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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5-19

입과 항문, 음식의 입력과 출력 최승일 강원철원고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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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에서 음식물이 들어오는 입구는 입이고, 소화되고 남은 찌꺼기가 빠져나가는 출구는 항문이다. 따라서 입은 우리 몸의 A이고 항문은 Z라고 볼 수 있다. 입에 이상이 생기면 음식물을 제대로 받을 수 없고, 출구인 항문에 이상이 생기면 찌꺼기를 제대로 배출할 수 없게 되어 삶이 황폐해지게 된다.


입에는 주요 기관으로 침샘, 혀, 이 세 가지가 있다. 침샘은 귀밑샘, 혀밑샘, 턱밑샘 세 개가 있으며 침을 분비하고, 침 속에는 녹말을 소화시키는 아밀라아제가 들어있다. 혀는 음식물과 침이 잘 섞이도록 비벼주는 일을 하고, 이는 음식물을 자르고 찢고 가는 일을 한다. 밥을 오래 씹으면 단맛이 난다.


그 이유는 이가 밥 덩어리를 잘게 부수어 밥의 표면적을 넓혀주고, 혀가 밥과 침을 잘 섞어주며, 침 속의 아밀라아제라는 효소가 밥 속의 녹말을 단맛이 나는 엿당으로 소화 시켰기 때문이다. 이러한 원리로 아밀라아제와 옥수수를 이용하여 옥수수엿을 만들고, 아밀라아제와 호박을 이용하여 호박엿을 만들며, 아밀라아제와 밥을 이용하여 식혜(감주)를 만든다.


이의 바깥 부분은 딱딱하고 매끈한 에나멜질로 덮여있고, 바로 그 밑에 뼈의 성분과 같은 상아질이 있으며, 그 아래의 치수에 혈관과 신경이 분포한다. 입 안에서 잘 생기는 질병이 ‘충치’와 ‘풍치’이다. ‘충치’란 미생물에 의해 에나멜질과 상아질의 칼슘 성분이 파괴되는 질병이다.


음식물 중 당분은 이의 표면에 얇은 음식 찌꺼기의 막을 만드는데, 이 막에 미생물이 번식하면서 산성 물질을 배출하여 이의 칼슘 성분을 파괴하고 충치를 만든다. ‘풍치’도 역시 미생물에 의해 생기며 잇몸이 상하는 질병이다.


‘충치’와 ‘풍치’를 예방하려면 음식을 먹은 후 바로 양치질을 하여 음식물 찌꺼기를 제거하고, 잠자기 전에도 이를 닦아야 한다. 또한 초콜릿, 비스켓, 사탕 등의 간식을 가급적 피하고 야채나 과일을 자주 먹는 것이 좋다.


현대인에게 흔한 직장암이나 대장암은 섬유질 섭취의 감소와 동물성 지방의 섭취 증가가 주된 원인이며 유전적인 요인도 있다. 식생활의 서구화와 불규칙한 식사 습관으로 인해 대장암의 발생률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대장암은 50-60대에서 자주 발생하나 초기에 발견하면 95% 이상 완치가 가능하니 40세 이상은 1년에 한 번 정도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대장암의 주된 증상은 변의 굵기가 가늘어지고 피가 섞여서 나오는 것이다.


대장은 길이가 1.5m 정도의 굵은 관으로 맹장, 결장, 직장의 세 부분으로 되어 있으며, 직장의제일 끝이 항문이다. 대장에는 소화액이 분비되지 않으므로 소화 효소에 의한 화학적 소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대장에 살고 있는 대장균을 비롯한 각종 장내 세균은 사람에게 해를 입히지 않고 오히려 병원성 세균과 같은 다른 미생물이 장내에 자리 잡지 못하도록 하며, 소화효소로 소화되지 않는 섬유소 등의 물질을 분해하여 비타민 B와 K 등을 만들기도 한다.


또한 대장에 살고 있는 세균은 탄수화물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수소(H2), 산소(O2), 이산화탄소(CO2), 메탄(CH4) 가스를 생성하기도 하고, 단백질이나 아미노산을 분해하여 인돌(C8H7N)이나 스카톨(C9H9N), 또는 황화수소(H2S)를 발생시킨다. 대변에서 나는 독특한 냄새는 이와 같은 물질의 냄새 때문이다.


대장의 주된 기능은 수분의 대부분을 흡수하는 것이다. 대장에서 수분이 빠진 찌꺼기는 대변이 되어 항문을 통해 몸 밖으로 배출된다. 대변을 3일 이상 못보고 대변의 굳기가 단단해지는 변화를 ‘변비’라고 한다.


대변의 재료는 음식물 찌꺼기이다. 따라서 입으로 들어가는 대변의 재료인 음식물이 많아야 최종 찌꺼기인 대변이 많아져서 수월하게 변을 볼 수 있다. 그러므로 밥을 굶는 사람은 변비에 걸리기 쉽다. 섬유소가 풍부한 음식과 수분을 섭취하고 적당한 운동을 해야 변비를 예방할 수 있다.


항문에 생기는 모든 질환을 치질이라고 하는데, 대부분 직장 하부에 분포한 정맥이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부풀어 항문 밖으로 돌출하면서 통증과 출혈을 일으킨다. 치질의 주된 원인은 변비와 설사이며, 오랜 시간 서 있거나 지나치게 오래 앉아 변을 보는 습관 등으로 항문 주변의 정맥압이 높아지는 상태가 반복되면 치질이 발생하기 쉽다.


우리 몸의 입구인 입의 구강을 연구하는 분야를 구강생물학이라 하며 주로 치의학에서 다루고, 출구인 항문을 연구하는 분야를 대장생물학이라 하며 주로 내과의학과 외과의학에서 다룬다.

저작권자 2004-05-1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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