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가 발전하려면 과학기술계 출신 인사들이 사회 모든 분야의 리더로 진출해야 한다.”
오명 부총리 겸 과학기술부 장관은 지난 24일 저녁 서울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개최된 한국반도체학술대회 만찬 기조강연에서 이같이 말하며 이공계 출신의 다양한 진출을 북돋았다.
500여명의 반도체 분야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만찬에서 오 부총리는 “과학기술자들은 상대적으로 정직하고 생각이 조직적”이라면서 앞으로 국회나 행정부, 기업, 언론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래에는 이공계 지식 없으면 고위직 못 맡아
“이공계 박사의 72%가 대학에 속해 있는 우리 나라 현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한 오 부총리는 “이공계 고급인력이 회사나 외부 연구소, 언론 등 다양한 분야에 퍼져 있어야 해당 분야들이 발전한다”고 했다.
“과거 체신부 장관 시절 기술직과 행정직의 경계를 허물고 재배치한 결과 이공계 출신들의 행정능력이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한 그는 “이공계가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면 다양한 사회 문제도 함께 해결될 것”이라고 했다.
현재 이공계 기피문제도 조금 있으면 저절로 바뀔 것이라고 강조한 오 부총리는 “현재 이공계 대학생이 활발한 사회활동을 하게 되는 20~30년 후가 되면 이공계 배경 없이는 사회중역이나 고위 공무원은 꿈도 못꿀 것”이라면서 이미 기업 사회에서는 상경계, 법학계 출신이 CEO를 한다는 것은 10년 전 이야기라고 말했다. 상위 30대 회사의 중역의 50%와 삼성 기업의 중역의 62%가 이공계 출신이라고 설명한 오 부총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이공계 출신의 중역을 차지되는 비율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도체 연구개발인력, 한국 발전의 공로자
한편 “우리나라 발전의 가장 큰 공로자는 반도체 연구개발자들이다. 반도체가 없었다면 지금의 과학기술 발전은 있을 수 없었고 앞으로의 발전도 기대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밝힌 오 부총리는 참석한 반도체 연구개발 관계자들을 치하했다.
그는 “반도체는 컴퓨터, 모바일 기기, TV, 자동차, 조선 등 쓰이지 않는 분야가 없을 만큼 중요하다”며 “우리 나라가 반도체 선진국이 되면서 다른 분야들도 반도체 덕분에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10대 성장동력 및 로봇 같은 차세대 산업도 반도체 기술 덕에 추진 할 수 있는 것”이라면서 반도체 분야의 계속되는 선전을 당부했다.
80년대 말 정부의 반도체 지원사업을 회고하면서 오 부총리는 “당시 4메가디램 반도체 사업 성공으로 삼성,LG,현대 등 기업간 협력의 포문이 열렸고, 독일 지멘스가 기술을 선사하고 우리 반도체 기술을 도입해, 기업들이 지멘스 기술로 다른 분야를 업그레이드하는 효과도 누렸다”고 덧붙였다.
올해 말 우리 나라 발전기틀 마련
과학기술을 근간으로 한 우리나라 발전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밝힌 오 부총리는 “국민소득 1만 달러 시대에서 10년째 정체되고 있어, 정부는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1만 달러에서 2만 달러 시대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로 청사진을 구상 중”이라며 올해 말이면 우리나라 발전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2013년까지 기술발전 트렌드를 읽으면서 이에 따른 사회*경제발전을 예측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과학기술 발전 전략과 예산을 세우고 있다”면서 “부총리로서 특히 19개 모든 정부 부처의 모든 연구개발 예산을 이 전략에 맞춰 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렇게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을 총괄하는 과학기술부총리 제도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다”고 지적한 오 부총리는 영국의 브라운 장관이 G7회의에서 과학기술 정부조직을 벤치마킹한다면 ‘한국’을 할 것이라고 언급한 사실도 소개했다.
- 서현교 객원기자
- 저작권자 2005-02-27 ⓒ ScienceTimes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