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조각 흔적으로 ‘형질전환 동물’ 추적

환경 DNA, GM 동물의 존재 여부 판별 기술에 활용

크리스퍼(CRISPER) 기반 게놈 편집기술의 출현으로 유전자 변형 생명체 생산이 극적으로 빠르고 단순화됐다. 분자 생물학의 혁명과도 같은 시기가 흐르고 있다.

하지만 형질전환 생명체 중 유전자변형동물(Genetically Modified Animals, 이하 ‘GM동물’)의 위험성을 주장하는 과학자들은 생태계 영향에 관한 우려를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승인된 GM 동물이 방사되거나 연구 중인 유기체가 이탈해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형질전환 동물의 추적 기술 필요성을 강조한다.

유전자 편집기술이 발달하면서 다양한 형질전환 동물 생산이 가능해졌다. 반면, 생태계 오염 우려도 제기되는 측면에서 eDNA를 이용한 GM 동물 추적에 관한 연구가 진행됐다. ⓒ게티이미지뱅크

캐나다 맥길대 연구진은 “환경에 남겨진 ‘환경 DNA(Environmental DNA)’ 추적을 통해 야생에서 유전자 변형동물의 위치를 찾고 관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논문은 미국 온라인 학술지인 플러스 원(PLOS ONE)에 게재됐다.

형질 전환동물…생태계 무해? 위해?

GM 동물이 생태계를 교란시킬 수 있는 우려에도 공식적으로 승인한 방사 사례가 몇몇 있다. 2015년 미국식품의약품(FDA)가 승인한 생명공학 회사인 ‘아쿠아바운티 테크놀로지스(AquaBounty Technologies)’의 GM 연어다.

FDA는 유전자 변형 연어 출시 당시 20년이라는 긴 검토과정을 진행했다. 하지만 기존 양식 연어와 영양소, 호르몬 수치가 다르지 않다고 결론을 내리고 2015년에 승인했다. 일각에서는 연구 수족관에서 탈출한 GM 수종이 토종 물고기와 자연 교배해 태어난 잡종 연어의 출현을 우려했다.

잡종 연어는 더 빨리 자라고, 야생 연어와 GM 종과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차지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여러 환경단체의 거센 반발에 난항을 겪다가 승인 이후 6년 만인 올해 8월에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판매가 시작됐다. 제품을 승인한 FDA는 물고기 사육 탱크 시설과 외부까지 6개의 격리장치가 설치됐고, 야생에서 번식할 가능성이 극히 희박하다고 논란을 일축했다.

이집트숲모기(Aedes aegyti). 영국 생명공학기업인 옥시텍은 지카바이러스 대응을 위해 GM모기를 만들어 암컷 모기를 줄이는 방식으로 개체 수를 줄이는 테스트를 해오고 있다. ⓒ게티이미지

GM 모기의 방사 사례도 있다. 네이처지의 발표로는 지난 5월 영국 생명공학 회사인 옥시텍(Oxitec)은 뎅기열, 지카 바이러스 주요 매개체인 ‘이집트숲모기(Aedes aegypti)’ 대응 테스트를 했다. 미국 플로리다, 브라질, 파나마, 말레이시아, 케이맨 제도 등에 유전자 변형 모기를 방사했다.

유전자가위로 조작한 수컷은 암컷 모기와 교미 시 유전자가 전달된다. 초기 유충 단계에서 뎅기열을 옮기는 암컷 새끼가 죽는 방식이다. 암컷을 죽이면서 이집트숲모기 개체 수를 줄이는 게 과학자들의 목표다. 실질적 바이러스를 옮기는 모기는 암컷이기 때문이다.

이 연구를 우려하는 단체는 일부 살아남은 암컷 유충에 대해 우려했다. GM 모기와 야생형 암컷 간 교배로 태어난 혼합종 문제다. 2019년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 저널에 따르면 두 종에서 태어난 암컷 모기 유충의 3~4%는 약하지만, 성체까지 생존하는 것으로 관찰됐다. 하지만 가임능력의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다.

라임병 매개체인 흰발생쥐. MIT 연구진은 GM 흰발쥐를 만들어 무인도에 풀어놓고 면역 반응을 관찰하는 프로젝트를 계획 중이다. ⓒ위키피디아

이외에도 진드기가 옮기는 세균성 감염증으로 제2의 에이즈라 불리는 ‘라임병’에 대응한 GM 쥐도 있다. MIT 과학자들은 라임병 매개동물인 흰발생쥐(Peromyscus leucopus)의 면역 항체를 자손에게 전달되도록 GM 쥐를 만든 것. 세대를 거듭해 숙주의 병원균 저장능력을 감소시켜 자연스럽게 인간에게 감염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MIT 연구진은 관찰을 위해 GM 흰발생쥐 1,000마리를 무인도에 풀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환경보호국과 FDA의 테스트 허가가 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외신은 보도하고 있다.

eDNA, GM동물 추적기술 대안 될까?

동물에 관한 유전자 편집기술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위험을 감지하는 모니터링 기술은 상대적으로 적다. 또한, 생태계에서 GM 동물 발견 시 외관만으로 구별이 어렵다. 그런 점에서 맥길대 연구진은 GM 동물이 접촉한 토양, 물, 공기 등의 자연 재료에서 유전자를 검출하는 eDNA 활용 기술이 대안이라고 밝혔다.

eDNA를 활용한 GM동물 추적 모식도. A)녹색 형광 단백질 태그가 붙은 유전자(eGFP는-VAS)를 발현하는 유전자 변형 초파리(Drosophila melanogaster)의 난소 조직. B)야생 쥐(왼쪽)와 비교하여 붉은 피부(오른쪽)를 나타내는 이식 유전자(tdTomato)가 발현되도록 형질전환된 쥐. C)블랙 테트라(Gymnocorymbus ternetzi) ⓒPLOS ONE ∣ doi.org/10.1371/journal.pone.0249439.g001

 

논문 주저자인 맥길대 찰스 쉬 생물학과 박사과정은 “지금까지 아무도 eDNA 활용을 유전자 변형동물에 적용하지 않았다”라며 “eDNA를 활용한 유전자 검출은 유전자 변형동물을 굳이 찾을 필요 없이 지역 또는 지점에 존재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유용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파리, 실험용 생쥐, 블랙테트라(Gymnocorymbus ternetzi)에서 각각 파리 균주가 묻은 식품 배지, 쥐 배설물, 수족관에서 검출한 유전자를 DNA 염기서열분석법인 ‘상거(Sanger)’법으로 측정했다.

결과는 GM 동물에 조작된 유전자와 일치했다. GM 동물을 포획할 필요 없이 eDNA를 활용해 비침습적으로 감지 가능성을 보인 셈이다. 연구진은 eDNA가 GM 동물 생체 모니터링에 강력한 도구가 될 것을 예상했다.

하지만 한계도 있다. 연구에 사용된 표본은 실험실 조건에서 수집돼 편향된 검출이라는 점이다. 자연에서의 eDNA 적용은 실험실과는 달리 온도, 산도, 염도, 박테리아 풍부도 등의 요인에 영향을 받아 쉽게 분해되는 변수가 있다.

연구진은 GM 동물 추적을 위한 eDNA 방법을 개발하려면 동물에 이식하는 유전자의 입자 크기, 분해, 지속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DNA 바코딩은 특정 유전자 또는 유전자의 짧은 단편을 ​​사용해 종을 식별하는 방법이다. 형질전환 동물 연구 시 인공 DNA바코드를 사용하면 eDNA와 시너지 효과를 만들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위키피디아

연구진은 eDNA의 쉬운 활용을 위해 인공 DNA 바코드를 언급했다. 이식 유전자의 식별 태그로 사용되는 인공 DNA 바코드는 자연에서 발견되지 않는 고유한 DNA 서열을 포함하도록 합성될 수 있다. 바코드는 전사나 번역되지 않는다.

바코드에는 GM 유기체의 데이터가 포함됐다. 예로 이식 유전자 수, 지리적 위치, 생성날짜, 용도 등이다. 또, eDNA 검출이 쉬운 프라이머 결합 부위를 통합해 GM 유기체의 모니터링에 더욱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연구진은 eDNA가 GM 동물의 잠재적 유출 우려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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