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행동-결과는 모두 연관돼, 신경화학적·사회적 인과응보 존재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더 글로리〉의 인기가 뜨겁다.
〈더 글로리〉는 끔찍한 학교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피해자가 평생에 걸쳐 준비한 치밀한 복수와 가해자들이 몰락해가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다. 지난해 말에 공개된 파트 1에는 주인공 문동은(송혜교 역)이 무참히 학교 폭력을 당하는 내용이 담겼고, 파트 2는 문동은의 본격적인 복수극이 펼쳐진다.
드라마 속 문동은의 복수가 슈퍼 히어로의 그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복수극이 꽤 설득력 있고, 피해자들의 몰락이 주는 카타르시스 덕분일까 ‘더 글로리’는 흥행 돌풍이 쉽게 멈출 것 같지 않다.
3월 26일 기준 넷플릭스 공식 집계에 따르면 ‘더 글로리’는 누적 시청 4억 1,305만 시간을 기록하며 넷플릭스 TV(비 영어) 부문 역대 시청 시간 6위에 올랐다. 특히 파트 2는 공개 직후 3주 연속 비 영어 부문 1위 자리를 차지하면서 SNS를 비롯한 다양한 온·오프라인 콘텐츠에 높은 파급력을 보이고 있다.
〈더 글로리〉는 끔찍한 학교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피해자가 평생에 걸쳐 준비한 치밀한 복수와 가해자들이 몰락해가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다. ⓒ넷플릭스
이 드라마는 “브라보 연진아, 나 지금 너무 신이 나.” 등의 수많은 패러디를 양산했지만, ‘신이 나다’라는 보편적 감정 및 상황적 해석과는 다르다. 파트 1, 2를 관통하는 내용은 학교 폭력의 가해자가 행하는 악행과 그에 대한 복수이기 때문이다.
학교 폭력은 어떤 이유와 변명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절대 악이다. 그럼에도 실제는 피해자에게 더 잔혹하다. 이 드라마의 전반부 내용처럼 가해자의 악행이 놀이가 되거나, 사회적 권력이라는 견고한 성 뒤에서 숨어 묵인되기도 한다. 때로는 소위 ‘인생 2회차’라는 픽션도 허용된다.
〈더 글로리〉는 이 같은 불합리에 맞선다. 가해자인 연진이가 지어 보이는 비열한 웃음에 대비되던 주인공 동은의 겁먹은 눈빛이 “연진아, 네가 내 꿈이야.”라고 말하는 순간 돌변하는 장면은 폭력의 태세 전환이다.
물론 그렇다고 ‘눈에는 눈, 이에는 이’식으로 폭력에 폭력으로 대응하는 〈더 글로리〉식 방법을 옹호하자는 것은 아니다. 다만, 악행은 결국 그 값을 치르게 된다는 것을 행동의 온톨로지와 과학적 논리로 짚어보려는 것이다.
학교 폭력은 어떤 이유와 변명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절대 악이다. ⓒgettyimagesbank
인과응보(因果應報). 원인과 결과는 서로 연관돼 있다는 의미다. 본래 이 말은 행위의 전생의 선악에 관한 결과를 후에 받게 된다는 불교 용어이지만, 자신이 한 행동은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뜻으로 흔히 사용한다.
말 대로 〈더 글로리〉속 학폭 가해자들은 자신의 행동에 대한 대가를 톡톡히 치렀다. 그 방법의 가치적 판단을 차치하고 보면 ‘사이다 급’ 결과다. 폭력 내내 “어, 미안. 동은아.”라고 이죽거리던 행동은 선한 의도에서 나온 행동이 아니므로 배제한 채 오로지 악한 의도와 악한 행동에 대한 응징이었다. 이 기준은 매우 존재론적이며 과학적이다.
행동의 온톨로지에 따르면 의도-행동-결과는 모두 연관돼 있다. 즉 행동은 사람의 마음과 의도, 목적이 응축된 결과이며 의도의 표지인 셈인데, 행동에 대한 대가를 치른다는 ‘인과응보’의 말 속에는 마음과 의도에 관한 가치판단이 내재해 있다고 할 수 있다.
어쩌면 〈더 글로리〉 동은의 복수가 아니어도 연진이 무리의 결론은 뻔했을 수도 있다.
신경 화학적 연구에 따르면 악행은 건강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밝혀졌다. 미국 텍사스대학 연구진은 신경 화학적 연구와 통계학을 기반으로 소년 범죄자들의 건강 상태를 추적한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그 결과 건강상태가 좋은 소년 범죄자도 중년이 되면 입원 치료를 받거나 몸에 장애가 나타나는 현상이 일반인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론을 인용하면 “범죄자 특유의 부정적 심리상태와 생활습관이 면역을 저하해 건강이 악화되었다.”고 한다.
〈더 글로리〉 속 연진의 무리가 모두 지나친 흡연과 음주, 마약, 과도한 분노, 서열 등 건강에 부정적 기재가 있으니 신경 화학적 인과응보도 그들에게는 정해진 결말이었으리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더 글로리〉속 학폭 가해자들은 자신의 행동에 대한 대가를 톡톡히 치렀다. ⓒ넷플릭스
한편, 인과응보에 대한 과학적 논리는 동기유발·보상이론에서도 나타난다. 회사의 노동력 향상을 위한 인센티브, 건강을 위한 금연, 환경보호를 위한 플라스틱 사용 자제 등등 분야는 다르지만, 분야별 연구자들은 행동의 온톨로지에서 접근하면 의도-행동-결과의 선순환 사례로 자주 언급하는 사례다.
행동에 대한 부정적 보상이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는 수도 없이 많다. 지난해 컬럼비아대학 연구진은 유아기에 경험하는 신체적 체벌이 10대 아동의 기질과 행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연구진들은 생후 15개월에 가혹한 처벌을 경험하면 초등학교 5학년 무렵에 공격적이고 비행 행동이 증가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더 글로리〉에서 동은은 “여기까지 오는 데 우연은 단 한 줄도 없었어.”라고 말한다. 극 중에서 이 대사는 동은이 복수를 위해 의도적으로 ‘판’을 깔았다고 말하는 장면에서 나왔지만, 실제로도 나쁜 행동은 나쁜 결과로 이어지는 데 우연은 없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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