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MIT 미디어랩 소장인 조이 이토(Joi Ito 1966~ )는 그가 종종 사용하는 회의실 스크린에 9가지 원칙을 띄워놓는다. 어느 날 자문변호사가 이 중 하나로 ‘순종보다 불복종’을 보고 눈썹을 치켜 올렸다. 교육기관에서 불복종이라니…
조이 이토는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시키는 대로 해서 노벨상을 탄 사람은 아무도 없죠.” 물론 여기에서 말하는 불복종은 사회에 도움이 되는 불복종이다. 해가 되는 것과 구분이 쉽지 않지만 말이다.
조이 이토는 2016년 ‘금지된 연구’라는 콘퍼런스를 조직했다. 완벽한 암호, 로봇섹스가 미칠 영향을 토론하고, 미국정부의 비밀문서를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과 화상회의를 갖고, 학계 논문을 불법적으로 온라인에 공짜로 올리는 사이허브(SciHub)를 만든 알렉산드라 엘바키안(Alexandra Elbakyan)등을 초청했다.
조이 이토는 ‘이론보다 실제에서는 곧장 시작하라’고 조언하는데 왜냐하면 실패는 싼 값에 무언가를 금방 배울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사회에 도움이 될 불복종을 찾아야
세상이 복잡해질수록 사람들은 혼란에 빠진다. 전문가들이 더욱 그렇다. 수없는 세부계획을 세워도 항상 틀이 안 맞거나 무엇인가 부족하다.
요즘같이 과학과 기술과 공학이 눈부시게 발전하는 때는 더욱 그렇다. 세계가 어떻게 변할 것인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에게 그래도 도움이 될 만한 지침을 어떻게 마련할 수 있을까?
최근 한가지 뚜렷한 방향이 나타났다. ‘세상은 이렇게 변할 것이다’라고 지도를 제시하기 보다, 이런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방향을 알려주려는 노력이다.
‘지도 보다 나침판’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지도 보다 나침판’은 조이 이토와 미디어랩의 객원연구원이자 언론인인 제프 하우(Jeff Howe)가 같이 쓴 책 ‘9 더 빨라진 미래의 생존원칙’의 한 챕터 이름이기도 하다.
원제 WHIPLASH : How to Survive Our Faster Future 인 이 책은 번개보다 빨리 변하는 미래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제목에서 나타나듯이 미래변화의 방향과 원칙을 9가지로 요약했다.
‘능력보다는 다양성’ 챕터에서는 미국사회의 고질적인 불평등을 다룬다. 1934년에서 1962년 사이 미국 사회는 수 조 달러에 달하는 주택담보대출을 지원했다. 이것을 바탕으로 자산을 축적한 시민들은 자려를 좋은 대학에 보내고, 좋은 회사의 인턴이 되고, 젊은이들이 실수할 때 좋은 변호사를 고용해서 감옥에 가지 않았다.
핵심은 대출금의 98%가 백인가정에 갔다는 점이다. 1984년 백인가정의 순자산 중앙값은 9만 달러였지만, 흑인가정의 중앙값은 6000달러가 되지 않았다.
조이 이토는 이름에서 보듯이 일본인이다. 사회활동가, 기업가, 벤처캐피탈리스트, 인터넷 자유운동 옹호자로서 일본에 인터넷을 보급한 일등공신가로 평가받는다.
대학을 중퇴해서 학사학위도 없지만, 2011년 MIT 미디어 랩을 이끌 적임자로 발탁돼 소장에 임명됐다. 소장에 오르기 전 그는 과학자 예술가 디자이너 들과 잇따라 9번의 면접을 치룬 후, 다시 미디어랩에 가서 13번의 면접을 봤다.
창의조직엔 CEO 보다 정원사가 이끌어야
미디어 랩같이 창의적이고 복잡한 조직을 이끌면서 세부적 계획을 갖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조이 이토는 ‘이끈다’는 말 자체가 잘못된 이미지를 준다고 생각한다. 미디어 랩을 이끄는 사람은 CEO라기 보다 정원사에 가깝다.
정원사는 꽃에 물을 주고 배양토를 돌보고 울타리를 손질할 뿐 아니라 방해가 되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 창의성이 폭발하고 정원에 있는 모든 식물과 야생 생물들이 번창할 수 있다.
이런 조직에서 필요한 것이 바로 나침판이다. 공통의 방향을 향해 뜻을 모아야 한다. 수 백 명의 총명하고 호기심 많고 독립적인 사람들이 맞닥뜨리는 모든 도전과 아이디어를 예상하거나 세부사항까지 다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리는 일어나는 모든 일을 알 수도 없고 예상할 수도 없다.
미디어 랩이 성공시킨 프로젝트 중 하나는 ‘평생유치원’이 있다. 아이들이 자신만의 게임과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있음을 보여주는 ‘컴퓨터클럽하우스’를 설립했다. 인텔의 지원속에 지금은 100개 곳에 위치안 글로벌하우스로 성장했다.
컴퓨터클럽을 바탕으로 미디어 랩 교수들은 4년 동안 연구한 끝에 2007년 스크래치(Scratch)를 개발했다. 아이들이 애니메이션이나 비디오게임을 만들게 해 주는 응용 프로그램이다. 요즘 우리나라에도 열풍이 일어나는 코드교육의 시발점이 됐을 것이다.
조이 이토가 말하는 9개 원칙중 나머지 5개는 ▲권위보다 창발 ▲푸시보다 풀 ▲안전보다 리스크 ▲견고함 보다 회복력 ▲대상보다 시스템 등이다.
MIT 미디어랩은 세계의 기술 혁신을 이끌었다. 1985년 멀티미디어 개념을 제시한 니콜라스 네그로폰테와 인공지능(AI)의 창시자 마빈 민스키 등이 세웠다.
애플의 CEO를 지냈으며 10년간 미디어 랩의 초청위원이었던 존 스컬리는 “우리가 애플에서 실행한 많은 아이디어가 MIT 미디어랩에서 나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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