으로 흡연의 영향과 천식 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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