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지구 환경에 관련된 많은 정보를 보존하고 있어서 타임캡슐과 같은 역할을 하는 대표적인 것이 바로 빙하 코어(Glacier core) 또는 얼음 코어(Ice core)이다. 이는 극지방이나 고산지대의 빙하나 얼음을 시추하여 채취한 원통 모양의 얼음 기둥인데, 과거부터 지속적으로 눈이 쌓이고 얼어붙어서 나무의 나이테와 같은 층을 이루기도 한다.
나무의 나이테를 살펴보면 과거 나무가 자라던 당시의 환경 등을 유추해낼 수 있듯이 빙하 코어 역시 이와 비슷한 셈인데, 빙하 코어를 통해서 알아낼 수 있는 정보는 훨씬 다양하고 광범위하다. 즉 눈과 공기가 함께 뒤섞여 쌓이면서 형성되는 빙하 코어에는 과거의 공기층도 보존되어 있기 때문에, 이를 분석하면 당시 대기 성분의 조성 비율과 대기 환경 등을 정확하게 알아낼 수 있다. 또한 공기 방울과 아울러 먼지와 화산재, 꽃가루 등 동식물의 흔적들도 포함되어있는 경우가 많아서, 과거의 화산 활동 등 지각변동, 당시에 번성했던 동식물에 관한 정보 등도 파악할 수 있다.
국제연구팀이 남극에서 채취한 얼음 코어들 ⓒ 위키미디어
빙하 코어는 시추장치를 이용하여 원통형의 파이프를 빙하에 박은 후에 뽑아 올리는 방식으로 추출하는데, 1966년에 그린란드에서 미국 연구팀에 의해 최초로 빙하 코어가 채취되었다.이후 ‘빙하 코어의 과학’은 과거 지구의 역사와 환경을 연구하는 이들의 대단히 유용한 방법론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
빙하 코어의 연구를 통하여 확인된 대표적인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지구 온난화에 대한 실증적 증거이다. 지금이야 인간의 산업 활동 결과로 인한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의 증가가 지구온난화의 주범이라는 사실을 부인하는 이들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러나 불과 10, 20년 전만 해도 상당수 저명 과학자들조차 온실가스에 의한 지구온난화라는 사실에 대해 의문과 반론을 제기하면서 논란이 지속되었다. 즉 이산화탄소의 농도와 지구온난화는 실상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강변하는 과학자들도 적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지구의 온도 등 과거 기후 변화의 자취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빙하 코어와 공기 방울을 분석한 실증적 연구결과, 이러한 주장은 수그러들 수밖에 없었다. 즉 이산화탄소와 메탄가스 등의 농도가 높았던 시기에는 지구 기온도 상승하였고,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의 농도가 감소했던 시기에는 지구 기온 역시 낮아졌음이 명백히 확인된 것이다.
빙하코어에 간직된 이산화탄소와 메탄가스 관련 기록 ⓒ Csrode
그런데 최근 지구온난화의 가속화로 인하여 지구의 역사를 알려 주는 소중한 자료인 빙하 코어조차도 상당수가 위험에 처하고 있다고 한다. 즉 기온의 상승으로 인하여 빙하가 급격하게 녹아내리는 곳이 적지 않아서, 이대로 가면 빙하 코어를 채취하기가 불가능해진다는 것이다. 2015년부터 전지구적으로 해마다 평균적으로 무려 298기가톤의 빙하가 녹아서 사라지고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최근에는 북극과 남극조차도 해마다 녹고 있는 빙하의 규모가 너무 커서 크게 우려된다는 언론 보도를 자주 접할 수 있는데, 극지방이 아닌 고산 지대의 빙하는 더욱 심각한 편이다. 즉 국제연구팀은 알프스 산맥에 속하는 스위스와 이탈리아의 국경지대에 위치한 빙하에서 2018년에 빙하 코어 샘플을 채취한 적이 있는데, 2년 후에 더 많은 빙하 코어를 본격적으로 채취하려고 갔더니 그 사이에 빙하가 다 녹아서 사라져버렸다고 한다. 어떤 과학자는 앞으로 50년이 지나면 지금까지 빙하 코어를 채취해왔던 곳의 빙하들이 대부분 사라져 버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한다.
따라서 지금까지 빙하 코어를 채취하여 연구해 온 과학자 중 일부는, 이제 빙하가 급격히 녹으면서 사라져가는 과정의 연구를 시작하기도 하였다. 즉 빙하에 생기는 구멍을 빙하구혈(Moulin)이라고 하는데, 극지 등의 빙하가 녹아내리면서 분리되는 과정이 빙하 구혈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알래스카의 빙하에 생긴 빙하구혈(2006년) ⓒ Rich Engelbrecht
어떤 과학자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빙하 구혈로 생긴 입구 아래 수십미터 이상을 탐험하면서, 곳곳의 얼음에 센서를 부착해가면서 빙하가 붕괴하는 상세한 메커니즘을 추적, 연구하고 있다. 빙하 안에 있는 작은 구멍과 통로에 녹은 물이 흘러 내리면서 더 큰 터널을 뚫어 빙하 구혈이 형성되고, 여름철에 기온이 높아지면 더 많은 물이 빙하 구혈로 쏟아져 유입되면서 빙하의 밑바닥으로 흘러서, 이 물이 윤활유와 같은 역할을 하면서 빙하를 떠받치는 기반암과 빙하를 분리시켜서 거대한 빙하 덩어리가 바다로 미끄러져 나가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빙하가 녹아내리는 과정을 잘 밝혀낸다고 해서 빙하가 사라져가는 것 자체를 막기는 쉽지 않겠지만, 빙하가 얼마나 빨리 녹으면서 극지방 등의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미리 예측하여 대책을 강구할 수도 있을 것이다.
(2357)
로그인후 이용 가능합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조광현 교수 연구팀은 폐암 세포의 성질을 변환시켜 전이를 막고 약물 저항성을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연구팀은 폐암 세포를 전이시킬 능력이 없는 상피세포가 전이 가능한 중간엽세포로 변하는 '천이 과정'(EMT)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암세포 상태를 수학모델로 만들었다.
중성자별끼리 충돌해 초강력 폭발을 일으키며 금을 생성하는 '킬로노바'(Kilonova)의 모든 조건을 갖추고 이를 준비 중인 쌍성계가 처음으로 관측됐다. 이런 쌍성계는 1천억개가 넘는 우리 은하 별 중에서도 열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로 극히 드문 것으로 제시됐다.
2016년 알파고가 바둑을 둘 때 소모한 전력은 가정집 100가구의 하루 전력 소모량과 맞먹고, 2021년 테슬라가 발표한 자율주행용 인공지능(AI) 학습 서버 한 대의 전력소모량이 알파고의 10배를 넘는다. 에너지 위기 시대에 초저전력·고성능을 특징으로 하는 차세대 메모리 소자인 스핀트로닉스(spintronics·전자의 회전 방향을 제어해 정보를 효율적으로 저장하는 소자) 기술 혁명이 필요한 이유다.
멸종한 인류의 사촌인 네안데르탈인이 아시아 코끼리의 2∼3배에 달하는 '일직선상아 코끼리'를 사냥해 먹을 만큼 큰 집단을 유지하고 있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네안데르탈인은 기껏해야 20명이 넘지 않은 작은 집단을 이뤄 생활한 것으로 여겨져 왔지만 최대 13t에 달하는 고대 코끼리를 잡고 그 고기를 모두 소모한 걸로 볼 때 훨씬 더 큰 집단 생활을 한 거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드론은 저렴한 가격과 기동성으로 소방·정찰·국방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특히 운용 주체·의도를 숨길 수 있어 군뿐만 아니라 범죄 집단, 테러리스트들도 쓰는 도구가 되고 있다. 최근 각국 정부는 공항·국가 중요 시설을 대상으로 한 테러를 방지하기 위해 다양한 안티드론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이 안티드론 기술 평가장이 되고 있다.
진화적으로 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 중 하나인 침팬지도 10대 때는 사춘기 청소년처럼 충동적이고 위험한 행동을 보이지만 인내심은 오히려 10대 청소년보다 강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CNN 방송은 30일 미시간대 알렉산드라 로사티 교수팀이 콩고공화국 보호구역에서 태어난 야생 침팬지 40마리를 대상으로 충동성과 위험 감수 경향, 인내심 등을 측정하는 실험을 한 결과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지진이 발생하면 냉장고 디스플레이에 경고가 뜨고 가스 밸브가 자동으로 잠긴다면 훨씬 안전할 수 있다. 기상청은 '지능형 사물인터넷'(사물지능융합기술·AIoT) 기술을 활용한 지진정보 전달체계를 마련하는 '차세대 지진재난문자 서비스 연동방안 연구'를 올해 진행한다고 29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