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위성 옮기는 에너지원이 ‘증기’?

초소형 위성의 궤도 변경 시 사용될 이색 로켓 연료들

우주탐사는 첨단 산업 분야 중에서도 가장 앞선 기술을 자랑하는 분야다. 그만큼 현존하는 최고의 기술들만이 집대성된 분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우주탐사는 최첨단의 기술을 자랑하는 분야라 할 수 있다.

증기를 연료로 이동하는 초소형 인공위성 큐브셋의 개념도 ⓒ howe industries

그런데 이런 첨단 분야에 지금으로부터 200여 년 전 사용되었던 증기(steam)를 에너지로 활용하려는 연구가 다시 추진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증기뿐만이 아니다. 우리 몸의 필수 영양소이자 의약품이나 식품에 사용되는 첨가제인 요오드(iodine)도 우주탐사를 위한 에너지로 검토되고 있어 흥미를 더하고 있다.

초소형 위성의 추진력 에너지원으로 사용될 증기

지금 이 시각에도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 위성 중에는 큐브셋(cubesat)으로 분류되는 초소형 위성들이 존재한다. 크기가 가로·세로 각각 10㎝ 크기에 불과한 이 초소형 위성은 기존 위성보다 제작비와 발사비가 훨씬 저렴해서 미래형 위성으로도 불린다.

하지만 큐브셋이 미래형 위성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초소형 크기가 가진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 통신 장비나 센서 등은 소형화가 용이한 편이지만, 추진력을 확보하기 위해 갖춰야 하는 로켓 엔진은 소형화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위성에 로켓 엔진이 필요한 이유는 궤도를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서다. 위성은 최적의 정보 송출 및 우주 쓰레기 회피를 위해서라도 가끔씩 궤도를 변경해야 할 때가 있는데, 이런 궤도 변경을 위해 추진력을 낼 수 있는 로켓 엔진이 필요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인공위성은 어른 키만 한 크기로 제작되다 보니 로켓 엔진을 장착할 만한 공간이 충분하다. 반면에 큐브셋은 어른 주먹보다 약간 큰 크기여서 기존 로켓 엔진이 탑재될 만한 여유가 전혀 없다.

설사 로켓 엔진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된다고 하더라도 이를 큐브셋에 장착하기 어려운 또 다른 문제가 있다. 바로 큐브셋이 우주로 쏘아 올려지는 방식에 의한 문제다. 큐브셋은 크기가 작기 때문에 별도의 추진체를 사용하여 궤도로 보낼 필요가 없다. 다른 위성을 발사할 때, 추진체의 남는 공간에 집어넣기만 해도 충분히 궤도로 보낼 수 있다.

써마셋 로켓 엔진의 구조 ⓒ howe industries

그런데 이렇게 추진체의 남는 공간에 집어넣을 때 주의할 점이 있다. 인화성이 있거나 폭발 가능성이 있는 연료는 제외해야 하는데, 소형화된 로켓 엔진에 들어 있는 연료가 그런 위험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남는 공간에 들어갈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의 항공우주 분야 스타트업인 ‘호위인더스트리스(Howe Industries)’는 새로운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바로 증기를 연료로 사용하는 초소형 로켓 엔진을 개발하여 초소형 위성의 미래를 밝힌 것이다.

써마셋(thermasat)이라는 이름의 이 로켓 엔진은 물을 고온의 수증기로 만들어 추진력을 발생시키는 기능이 있다. 이 위성에는 대략 1kg 정도의 물을 실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는데, 내장된 거울이 태양광을 받아 물을 가열하여 증기로 바꿔주는 것이다.

물론 이 정도의 증기가 강한 추진력을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지만, 큐브셋 자체가 초소형 위성이기 때문에 궤도를 옮기는 정도의 추진력은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개발사 측의 설명이다.

이 같은 전망에 대해 미 항공우주국(NASA)도 단순한 위성 구조와 폭발 가능성이 없는 안전한 연료, 그리고 저렴한 비용 덕분에 미래의 인공위성으로 활용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써마셋 프로젝트는 현재 위성 형태에 대한 디자인 설계를 마치고 다음 단계인 프로토타입 규모의 위성을 제작하는 중이다. 프로토타입이라고는 하지만 위성 크기가 워낙 초소형인 만큼, 테스트 결과가 바로 상용화 여부를 결정짓는 척도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건강 유지에 필요한 영양소가 로켓 엔지의 연료로 사용

증기만큼이나 이색적인 큐브셋의 연료로는 요오드(iodine)가 있다. 프랑스 국립과학센터(CNRS)의 연구진이 설립한 스타트업인 스러스트미(Thrustme)는 최근 요오드 기반의 이온 추진 로켓 엔진을 개발했다고 발표하여 항공우주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널리 알려져 있다시피 요오드는 바다의 해초류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원소로서 사람이 건강을 유지하는데도 꼭 필요한 영양소다. 활용 범위도 다양해서 의약품이나 식료품에 사용되고, 단층 촬영을 할 때 사용되는 조영제의 원료로도 쓰인다.

이처럼 생활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요오드가 어떻게 위성에 장착되는 로켓 엔진의 연료로 사용된다는 것일까. 비밀은 바로 요오드만이 가진 독특한 물성에 숨어 있다.

요오드의 승화 현상을 통해 추진력 실험을 하고 있는 연구진 ⓒ thrustme.fr

요오드는 열을 가하면 액체 상태를 거치지 않고 바로 기체로 승화하는 특징을 갖고 있는데, 승화된 요오드 기체를 이온화시켜 가속하게 되면 우주선을 가속하는데 필요한 추진력을 얻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원래 이온화 현상을 이용하여 추진력을 얻는 이온 로켓의 원료로는 현재 제논(xenon)이라는 원자번호 54번의 원소가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제논은 가격이 비싸고 보관 방법도 까다로워서 초소형 큐브셋의 연료로는 사용이 어렵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요오드의 미처 몰랐던 물성이 발견되면서 제논을 대체할 수 있는 연료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요오드는 제논보다 훨씬 저렴하면서도 보관도 쉬운 물질이고, 기존의 화학물질 로켓 연료가 가진 단점인 인화성도 없다.

따라서 검증이 필요하다는 전제 조건이 있지만, 이론적으로는 요오드가 초소형 이온 로켓의 연료로 이상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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