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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박미진 객원기자
2011-03-15

일본 원전 피폭 대처방안은? 노출시간 줄이고 방사선원으로부터 멀리 떨어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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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지진이 후쿠시마 원전 일부 폭발과 방사능 누출로 이어지면서 원전 폭발 위험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원자력은 이미 우리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자칫 문제를 일으킬 경우 우리 몸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의들은 “방사성물질을 미량으로 흡입한 경우라면 약물로 치료가 가능하다”며 “하지만 복구 능력을 넘어설 정도로 심하게 손상되면 생명을 위협받을 수 있으며 고비를 넘기더라도 향후 암을 비롯한 각종 질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대량 방사선 피폭 ‘급성 방사선 조사 증후군’ 유발

인체가 대량의 방사선에 노출되었을 경우에는 ‘급성 방사선 조사 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는 식욕감퇴와 구역, 피로 등이 나타나는 전구증상기를 거치고 1주일 정도의 잠복기를 지나서 주증상기를 겪게 되는데, 방사선 노출량에 따라서 중추신경계 장애, 소화관 출혈, 조혈기관 기능저하 등으로 사망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


한림대성심병원 산업의학과 주영수 교수는 “대량의 방사선에 노출된 환자가 만약 생존하게 된다면 6~8주에 걸쳐서 회복기에 들어갈 수도 있다”며 “하지만 급성기를 넘어 생존하는 경우에도 짧게는 10년에서 길게는 30년 후에는 후유증이 나타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피폭 환자에게 나타나는 신체적 후유증은 백혈병이나 각종 암 발생 위험성을 크게 증가시키는 것이다. 특히 갑상선암과 유방암, 폐암과 피부암 등은 피폭 환자에게 위험한 암들에 속한다.

주 교수는 “방사선에 노출될 당시 모체에서 태아가 영향을 받았을 경우에는 유전적 장애아 혹은 기형아 등으로 태어날 수 있다”며 “이러한 결과들은 2차 대전 핵폭탄 생존자 연구에서 주로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피폭량 작으면 약물로 치료 가능

일본에서 발생한 원전 피폭 사태의 경우 세슘과 요오드라고 하는 2가지 방사선 물질이 공기 중에 유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원전의 핵분열반응으로 생기는 방사성물질 가운데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우려되는 것이 세슘과 요오드인데 양도 많고 휘발성도 높아 큰 위기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승숙 한국원자력의학원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장은 “세슘이 위나 장으로 들어와 피하지방이나 근육에 쌓이면 세포 내 유전자(DNA)에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며 “사람 몸이 자체적으로 갖고 있는 복구 능력을 넘어설 정도로 손상되면 암을 비롯한 각종 질병에 걸릴 위험을 크게 증가시킨다”고 설명했다.

세슘은 일단 근육에 축적되면 제거할 길이 없기 때문에 오랫동안 몸에서 방사선을 방출하는 상황이 된다. 따라서 세슘이 문제가 되면 프루시안블루라는 약제를 사용해서 빨리 대변으로 배출되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승숙 센터장은 “요오드의 경우 정상적인 안정화된 요오드를 미리 24시간 전에 투여를 하면 갑상선이 정상 요오드로 다 포화가 되기 때문에 예방적인 차원에서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방사선에 피폭되면 깨끗하게 씻고 오염물질 피해야

피폭량은 방사선의 세기와 시간의 곱으로 나타나므로 최대한 노출시간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또 방사선원과 피폭자간의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여 줄어들기 때문에 거리가 멀어질수록 피해가 줄어드는 특징이 있다.

이승숙 센터장은 “노출시간을 줄이고 방사선원으로부터 최대한 멀리 떨어질 수 있도록 주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며 “만약에 방사선에 피폭되었다면 의복 등 오염된 물체들을 서둘러 제거하고 오염 가능성이 있는 부위를 깨끗이 씻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갑상선암 발생 등을 예방하기 위하여 요오드 제제를 섭취하고 방사선에 오염되었을 수 있는 음식 등의 섭취를 제한하는 것도 중요하다. 과거 체르노빌 사건의 경우 사고로 누출된 방사성 물질 중에서 요오드, 세슘, 스트론튬 등이 수일간 인근 유럽대륙의 농작물과 낙농제품을 오염시켰던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 센터장은 “옷이나 피부에만 방사선 물질이 묻어 있는 경우 샤워를 하는 등의 작업으로 90% 정도 제거가 가능하다”며 “호흡이나 구강을 통해 들어온 경우는 방사선 물질을 몸 밖으로 배출하는 약을 사용하게 되는데 우리나라의 지역병원에도 구비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과도한 진단 검사 피해야

일반인들이 생활 속에서 방사선에 노출될 수 있는 경우라면, 병원에서 질병진단을 위해 방사선학적 검사를 받는 경우와 항공기 여행 등의 경우이다. 물론 노출되는 방사선량이 크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문제가 없으나, 건강에 대한 염려로 인하여 필요이상의 검사를 요구하거나 항공여행을 직업적으로 할 경우는 주의가 필요하다.

주영수 교수는 “병원에서의 검사는 항상 전문의와 상의하면서 수검토록 해야 한다”며 “비행과 관련된 직업인의 경우는 주기적으로 방사선 노출에 대한 상담과 적절한 근무조절을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비싸고 정밀한 건강검진일수록 방사선 노출량이 현저하게 커 건강을 챙기려다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방사선은 먹는 약처럼 흡수되거나 분해되는 것이 아니라 노출될수록 몸 안에 쌓이게 되는데 특히 CT촬영의 방사선 노출량은 매우 높기 때문이다.

주 교수는 “FDA에 따르면 복부 CT촬영을 한번 하는 것이 가슴 X레이를 400번 촬영한 것과 비슷한 양의 방사선에 노출된다고 알려져 있다”며 “특히 어린이 성장 세포는 방사선에 매우 민감하므로 어린이들이 방사선에 자주 노출되지 않도록 신경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미진 객원기자
lovingschool@naver.com
저작권자 2011-03-1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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