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세 미만 영유아에게 주로 발생하는 출혈성 장염(일명 햄버거병)이 합병증 증세인 급성 신장 손상 등으로 전개되는 이유를 국내 연구진이 밝혀냈다.
16일 한국생명공학연구원(생명연)에 따르면 '장 출혈성 대장균 감염증'(출혈성 장염)의 원인인 식중독 대장균이 분비하는 단백질 독소(시가독소)는 신장(콩팥)의 심각한 세포괴사·전신 염증반응을 일으킨다.
신장 기능이 떨어지면 합병증인 '용혈성 요독 증후군'(HUS)을 유발하는데 이때 빈혈·혈소판감소증·급성신부전 등이 생긴다. 치명률은 5∼10%에 이른다.
HUS는 적절한 예방법이나 치료제가 개발돼 있지 않고, 신장 기능이 손상된 이후에는 투석·수혈 등 조치가 전부인 상황이다.
생명연 환경질환연구센터 이무승 박사팀과 감염병연구센터 박성균 박사팀은 시가독소에 노출된 다른 생물체의 세포(숙주 세포)의 경우 단백질 변형의 일종인 오글루넥당화(O-GlcNAcylation)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상승하는 현상을 발견했다.
비정상적인 수치 상승은 HUS를 촉진한다는 사실도 규명했다.
이를 바탕으로 오글루넥당화를 통제하면 세포괴사와 염증반응을 동시에 억제할 수 있음을 다양한 세포주(생체 밖에서 대량 증식해 원하는 항체 의약품을 만들어주는 세포) 모델을 통해 확인했다.
연구팀은 시중에서 사용되는 오글루넥당화 저해제를 활용해 HUS 질환에 대한 치료 효과를 쥐 실험과 3차원 인간 신장 배양 모사체를 통해서도 입증했다.
연구책임자인 박성균 박사는 "음식 재료 등에 오염될 수 있는 대장균이 일으키는 출혈성 장염과 합병증인 급성 신장 장애를 치료할 수 있는 약제 개발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유럽 분자생물학회(EMBO)가 발행하는 의생물학 분야 세계적 저널인 '엠보 분자의학'(EMBO Molecular Medicine)에 지난달 29일 온라인 게재됐다.
- 연합뉴스
- 저작권자 2021-12-1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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