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부터 흔히 ‘잠이 보약’이라는 말을 써 왔다.
의과학이 발달한 오늘날에는 잠이 건강에 미치는 실제적인 영향에 대해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대체로 잠을 자는 동안 우리 몸은 낮에 활동하면서 손상된 조직들을 복구하고, 어린이들을 성장시키며, 뇌에 축적되는 노폐물을 청소해 치매를 예방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성인의 경우 하루 7시간 정도의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이 건강에 가장 적합하다고 보고 있다.
‘잠이 때때로 가장 좋은 치료약’인 이유에 대해 최근 독일 연구자들이 과학적인 설명을 내놓았다. 바로 수면은 신체의 일부 면역세포가 병원체 같은 표적을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향상시킨다는 것이다.
튀빙겐대학의 스토얀 디미트로프(Stoyan Dimitrov) 박사와 루시아나 베제도프스키(Luciana Besedovsky) 박사가 주도한 이번 연구는 잠을 자는 동안 인체가 어떻게 감염과 싸워 이를 물리칠 수 있는지, 반대로 만성 스트레스 같은 다른 조건들은 우리 몸을 왜 질병에 취약하게 만드는지를 설명해 준다.
이 연구는 ‘실험의학 저널’(Journal of Experimental Medicine) 12일자에 발표됐다.
잠은 통상 근육을 이완시키고 환경자극 인지를 줄여 우리 몸이 휴식을 취하도록 한다. 최근 연구에서는 잠이 면역세포를 활성화시켜 감염 예방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 Wikimedia Commons / rachel CALAMUSA
면역 억제 신호경로 조사
연구팀이 대상으로 삼은 인체의 T세포는 면역반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백혈구의 한 종류로 알려져 있다.
T세포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 같은 특정 표적을 인식하면 인테그린(integrins)으로 알려진 끈적끈적한 단백질을 활성화시켜 표적에 달라붙는다. 이때 표적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라면 이를 살해한다.
인테그린을 활성화하는 신호에 대해서는 그동안 많은 것이 알려졌다. 이에 비해 T세포가 목표물에 부착할 수 있는 능력을 저해할 수 있는 신호들은 잘 파악돼 있지 않은 상태다.
디미트로프 박사팀은 이점에 착안해 Gαs-결합 수용체 작용제로 알려진 다양한 신호 분자그룹의 효과 조사에 들어갔다.
이들 분자의 상당수는 면역체계를 억제할 수 있으나, T세포가 인테그린을 활성화시켜 표적 세포에 부착하는 능력을 억제하는지의 여부는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었다.
연구팀은 아드레날린 호르몬과 노르아드레날린, 염증을 일으킬 수 있는 프로스타글란딘 E2와 D2, 그리고 신경조절물질인 아데노신을 포함한 특정 Gαs-결합 수용체 작용제가, T세포가 표적을 인식한 뒤 인테그린을 활성화시키는 것을 방해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디미트로프 박사는 “이 분자들이 인테그린 활성화를 억제하는데 필요할 정도의 수치가 종양 성장이나 말라리아 감염, 저산소증 및 스트레스 같은 병리적 조건에서 관찰됐다”고 말하고, “따라서 이 경로는 이들 병리와 관련된 면역 억제를 일으킨다”고 밝혔다.
잠 잘 때 T세포 억제물질 농도 떨어져
그럼 이런 면역 억제와 잠과는 무슨 관계가 있을까?
아드레날린과 프로스타글란딘 수치는 잠이 든 동안 떨어진다. 디미트로프 박사팀은 밤새 잠을 충분히 자거나 반대로 밤새도록 깨어 있었던 건강한 자원봉사자들로부터 T세포를 채취해 비교해 보았다.
잠을 충분히 잔 자원봉사자들로부터 채취한 T세포는 밤새 깨어 있었던 사람들로부터 얻은 T세포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인테그린 활성화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T세포 인테그린 활성화에 대한 수면의 유익한 효과는 Gαs-결합 수용체 활성화가 감소한 것에 기인한 것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베제도프스키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잠이 T세포 반응의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하고, “이는 특히 우울증이나 만성 스트레스, 노화, 교대근무 같은 수면 손상요인으로 인한 수면장애 및 조건에 비추어 볼 때 상관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잠의 유익한 효과와 스트레스 같은 조건이 주는 부정적인 효과를 설명하는데 도움을 준다.
연구팀은 아울러 T세포가 목표물에 부착할 수 있는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전략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12577)
로그인후 이용 가능합니다.
제2형 당뇨병을 가진 성인 환자 3명 가운데 1명은 심혈관질환 증상이나 징후가 없더라도 심혈관질환을 앓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에너지화학공학과 이동욱 교수팀이 감압점착제에 온도 반응성을 부여해 고온에서 쉽고 깨끗하게 떼어낼 수 있는 기술을 구현했다고 1일 밝혔다.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우리나라 성인의 중증 우울증 유병률이 높아졌다는 연구 결과가 1일 나왔다.
환자가 방사선에 노출되는 양전자 단층 촬영(PET)을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인공 세포 안에 유전질환 치료 물질을 담은 채 인체에 침투한 뒤 치료 물질을 인체 세포에 전달하는 유전자 치료용 인공 바이러스 벡터(AVV)가 개발됐다. 미국 워싱턴DC 미국가톨릭대 베니갈라 라오 교수팀은 31일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서 표면을 지질(lipid)로 감싼 박테리오파지 T4를 이용해 만든 인공 바이러스 벡터(T4-AAV)로 유전자 치료 물질을 인간 세포에 안전하게 전달하는 데 처음으로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바이러스는 자손을 빠르게 복제하고 조립할 수 있는 효율적인 생물학적 기계라며 치료 물질을 전달하도록 프로그래밍한 인공 바이러스 벡터를 만들어 인체에 침투시키면 질병 치료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만은 다양한 정신장애와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오스트리아 빈 의과대학의 내과 전문의 미하엘 로이트너 교수 연구팀이 전국 입원 치료 환자의 데이터세트(1997~2014년)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31일 보도했다. 전체적으로 비만 진단 후에는 모든 연령대에서 우울증, 니코틴 중독, 정신병증(psychosis), 불안장애, 식이장애(eating disorder), 인격장애(personality disorder) 등 광범위한 정신장애 발생 위험이 현저히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변화로 정상 일대 날씨 변동이 극심해지면서 에베레스트에서 사망자가 가장 많이 나온 해로도 기록될 전망이라고 3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보도했다. 히말라야 등정 관련 기록을 정리하는 '히말라야 데이터베이스'와 네팔 당국에 따르면 올해 봄철 등반 시즌에 에베레스트 원정에 나선 산악인 가운데 17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날씨 변덕이 심해진 것이 사망자가 늘어난 주된 원인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