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혀 닮은 ‘생체 모방 혀’ 탄생

혀 표면과 같은 질감 및 기계적 특성 지녀

고도로 정교한 인간 혀의 표면과 같은 질감을 지닌 ‘생체 모방 혀’가 3D 프린팅으로 만들어졌다. 영국 리즈대학의 에프렌 안다블로 레이즈(Efren Andablo-Reyes) 박사팀과 에든버러대학 연구진이 공동으로 만든 이 합성 실리콘 혀는 인간 혀 표면의 탄력성 및 습윤성과 매우 흡사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생체 모방 혀의 탄생은 식품 및 영양 기술, 제약학, 구강치료법 등의 구강 처리 특성을 시험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혀가 지닌 탄력성이나 습윤성 같은 요소들은 음식이나 침이 혀와 상호작용하는 데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는 입 냄새, 삼키기, 말하기, 영향 섭취 등 삶의 질에도 영향을 미친다.

고도로 정교한 인간 혀의 표면과 같은 질감을 지닌 ‘생체 모방 혀’가 3D 프린팅으로 만들어졌다. ©University of Leeds

이번 연구 결과는 제품 개발의 초기 단계에서 인간 실험의 필요 없이 새롭게 디자인된 제품의 테스트를 가능케 하여 새 제품의 개발 과정을 단축시킬 수 있다.

특히 요즘은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인해 이 같은 감각 시험과 소비자 테스트를 수행하기에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생체 모방 혀는 초기 단계에서 개발 생산성을 높이는 한편 인간 실험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혀의 표면은 생물학적으로 매우 복잡한 성질을 지니고 있어 인공적으로 복제하기가 매우 어렵다. 때문에 구강 건조증에 대한 효과적인 장기 치료나 치료법의 개발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기존 통계에 의하면 전체 인구의 약 10%, 노년층 인구의 약 30%가 구강 건조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인간 혀의 기계적 특성 복제

인간의 혀에는 설유두라고 불리는 수백 개의 미세한 돌기 구조물이 있어 혀에 특유의 거친 질감을 부여하고, 그것이 조직의 부드러운 성질과 결합하여 기계적인 관점에서 복잡한 작업을 해낸다. 따라서 인간 혀의 표면을 그대로 모방해내는 것은 독특한 건축학적 기술이 적용되어야 한다.

연구진은 혀의 앞쪽 부분에 관심을 두었는데, 그 설유두 중 일부는 미각 수용체를 포함하고 있지만 대부분은 그런 수용체가 부족하다. 그 같은 두 종류의 설유두는 음식을 먹을 때 적절한 기계적 마찰을 제공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를 들면 적절한 양의 타액으로 식감을 제공하며, 잘 삼키는 데 필요한 침의 분비를 돕는 것이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레이즈 박사는 “우리는 구강 처리 조건을 모방하기 위해 실험실에서 사용하기 쉬운 재료에 인간 혀의 이러한 기계적 특성을 복제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성인 15명을 대상으로 혀 표면에 대한 실리콘 견본을 제작했다. ©Anwesha Sakar(University of Leeds)

이를 위해 연구진은 성인 15명을 대상으로 혀 표면에 대한 실리콘 견본을 제작했다. 3D 광학 스캔을 이용해 설유두의 치수 및 밀도, 혀의 평균 거칠기 등을 견본에 재연한 것이다.

그 후 연구진은 컴퓨터 시뮬레이션과 수학적 모델링을 사용해 혀 표면을 3D 프린트로 인쇄했다. 연구진은 무작위로 분포된 다양한 설유두의 모양과 치수를 복제함으로써 마치 인간의 혀처럼 최적화된 부드러움과 습윤성을 지니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화학회가 발행하는 재료‧화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ACS 응용재료와 인터페이스(ACS Applied Materials & Interfaces)’ 최신호에 게재됐다.

질병에 걸린 혀 모델 선보일 계획

연구에 공동 저자로 참여한 에든버러대학의 릭 사르카르(Rik Sarkar) 박사는 “설유두 분포의 무작위성은 혀에 있어서 중요한 감각적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우리는 충돌확률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해 혀의 감각에 큰 영향을 미치는 역학감지(mechanosensing)를 측정했다”고 말했다.

연구진으로 앞으로 머신러닝과 계산위상의 개념을 결합해 특정 질병에 걸린 개인의 혀 모델을 다양하게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디지털 광처리 기술을 이용해 3D 프린트로 인쇄한 생체 모방 혀에 서로 다른 액체를 사용해 일련의 실험을 수행한 결과, 액체가 묻어서 표면 전체에 퍼지는 방식인 습윤성을 비롯해 윤활 성능이 인간의 혀와 거의 동일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공동 저자 중 한 명인 리즈대학의 마이클 브라이언트(Michael Bryant) 박사는 “인간 혀 표면과 구조 및 기계적 성질이 유사한 복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은 구강 관리, 식품, 치료기술 등의 분야에서 연구 개발을 효율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연구진은 “이 생체 모방 혀는 식품 및 고급 음료의 위조품을 감지하는 기계 도구 역할도 할 수 있다”며 “이는 전 세계적인 관심사로서 식품 안전을 보장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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