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타임즈 로고

환경·에너지
김준래 객원기자
2014-12-08

인간‧자연이 공존하는 '생물권보전지역' 백두대간 전체 지정 위한 연구···생태지도도 마련

  • 콘텐츠 폰트 사이즈 조절

    글자크기 설정

  • 프린트출력하기

우리 국토의 혈맥인 백두대간을 보호하고자 제정된 ‘백두대간보호법’이 어느새 10년을 맞이했다. 제정이후 10년 동안 정부는 이 보호법을 통해 백두대간보호구역에 대한 지역 주민의 참여도를 높이고, 산림보호구역으로서의 위상을 새롭게 마련하는 등의 성과를 거두었다.

백두대간 전체를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받기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백두대간 전체를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받기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 산림청

그런데 백두대간을 위한 보호법 제정에 앞장섰던 산림청은 여기에 만족치 않고, 현재 ‘백두대간 생물권보전지역 선정을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 연구는 백두대간 전체를 세계적 문화유산으로 정착시키고자 추진하는 산림청의 야심찬 프로젝트로서, 백두대간의 국내외 홍보는 물론 가치 확산의 계기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생물권보전지역의 핵심은 인간과 자연의 공존

생물권보전지역(Biosphere Reserves)은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고, 지역사회 발전을 도모하자는 차원에서 유네스코(UNESCO)가 지난 1976년부터 지정하고 있는 보호구역을 말한다. 지난 2013년을 기준으로 북미의 로키산맥과 아프리카의 세랭게티 국립공원 등 전 세계 117개 국가, 621개 지역이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우리나라는 1982년 설악산 지정을 시작으로 2002년에 제주도, 2009년 다도해, 2010년 광릉숲에 이어 지난해에는 전북 고창군이 지정을 받아 총 5곳이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또한 비무장지대(DMZ)과 지리산국립공원, 삼척 금강소나무숲 등이 생물권보전지역 등재를 추진 중에 있다.

생물권보전지역의 기능으로는 보전기능과 발전기능, 지원기능 등 총 3가지를 들 수 있다. 보전기능은 유전자원이나 멸종위기에 처한 생물 종, 그리고 생태계 및 경관 등을 보전하는 기능을 말하고, 발전기능은 생태적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촉진하는 기능을 의미한다.

그리고 지원기능은 국가적으로나 세계적으로 이슈화된 자연자원과 보전지역 관리의 효율성을 증진시키고, 연구 모니터링을 통해 보전 및 개발이 용이하게 수행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뜻한다.

이 같은 3가지 기능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참여적 관리방식과 다양한 지원방식이 필요하다는 것이 생태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해당지역을 핵심지역과 완충지역, 전이지역으로 세분화하여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고, 글로벌 네트워크 간 교류 등 유네스코의 적극적 지원이 뒤따라야 보전과 개발이라는 목표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북미지역의 로키산맥도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북미지역의 로키산맥도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 UNESCO

생물권보전지역의 선정 효과로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유네스코는 지역 이미지 개선을 통해 주민소득이 향상된다는 점을 대표적 효과로 들고 있다. 지역 주민들이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이라는 강력한 브랜드를 통해 지역특산품 홍보 강화와 청정지역·생태관광 등 마을주도형 사업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또한 생물권보전지역을 직접 관리하면서 주인의식 고취 및 주민협의체를 강화할 수 있고, 글로벌 네트워크와의 연계를 통해 생태 선진지를 견학할 수 있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는 점을 또다른 장점으로 내세운다.

따라서 생물권보전지역은 인간과 자연의 공존이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생태 전문가들도 제도를 통한 선정 작업도 물론 중요하지만 지역주민의 역할 부여와 참여를 통해 ‘생물자원의 보전과 개발을 어떻게 조화시킬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산림청에서 일반 국민과 백두대간 지역 주민, 그리고 전문가 등을 대상으로 ‘백두대간에 대한 인식 및 이용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지역 주민의 68.5퍼센트(%), 지역 업무 담당자의 65퍼센트가 백두대간 생물권보전지역 선정에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산림청 관계자는 “이 같은 조사를 통해 국민들이 생물권보전지역의 가치와 중요성에 대해 얼마나 높이 인식하는지를 알게 되었다”고 밝히며 “생물권보전지역이 단순히 자연경관을 보호하기 위해 지정되는 보호지역과 달리, 그 안에 인간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교육한 결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라고 말했다.

생물권보전지역 관리를 위한 비오톱

백두대간의 아랫부분으로서, 지난해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전북 고창군은 현재 보전지역으로서의 효율적 관리와 지역발전을 위한 작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실제로 고창군은 금년 상반기에 생물권보전지역의 보전 및 발전, 그리고 지원 등을 촉진시키기 위한 관리조례를 제정한 바 있다.

관리조례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군수와 군민의 책무, 관리·시행계획 수립, 관리위원회 설치, 실무추진단 구성, 생물권보전지역관리센터 설치 등이 담겨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받은 것을 기념하여 로고도 개발한 상황이다.

고창군 관계자는 “조례 제정에 따라 생물권보전지역에 적합한 종합적이면서도 체계적인 관리를 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게 되었다”고 평가하면서 “특히 생물권보전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수·축·임산물에 로고를 활용함으로써 브랜드 가치 향상과 주민소득 증대 등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한편 고창군은 생물권보전지역 지정에 따른 관리방안의 일환으로 최근 생태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비오톱(Biotope) 제작 연구용역 최종보고회를 가졌다. 비오톱이란 ‘bio(생명)’와 ‘topes(장소)’의 합성어로서, 생태적 특성과 가치가 서로 다른 지역들을 구분하여 도시개발과 환경보전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때 기본정보로 이용되는 도면을 말한다.

고창군 생물권보전지역 중 핵심지역인 선운산 인근
고창군 생물권보전지역 중 핵심지역인 선운산 인근  ⓒ 연합뉴스

이번 연구용역의 책임자인 김창환 전북대 교수는 “비오톱 조사 결과 고창군 전역에 수달, 삵, 맹꽁이, 큰고니, 매 등 27종의 멸종위기종 야생동물과 진노랑상사화, 솔붓꽃, 가시연꽃, 각시수련 4종의 멸종위기 야생식물 등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고창군 내에는 조류 183종, 포유류 29종, 양서‧파충류 32종 어류 42종 등 총 286종의 야생동물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절대보전이 필요한 1등급 지역면적은 군 전체면적의 약 7.7퍼센트로 나타났으며, 대상지 전체에 생태계 보전을 우선해야 하는 2등급 지역면적도 약 22.7퍼센트로 조사되었다.

이번에 제작된 비오톱은 고창지역 전체를 대상으로 토지이용 현황과 토지 피복도, 현존 식생도, 지형 주제도 등 종합적인 생태조사를 통해 만들어졌다. 특히 도시개발과  환경보전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기본정보로 이용할 수 있도록 도면화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비오톱 제작을 의뢰한 고창군 관계자는 “이번에 제작한 비오톱은 고창지역의 환경 복원은 물론 생태계 건강성 회복 및 생물다양성을 증진하는데 기초자료가 될 것”이라고 평가하며 “지역특성을 잘 살린 실용성 있는 지도를 기반으로 생물권보전지역에 걸맞는 명품 생태도시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14-12-08 ⓒ ScienceTimes

태그(Tag)

관련기사

목록으로
연재 보러가기 사이언스 타임즈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확인해보세요!

인기 뉴스 TOP 10

속보 뉴스

ADD : 06130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7길 22, 4~5층(역삼동, 과학기술회관 2관) 한국과학창의재단
TEL : (02)555 - 0701 / 시스템 문의 : (02) 6671 - 9304 / FAX : (02)555 - 2355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서울아00340 / 등록일 : 2007년 3월 26일 / 발행인 : 정우성 / 편집인 : 윤승재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승재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운영하는 모든 사이트의 콘텐츠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사이언스타임즈는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의 지원으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발전과 사회적 가치 증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