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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호 뉴스와이어 편집장
2005-11-20

인상 차가운 사람은 왜 손해일까? 신동호의 ‘발견의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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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은 자신의 내면을 숨김없이 보여주는 거울이다. 얼굴에는 그 사람의 인품이 새겨져 있다는 말도 있다. 특히 정치인만큼 인상이 중요한 직업도 없다. 선거에서는 신념과 정책 못지않게 출마자의 인상이 표를 좌우하므로 정치인은 이미지 메이킹에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다.


선거철이 되면 대통령 후보 곁에는 이미지 메이커가 그림자처럼 늘 붙어 다닌다. 요즘은 텔레비전을 통해 대통령 후보를 예전보다 훨씬 더 가까이에서 볼 수 있게 됐기 때문에 후보의 인상이 더욱 더 중요해졌다.


그렇다면 어떤 인상이 호감을 주는 것일까? 미국의 유명한 사회심리학자인 솔로몬 아쉬는 이미지 메이커들이라면 누구나 아는 인물이다. 그는 어떤 인상이 호감을 주는지 실험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실험은 이랬다. 두 집단의 대학생들에게 어떤 사람의 특징을 설명하고 인상을 마음 속에 그려 점수를 매기게 했다. 먼저 한 집단에게는 ‘지적인’ ‘솜씨 있는’ ‘부지런한’ ‘단호한’ ‘현실적인’ ‘신중한’ ‘따뜻한’을 보여주었다. 또 다른 집단에게는 모든 형용사를 똑같이 보여주면서 ‘따뜻한’만 ‘차가운’으로 바꿔 제시했다.


그 결과 대학생들은 ‘따뜻한’ 것으로 묘사된 사람에 대해 관대함, 현명함, 정직함 등 다른 대부분의 평가 항목에까지 높은 점수를 주었다. 반면 ‘차가운’ 것으로 설명된 사람은 관대함, 현명함 등 모든 평가 항목에서 전반적으로 나쁜 점수를 받았다. 차가운 인상을 가진 사람은 단지 차갑다는 이유만으로 현명하지도 못하고 마음씨도 나쁜 사람으로 취급되는 것이다. 이처럼 차가운 사람은 대인 관계에서 결정적 손해를 보게 된다.


인상이 차가운가 따뜻한가는 다른 주변적 특성과 달리 인상을 결정적으로 좌우한다고 해 ‘중심 특성’이라고 한다. 원래 인상이 그런지 이미지 메이커의 작품인지 모르나 선거로 당선된 이승만,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은 인상이 부드럽다. 선천적으로 부드러워서 대통령이 된 것인지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 부드러운 이미지를 갖게 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반면 총으로 권력을 잡은 박정희, 전두환 대통령이 차갑고 딱딱하다는 것은 국민의 표심이 인상과 관계가 깊다는 것을 증명하는 결정적 증거다.


차가운 인상으로 손해를 본 대표적 인물이 ‘대쪽’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다. 그는 “테 있는 안경을 써야 부드럽게 보인다”는 보좌진의 권유에 따라 수십 년 써 온 무테를 얇은 금속테로 바꾸었다. 참모진은 신문 시사 만화가들에게 뾰족한 턱을 부드럽게 그려달라고 부탁도 했다. 하지만 일단 형성된 인상을 바꾸는 게 간단한 일은 아닌지 결국 노무현 후보에게 고배를 들고 말았다. 정치적 포용력이 부족하다는 지적과 차가운 인상이 서로 나쁜 상승 작용을 불러일으키면서 결국 선거에서 패배를 한 것이다.


온라인 채용 사이트인 잡코리아가 국내 기업의 인사 담당자를 대상으로 외모가 면접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인사 담당자들은 ‘가장 채용하고 싶은 여성’으로 웃는 얼굴을 하고 있는 지원자를 44.5%로 가장 많이 뽑았고, 흰 피부가 10.3%, 계란형 얼굴이 9.5% 순이었다. 더욱 더 중요한 사실은 인사 담당자들은 웃지 않는 여성보다는 웃는 표정의 여성에 대해 더 호감과 신뢰감을 느끼고 성실할 것이라고 평가한 점이다. 따뜻한 인상, 웃는 인상은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재산인 셈이다.

신동호 뉴스와이어 편집장
저작권자 2005-11-2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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