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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가 가축화된 형태인 ‘개’는 대략 1만 5천 년에서 4만 년 전 사이에 처음 가축화되기 시작했다고 알려져 있다. 대략 5만 년 전후로 아프리카에서 이주해 유라시아 대륙으로 나온 인류의 일부는 계속해서 전 세계로 이주를 계속했는데, 개들도 이들을 따라 이동했다.
이주의 역사 속에서 인류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여러 문화를 만들어내고 이어가는 동안 개들도 같은 환경과 인간의 문화에 적응해 갔다. 두 종은 공동운명체로서 존재해온 셈이다.
인간과 개 모두 전분을 소화하는 데 적응
예를 들어, 이전 논문에서 개의 유전체에 아밀라아제와 말타아제를 분비하는 유전자가 ‘긍정 선택’된 것으로 보인다는 보고가 있었다. 아밀라아제와 말타아제는 전분과 당류를 분해하는 효소로 이들이 긍정 선택되었다는 것은 개가 쌀과 밀 등 전분 함량이 높은 먹이를 먹는 환경에 있었고, 이를 잘 소화해 생존과 번식에 유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적응했다는 의미가 된다. 인간이 이전의 수렵채집 생활에서 농경문화로 적응하는 과정에서 전분을 분해하는 효소가 필요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인간과 함께 살아온 개들 역시 인간을 통해 얻은 새로운 먹이에 길들여졌던 것이다.
이제까지 연구된 개의 유전체 분석을 통해 보면, 유라시아 대륙에 있는 개들은 크게 두 그룹으로 나뉜다. 유럽의 개들과 동남아시아의 개들이다. 다른 연구는 유럽의 개와 동남아시아, 인도, 중동의 개, 총 네 그룹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각 그룹마다 사는 환경이 다를 뿐 아니라 함께 사는 인간의 문화도 달라 서로 다른 적응 과정을 경험했을 가능성이 있다.
최근 ‘분자 생물학과 진화’에는 특히 ‘유럽의 개’들이 다른 개들과 다른 진화 과정이 있었는지 유전체 상에서 확인하기 위해 현존하는 280여 품종의 개들과 늑대의 유전체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유럽의 개들은 우유나 유제품을 소화하는 데에 필요한 락타아제가 선택된 흔적이 있다고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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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품에 적응한 유럽인들
치즈나 버터, 요거트 등은 전형적인 유럽의 식품이다. 유럽인들이 유제품을 기반으로 하는 식생활에 유전적으로 적응했다고 보고한 논문도 있다. 락타아제는 유제품을 구성하는 작은 분자인 젖당, 혹은 유당을 ‘포도당’과 ‘갈락토스’로 분해하는 효소다. 포유류가 젖먹이 시절에 엄마의 젖을 먹고 소화하도록 분비가 되고, 이후에는 분비가 멈추게 된다.
유럽인들에게서만은 성인이 된 후에도 지속적으로 분비가 되는 이른바 ‘락타아제 지속성 (lactase persistence)’이 있는데, 유제품을 먹는 식문화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유럽인들에게서 긍정 선택된 유전자형이 있기 때문이다.
유럽의 개들도 유제품 소화에 적응해
연구진은 유럽의 개들이 유럽인들의 영향을 받은 진화적 흔적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이 개들의 유전체와 다른 품종의 개들, 늑대의 유전체를 함께 비교했다. 유럽의 개들에게서만 현저하게 다른 유전적 변이가 집중되어 있는 유전체의 부위 중, 특히 긍정 선택이 된 흔적이 있는 부위를 추적한 것이다.
그 결과, 강력한 흔적을 보이는 세 개의 유전자를 관찰하게 되었다. 락타아제와 연관된 LCT, DNA 복제에 관여하는 MCM6, 세포가 다양한 조직으로 분화하는데 관여하는 LHX8이 그것들이다.
이것은 인간과 개가 유제품을 섭취하고 소화하는데 함께 적응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남아있는 기록을 통틀어 인간과 함께 한 시간이 가장 긴 개들은 인간과 공존하는 과정에서 주변의 환경에 함께 적응하는 이른바 ‘수렴 진화(convergent evolution)’를 거쳤다.
‘새로운 식습관’이라는 인간의 문화는 인간에게만 적응을 통한 진화의 과제였던 것이 아니라, 개들에게도 새로운 환경으로 작용한 것이다. 이번 연구는 유럽 개들에게 일어난 유전적 변화를 통해, 서로 다른 종인 인간과 개가 같은 환경, 특히 음식 문화에 적응한 수렴 진화의 흔적을 보여준 흥미로운 예라고 연구진은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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