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적인 과학연구를 위해 필요한 것은 그저 ‘자유롭게’ 생각하는 상상력이 아닌, 발산적 상상력에 의해 적절하게 보완된 수렴적 상상력입니다.”
제 17회 과학문화융합포럼이 '융합가 연구'란 주제로 26일 대전 UST 강당에서 열렸다. 이날 이상욱 한양대학교 철학과 교수는 '상상력과 융합연구'라는 주제를 갖고, 현재 융합연구가 어떤 모습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또 그 성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등에 대해 발표했다.
상상력, ‘본질적 긴장’을 활용하라
이상욱 교수의 발제 중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상상력에 대한 그의 의견이었다. 많은 경우, 최고의 자리를 고수하기 위해서는 ‘상상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술에 상상력을 가미해 보다 혁신적인 기술을 선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때 사용되는 상상력은 일반적으로 발산적 상상력을 의미하는데, 이 교수는 이에 대해 인간의 감수성에 호소하는 자유로운 사고를 의미하는 것 같다고 첨언했다.
이 사회는 발산적 상상력을 요구하는데, 이 교수는 바로 이러한 보편적 사고에 물음표를 던졌다. 과연 과감한 상상력만이 정답인 것인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그는 “창의적인 융합연구를 위해서는 도발적일 정도의 자유로운 상상력이 결정적 요인으로 보이지만 실제로 융합연구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던 사례를 살펴보면 자유분방한 상상력이 여러 방식에 의해 조절되고 제한된 경우가 생산성이 더 높았다”며 운을 뗐다. 발산적 사고와 수렴적 사고 사이의 적절한 균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발산적 사고란 익숙한 패러다임을 넘어 대안적 접근을 모색하는 사고를 의미하며 수렴적 사고란 특정 패러다임이 제공하는 모범사례를 변형시켜 최대한 많은 현상을 설명하고자 하는 사고방식을 뜻한다. 전자의 경우 혁명적 과학변화를 성취하는데, 후자의 경우 지식의 축적과 성장에 도움이 된다.
토마스 쿤의 이론을 예로 든 이 교수는 “과학은 그 특성상 늘 새롭게 시작할 수는 없다. 기반을 토대로 쌓아 올려가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지식의 수렴이 이뤄질 수 있다. 이는 결국 수렴적 사고가 과학에서는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렴적 사고를 통할 경우 다양한 문제가 하나의 근본원리에서 설명이 가능하다는 확신을 심어줄 수 있다. 또한 그 과정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쿤의 주장은 수렴적 사고만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는 수렴적으로, 또 어떤 상황에서는 발산적으로 사고할지 현명하게 판단하라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며 “이것을 상상력에 결합한다면 융합연구의 ‘본질적 긴장’을 잘 관리하고 활용하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저 자유롭게 생각하는 상상력이 아닌, 수렴적 상상력에 의해 적절히 보완된 발산적 상상력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과학분야에서의 융합연구는 먼저 연구자가 자신의 연구에 철저히 기반을 둔 후, 틀을 깨고 영역들을 찾아나갈 경우에 발산적 상상력을 이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무엇을 창출하고 어떻게 극대화 할 것인가
융합연구에 있어 상상력은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사안이다. 그러나 융합연구에 있어 상상력의 생산적 활용에 앞서 우리 앞에 어떤 과제가 놓여있는지를 파악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
이상욱 교수는 이에 대해 두 가지 당면과제를 설정했다. 첫 번째 과제는 융복합 연구에서 일상적으로 제시되는 구체적인 문제풀이 상황에서 상상력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이해다. 두 번째 과제는 인간에 대한 이해와 바람직한 삶의 모습에 대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과학연구와 기술개발의 종합적 전망을 형성해 나가는 것이다.
이 교수는 첫 번째 과제의 경우 열린 마음으로 다른 분야의 지식과 기법, 개념과 사고를 도입하고 변형해 활용하는 과정에서 발휘될 수 있다고 언급했으며, 두 번째 과제는 통합적 시각을 제시해 줄 수 있는 확장된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러한 창출가능한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수렴적 상상력과 발산적 상상력의 조화, 복합적이고 거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확장된 상상력’의 발휘, 그리고 이 두 가지를 모두 가능하게 해 줄 융합문화를 조성하는 게 필요하다고 이 교수는 말한다.
이를 위해서는 확장된 상상력의 발휘 가운데 충돌하는 ‘전문성(expertise)’의 조정이 매우 중요하며 교육과정을 통해 융합적 시도에 대한 수용적 태도를 확산할 필요가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미국의 심리학자 칙센트미하이를 예로 든 이 교수는 “결국 창의성은 개인의 능력만이 아니라 특정 전문 영역에서 동료 전문가들에 의해 현장에서 평가받는 과정에서 발휘된다”며 “창의성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현장의 기준을 습득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우리가 본질적 긴장을 적절하게 유지하면서 과학연구를 하기 위해서는, 전세계 관련 학계사람들을 설득하고 깨닫게 만드는 게 중요한 사안”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어떤 것이 중요시되고 가치 있는지 파악하고 수렴적 상상력과 발산적 상상력을 합치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상욱 교수는 진정한 융합연구의 길로 나가기 위해서는 우리가 어떤 사회에서 살고 싶은가에 대한 고민이 진정으로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사회가 필요로 하는 상상력은 본질적 긴장을 넘어서기 때문에 특정 분야에서만 두각을 나타내는 게 아니라 새로운 분야를 만들고 모범 사례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그 과정 가운데 우리가 원하는 사회 모습에 대한 고찰을 진지하게 경험하는 게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제 17회 과학문화융합포럼이 '융합가 연구'란 주제로 26일 대전 UST 강당에서 열렸다. 이날 이상욱 한양대학교 철학과 교수는 '상상력과 융합연구'라는 주제를 갖고, 현재 융합연구가 어떤 모습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또 그 성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등에 대해 발표했다.
상상력, ‘본질적 긴장’을 활용하라
이상욱 교수의 발제 중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상상력에 대한 그의 의견이었다. 많은 경우, 최고의 자리를 고수하기 위해서는 ‘상상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술에 상상력을 가미해 보다 혁신적인 기술을 선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때 사용되는 상상력은 일반적으로 발산적 상상력을 의미하는데, 이 교수는 이에 대해 인간의 감수성에 호소하는 자유로운 사고를 의미하는 것 같다고 첨언했다.
이 사회는 발산적 상상력을 요구하는데, 이 교수는 바로 이러한 보편적 사고에 물음표를 던졌다. 과연 과감한 상상력만이 정답인 것인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그는 “창의적인 융합연구를 위해서는 도발적일 정도의 자유로운 상상력이 결정적 요인으로 보이지만 실제로 융합연구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던 사례를 살펴보면 자유분방한 상상력이 여러 방식에 의해 조절되고 제한된 경우가 생산성이 더 높았다”며 운을 뗐다. 발산적 사고와 수렴적 사고 사이의 적절한 균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발산적 사고란 익숙한 패러다임을 넘어 대안적 접근을 모색하는 사고를 의미하며 수렴적 사고란 특정 패러다임이 제공하는 모범사례를 변형시켜 최대한 많은 현상을 설명하고자 하는 사고방식을 뜻한다. 전자의 경우 혁명적 과학변화를 성취하는데, 후자의 경우 지식의 축적과 성장에 도움이 된다.
토마스 쿤의 이론을 예로 든 이 교수는 “과학은 그 특성상 늘 새롭게 시작할 수는 없다. 기반을 토대로 쌓아 올려가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지식의 수렴이 이뤄질 수 있다. 이는 결국 수렴적 사고가 과학에서는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렴적 사고를 통할 경우 다양한 문제가 하나의 근본원리에서 설명이 가능하다는 확신을 심어줄 수 있다. 또한 그 과정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쿤의 주장은 수렴적 사고만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는 수렴적으로, 또 어떤 상황에서는 발산적으로 사고할지 현명하게 판단하라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며 “이것을 상상력에 결합한다면 융합연구의 ‘본질적 긴장’을 잘 관리하고 활용하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저 자유롭게 생각하는 상상력이 아닌, 수렴적 상상력에 의해 적절히 보완된 발산적 상상력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과학분야에서의 융합연구는 먼저 연구자가 자신의 연구에 철저히 기반을 둔 후, 틀을 깨고 영역들을 찾아나갈 경우에 발산적 상상력을 이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무엇을 창출하고 어떻게 극대화 할 것인가
융합연구에 있어 상상력은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사안이다. 그러나 융합연구에 있어 상상력의 생산적 활용에 앞서 우리 앞에 어떤 과제가 놓여있는지를 파악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
이상욱 교수는 이에 대해 두 가지 당면과제를 설정했다. 첫 번째 과제는 융복합 연구에서 일상적으로 제시되는 구체적인 문제풀이 상황에서 상상력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이해다. 두 번째 과제는 인간에 대한 이해와 바람직한 삶의 모습에 대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과학연구와 기술개발의 종합적 전망을 형성해 나가는 것이다.
이 교수는 첫 번째 과제의 경우 열린 마음으로 다른 분야의 지식과 기법, 개념과 사고를 도입하고 변형해 활용하는 과정에서 발휘될 수 있다고 언급했으며, 두 번째 과제는 통합적 시각을 제시해 줄 수 있는 확장된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러한 창출가능한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수렴적 상상력과 발산적 상상력의 조화, 복합적이고 거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확장된 상상력’의 발휘, 그리고 이 두 가지를 모두 가능하게 해 줄 융합문화를 조성하는 게 필요하다고 이 교수는 말한다.
이를 위해서는 확장된 상상력의 발휘 가운데 충돌하는 ‘전문성(expertise)’의 조정이 매우 중요하며 교육과정을 통해 융합적 시도에 대한 수용적 태도를 확산할 필요가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미국의 심리학자 칙센트미하이를 예로 든 이 교수는 “결국 창의성은 개인의 능력만이 아니라 특정 전문 영역에서 동료 전문가들에 의해 현장에서 평가받는 과정에서 발휘된다”며 “창의성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현장의 기준을 습득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우리가 본질적 긴장을 적절하게 유지하면서 과학연구를 하기 위해서는, 전세계 관련 학계사람들을 설득하고 깨닫게 만드는 게 중요한 사안”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어떤 것이 중요시되고 가치 있는지 파악하고 수렴적 상상력과 발산적 상상력을 합치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상욱 교수는 진정한 융합연구의 길로 나가기 위해서는 우리가 어떤 사회에서 살고 싶은가에 대한 고민이 진정으로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사회가 필요로 하는 상상력은 본질적 긴장을 넘어서기 때문에 특정 분야에서만 두각을 나타내는 게 아니라 새로운 분야를 만들고 모범 사례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그 과정 가운데 우리가 원하는 사회 모습에 대한 고찰을 진지하게 경험하는 게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행사 이모저모 이번 제17회 과학문화융합포럼은 서울 외 지역에서 처음으로 시도한 행사였다는 점에서 관계자 측 모두가 상기된 분위기였다. 특히 본 강연이 시작되기 전 주요인사들의 축사에서는 이에 대한 언급들이 빠지지 않고 이어져 나왔다. 이날 축사를 건넨 염홍철 대전시장은 “대전은 현재 과학문화의 융합이 이뤄지고 있는 도시다. 과학문화융합포럼의 강연은 대전과 잘 어울리는 것 같다”며 관계자들에게 환영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이외에도 사전행사로 김형기 중앙대학교 교수가 <과학과 예술>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선보였으며 과학과 예술을 융합한 작품 총 6점을 현장에서 직접 관람하고 체험할 수 있는 시간도 마련됐다. 이들 작품들은 빛과 영상 등을 활용해 작가의 창의적 사고를 보여주고 있었다. 이러한 융합예술은 인터랙티브(inter-active)를 통해 작품과 관람객 사이의 피드백을 현장에서 직접 유도하는 만큼, 참여한 많은 관계자들의 흥미를 불러일으켰다. |
- 황정은 객원기자
- hjuun@naver.com
- 저작권자 2012-06-2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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