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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조재형 객원기자
2011-02-14

일본의 잇따른 화산 폭발 이유 불안감 증폭되며 ‘일본 침몰설’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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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화산 폭발이 연이어 일어나고 있다. 1월 26일 신모에봉 화산 폭발에 이어 지난 7일엔 규슈 남쪽 가고시마현의 사쿠라지마 미나미봉 분화구가 잇따라 분화하면서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근래 백두산 분화설로 논란이 있는 가운데, 이웃나라의 이런 자연재해 소식이 마냥 남의 일처럼 들리지만은 않는다.

기리시마 산 신모에봉, 최근까지 분화 계속 돼

규슈의 기리시마 산맥에서 분화한 신모에봉은 52년 만에 분화한 것으로 26일을 시작으로 최근까지 벌써 열 차례가 넘는 분화가 일어나고 있어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폭발로 인한 연기는 화산구로부터 약 2천500미터까지 치솟았으며 일대지역은 화산재로 뒤덮였다. 또한 분화 시 생성된 수증기와 화산재의 반응으로 화산 번개까지 치는 등 단순한 소규모 분화가 아니다.

이와 가까운 사쿠라지마 미나미봉에서도 두 차례에 걸쳐 폭발적인 분화가 일어났다. 이 또한 많은 화산재를 일으켜 인근 반경 약 5km이내가 화산재로 뒤덮여 농작물 피해가 생겼다.

지난 금요일인 11일엔 그간 잠잠하던 신모에봉에서 8일 만에 폭발적 분화가 발생해 그 연기가 2천500미터 상공까지 치솟았다.

물론 일본에서 지진과 화산활동은 놀라울 만큼 특별한 일은 아니다. 무려 네 개의 판이 만나는 경계에 위치하고 있어 환태평양 화산대가 일본열도를 따라 분포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같은 지역에서 연이어 일어나는 분화는 과거의 재앙을 떠오르게 해 많은 사람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이번에 앞서서 분화한 신모에다케 화산은 300여 년 전인 1716년, 대 분화를 일으켜 30여명의 사상자를 낸 바 있다. 그 당시에도 지금처럼 연속적인 분화가 있었기 때문에 일본에서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사쿠라지마에선 미나미봉 인근의 쇼와분화구에서는 지난해만 896회의 폭발적 분화가 일어나 사상최다를 기록했고 올해 들어서만 100여 차례 분화를 일으켰다.

이에 일본 정부는 첨단 장비를 동원해 지질조사를 실시하며 추후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지질변화를 예측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기에 섣부른 판단은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행히 두 차례의 큰 분화가 일어난 시점이 겨울이라 한반도는 피해를 입지 않았다. 겨울에 부는 북서계절풍에 의해 화산재는 대부분 태평양 쪽으로 날아간 것.

고개 드는 ‘일본 침몰설’

이번 연이은 분화는 많은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주고 있음은 물론, 그로 인해 ‘일본침몰설’ 또한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일본 주변은 유라시아판, 북아메리카판, 필리핀판, 태평양판이 만나고 있어 매우 불안정하기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지질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유라시아판과 북아메리카 판은 대륙지각이고 필리핀판과 태평양판은 해양지각이라는 점도 매우 불안정한 조건이다. 게다가 일본 열도는 태평양판이 유라시아판 아래로 섭입 되는 대표적인 수렴형 경계에 속하지만 다른 판들은 약한 발산형 경계와 변환경계까지 나타내고 있어 더욱 다양하고 불안정한 모습을 띄는 것.

이런 특이한 지질학적 위치는 온갖 자연재해를 일으킴은 물론 ‘일본 침몰설’과 같은 다소 황당한 가설까지 나오게 했다. 우선 수렴형 경계에서 일어나는 섭입현상을 근거로 설명하는 의견이 있다. 해양지각은 대륙지각에 비해 밀도가 높기 때문에 태평양판이 유라시아판 밑으로 들어가는 형태를 보이게 된다. 이 때 지각끼리의 마찰이 크고 작은 지진이나 화산활동을 불러일으키게 되는 것.

때문에 일본은 대륙지각 밑으로 함께 빨려 들어갈 것이라는 추측들이 나오게 된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자들은 이와 같은 의견에 동조하지 않는다.

우선 일본 열도가 위치한 곳은 해양지각인 태평양판이 아니라 대륙지각인 유라시아판이기 때문. 즉 일본 밑으로 해양지각이 들어가고 있는 형태기 때문에 빨려 들어간다든가 하는 일은 일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앞서 언급했듯 일본열도엔 수렴형 경계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유라시아판과 필리핀판, 유라시아판과 북아메리카판이 만나는 경계는 발산형 경계다.

발산형 경계는 지각이 솟아올라 경계로부터 점점 멀어지는 형태를 띄고 있다. 이에 발산형 경계에선 침강이 아닌 융기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는 이런 불안정한 지질구조 때문에 설사 빨려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도 연쇄적인 지각변동 등이 원인이 돼 지하수의 분출과 그로 인한 압력차이가 침강을 불러일으킬 것이란 의견도 있다. 하지만 이와 비슷한 의견들 또한 큰 신빙성은 없다. 

결론적으로, 일본에서 유독 지각변동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와 같은 현상은 다른 지역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일이며 한 순간에 대륙 전체가 가라앉는 일은 일어나기 힘들다.

침몰설보다 더 급한 2차 피해 속출

과학적인 근거들은 이렇게 말하고 있지만 실상 일본에 살고 있는 주민들로써는 안심하기가 힘들다. 하루에도 수 차례씩 일어난 분화에 더 큰 폭발적 분화가 일어날 염려가 있어 침몰은 고사하고 당장의 생활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화산 폭발은 화산재 등에 의한 이차적인 피해도 불러일으킨다.

화산재는 우선 미세입자로써 호흡기를 통해 신체로 들어가 피해를 줄 수 있고, 농작물에도 큰 악영향을 준다. 또한 도로를 뒤덮어 교통에 악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실제로 분화가 계속되면서 쌓인 화산재 때문에 신모에봉 인근 도로에서 교통사고가 속출하고 있다.

또한 화산분화와 함께 발생하는 수증기는 강수확률을 높여 비를 내리게 하는데 이에 화산재가 섞여있기 때문에 직접 맞을 시 신체에 유해할 수 있다. 화산폭발 직후 내리는 비는 진흙이나 돌 등이 물에 포화돼 흘러내리는 토석류 현상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현재는 한반도에 피해를 주지 않지만 그렇다고 전혀 관계없는 시선으로 바라볼 수만은 없다. 만약 남동계절풍이 불어오는 여름철까지 이와 비슷한 규모의 분화가 계속 된다면 현재 화산재의 분출 높이로 볼 때 충분히 우리나라에 까지 화산재가 전달돼 피해를 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일본에 비해 이와 같은 자연재해에 대한 경험이 적은 우리나라로써는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조재형 객원기자
alphard15@nate.com
저작권자 2011-02-1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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