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초의 달 탐사선

[별들의 후손이 들려주는 천문학 이야기] Non-programme missions (12) SMART-1

인류의 달에 대한 갈망

2019년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2024년까지 인류를 다시 달에 보낸다는 ‘아르테미스 계획’을 발표하였다. 이외에도 일본, 중국, 인도 등이 달 탐사 계획에 참여하고 있으며 민간 우주 기업 역시 활발한 참여를 보이고 있다.

대한민국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한국 역시 달 탐사 계획에 의욕을 보이며 지난 8월 최초의 한국형 달 탐사선(KPLO)에 탑재될 고정밀 촬영 카메라인 섀도캠(NASA 개발)이 장착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유인 달 탐사 이후에 반세기 동안 멈춰있던 달 탐사는 주도권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여러 나라의 경쟁 속에서 다시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달 ⓒ NASA

유럽의 달 탐사

유럽 역시 다가오는 2030년대에 수행될 달 탐사 계획을 발표하며 2040년까지 ‘문 빌리지 (Moon-Village)’라고 불리는 달 기지를 완성하겠다는 원대한 계획을 알렸다. 그렇다면 유럽의 달 탐사는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유럽의 달 탐사를 연 미션은 무엇일까?

유럽 우주국(European Space Agency)은 스웨덴이 설계한 SMART-1(Small Missions for Advanced Research in Technology-1) 위성을 이용하여 달 주위를 처음 공전하며 탐사하기 시작했다. 2003년 발사되었던 위 미션이 주목을 받았던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달로 여행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새로운 기술을 접목시켰으며 이에 관한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통과했다는 점 때문이다.

이를 통해서 복잡한 임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음이 확인되었다. 대표적으로 전기 추진 시스템을 들 수 있는데, 이는 장기간에 걸쳐서 보다 작은 추진력을 가하는 시스템으로서 비행시간 측면에서 기존 로켓 더 효율적인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서 더욱더 적은 추진제 질량으로 더 많은 장비를 수송할 수 있기에 새로운 장을 연 미션이며 그야말로 혁신적인 기술이라고도 할 수 있다.

SMART-1미션은 태양 전기 추진 및 기타 심우주 기술을 테스트하여 화제가 되었지만, 본래의 목적은 달의 과학적 관측 수행이었다. 구체적으로 달의 북극과 남극에 있는 분화구를 자세히 관측하고 궁극적으로 얼음을 찾아서 달의 기원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 대답하고자 했다.

SMART-1 페이로드

스웨덴 우주 공사(Swedish Space Corporation)의 감독 아래 민간 우주 기업 사브 스페이스(Saab Space)는 1억 1천만 유로라는 적은 비용으로 SMART-1 위성을 제작하였다. 2003년 9월 27일 프랑스령 기아나에서 아리안 5호와 함께 발사된 이 위성은 고급 연구 및 기술을 위한 ESA의 소규모 임무 프로그램의 첫 번째 프로젝트다. SMART-1은 직경이 약 1m에 불과하며 총 발사 질량 367kg 중 287 kg는 추진제를 사용하지 않았다.

위성의 발사는 150bar의 압력에서 50ℓ 탱크에 포함된 82kg의 제논 가스를 사용하는 태양열 홀 효과 추진기(Snecma PPS-1350-G)를 이용하여 추진되었다. 이온 엔진 추진기는 정전기장을 사용하여 제논을 이온화하며 가속해서 화학 로켓보다 최대 3배 이상의 비추력(specific impulse)을 달성할 수 있다. SMART-1의 전기 추진 시스템은 장기간에 걸쳐 작은 추진력을 가했기에 위성이 달에 도달하는 데 13.5개월이나 걸렸으며 과학 궤도에 도달하는 데 추가로 4개월이 더 걸렸다. 하지만 심우주 임무의 경우 전기 추진이 비행시간 측면에서 기존 로켓보다 더 효율적이다. 예를 들어서 이온 엔진 추진기를 이용하면 기존 로켓은 최소 7년 걸리는 수성 탐사가 6년 정도로 단축될 수 있다.

SMART-1미션의 상상도 ⓒ SMART-1/ESA

SMART-1팀은 각종 천문학 장비 역시 혁신적으로 탈바꿈시켰다. 카메라의 무게는 2kg에 불과했으며 기존 제품보다 10배 더 가볍게 소형화되었다. 탑재된 가장 페이로드로는 AMIE(Advanced Moon micro-Imager Experiment)라고 불리는 달 촬영을 위한 소형 컬러 카메라를 들 수 있다. 750, 900 및 950nm의 세 가지 필터를 탑재한 위 CCD 카메라는 평균 픽셀 해상도가 80m인 이미지를 촬영할 수 있었다.

이외에도 달 표면의 화학 원소 식별을 위한 소형 X선 분광기인 D-CIXS, D-CIXS 측정을 보완하기 위한 X선 태양광 모니터인 XSM, 감람석과 휘석의 광물 스펙트럼을 식별하기 위한 적외선 분광기인 SIR (Smart-1 Infrared Spectrometer), 전기 추진 진단 관련 기계인 EPDP, 위성의 포텐셜과, 전자 및 먼지 실험을 위한 SPEDE (Spacecraft Potential, Electron and Dust Experiment), 원격 측정, 추적 및 제어 등을 위한 KATE (Ka band TT&C Experiment) 등이 탑재되었다.

SMART-1의 과학적인 결과와 의미

앞서 설명했다시피, SMART-1은 달의 과학적 관측을 수행하면서 태양 전기 추진 및 기타 심우주 기술을 성공적으로 시험했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 위 미션을 통하여 유럽은 전기 추진 우주선을 운전하는 방법을 배웠으며 저렴한 로켓으로 더 적은 추진제 질량만을 이용하여 더 많은 장비를 수송할 수 있었다. 이는 유럽의 새로운 미션들을 위한 소중한 자산이 되었으며 유럽의 미래 미션들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서 이후 유럽 우주국의 임무들인 혜성 미션 Rosetta, 금성 미션 Venus Express, 그리고 수성 미션 BepiColombo와 같은 대형 미션에 이용되고 있다

SMART-1 팀의 원래 계획은 AMIE 카메라로 14.5시간의 궤도를 돌며 총 4개의 이미지를 촬영할 계획이었지만 임무가 진행됨에 따라서 프로그램의 업데이트를 통해서 위성의 궤도를 낮추었고 달을 5시간 만에 한 바퀴 도는 데 성공하였고 이를 통해서 궤도당 총 100개의 이미지를 얻을 수 있었다. 이를 통해서 달 표면의 매우 상세한 지도를 구성할 수 있었으며 이를 이용하여 미래의 착륙선, 탐사선, 유인기지 등의 가능한 착륙 지점을 식별하곤 했다. 참고로 이러한 업그레이드 가능 소프트웨어들 역시 Venus Express 및 Rosetta 미션에 사용되었다.

2004년 6월 17일 SMART-1은 달 근접 촬영 사진에 사용될 AMIE 카메라의 테스트를 위해서 먼저 지구의 유럽과 아프리카 일부를 촬영하며 미션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2005년 1월 15일 Mare Crisium에서 칼슘을 발견했으며 2005년 1월 말부터는 본격적으로 달 표면의 클로즈업 사진을 촬영하기 시작했다. 미션의 고해상도 이미지와 낮은 고도의 촬영 덕분에 이전까지는 감지되지 않았던 달의 미세하고 작은 규모의 지질학적 특징을 연구할 수 있게 되었다.

대표적으로 지름이 300km가 넘는 달의 분지가 대략 50개 정도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들은 달 형성 후 3억 5,000만~7억 5,000만 년 후 소행성이나 혜성의 충돌에 의해 생성된 것으로 여겨지며 이 분지 중 일부는 화산 활동에서 비롯된 용암으로 채워져 있다. 대표적으로 원형의 형태를 띠고 있으며 조밀하고 적당한 두께의 유역으로 구성된 Humorum 분지는 단순한 충돌 사건에 의해 생성되었다고 여겨진다. 또한, 적당히 두꺼우며 복잡한 형태를 띠고 있는 상대적으로 큰 분지 Procellarum는 거대한 충격보다는 인접한 임브리엄 분화구의 형성에 따른 관련된 단층 활동으로 인해 형성되었다고 여겨진다.

Mare Humorum 분지 (녹색) and Oceanus Procellarum 분지 (빨간색)의 모습 ⓒ SMART-1/ESA

Mare Humorum분화구의 주름 모습 ⓒ SMART-1/ESA

Mare Humorum분화구의 모습 ⓒ SMART-1/ESA

AMIE는 또한 SMART-1이 미션의 종료 불과 4일 전인 2006년 8월 30일에 픽셀당 110m의 해상도로 대략 달 표면으로부터 1,100㎞의 거리에서 남쪽 42.3°, 동쪽 169°의 위치로 달의 뒷면에 위치하며 대략 지름 76km 크기의 분화구인 Oresme의 자세한 촬영을 수행했다. Oresme는 바깥쪽의 지질 구조와 달리 대략 평평한 내부로 이루어져 있다. Oresme은 약 4,000만 년 전 달 형성 초창기인 넥타리안 시대(달의 거대한 충돌 분지 대부분이 형성된 시기)에 만들어졌다고 생각된다.

Oresme분화구의 모습 ⓒ SMART-1/ESA

이는 Lunar Late Heavy Bombardment라고 불리는 엄청나게 혼잡한 기간 동안 천왕성과 해왕성의 형성에 의해서 교란된 혜성에 의해 발생했다고 생각되지만, 고도로 기울어진 궤도 또는 소행성 벨트에 존재했던 행성의 초기 천체일 것이라고 예측되기도 한다.

SMART-1은 달의 북극 역시 자세히 촬영하였는데 이 지도는 현재와 미래의 달 탐사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약 800 x 600km의 면적으로 제작된 달의 북극 지도는 일부 분화구를 자세히 매핑해냈으며 북극의 가장 큰 분화구인 Peary도 자세히 촬영하였다.

달의 북극 촬영 지도 ⓒ SMART-1/ESA

SMART-1 가 달을 관측할 당시 일본의 달 궤도선 Kaguya는 임무의 종료를 준비하고 있었다. Kaguya 궤도선은 달 좌표 80°E와 64°S에 충돌하며 임무를 마쳤는데, SMART-1 팀은 AMIE 카메라로 얻은 측량 이미지를 사용하여 Kaguya 충돌을 촬영한 바 있다.

Kaguya미션의 궤도선 모습 ⓒ Kaguya/JAXA/ESA

Kaguya가 충돌한 분화구의 모습 ⓒ SMART-1/ESA

달을 2,890번 돌며 수많은 촬영을 수행해 낸 SMART-1미션은 2006년 9월 3일을 마지막으로 달에 충돌하며 임무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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