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정찰 위성이 엑소마스 첫 번째 착륙선의 추락 흔적을 촬영하다
화성 정찰 위성(Mars Reconnaissance Orbiter)은 미항공우주국이 화성에서 일어나고 있는 외부 현상의 정찰과 연구를 위해서 2005년 발사된 미션이다. 화성 정찰위성은 2006년 최종 목표 궤도에 진입하였고 탑재되었던 카메라와 분광기를 기반으로 당초 계획되었던 임무 기간 2년을 훌쩍 넘기고 마스 익스프레스 궤도선 (Mars Express) 그리고 2001 마스 오디세이 (2001 Mars Odyssey) 등과 함께 현재까지도 건재하게 화성 연구와 촬영을 수행 중이다.
화성 정찰위성 등 화성에 먼저 도착했던 선배 궤도선들은 이처럼 광범위하게 이용되고 있다. 이들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추후 다른 미션들의 가능한 착륙지 조사를 중심으로 착륙에 필요한 정보들을 조사함으로써 다른 후발 미션을 돕는 데에 있다.

화성 정찰위성은 첫 번째 엑소마스 미션의 스키아파렐리 고정 착륙선(Schiaparelli EDM lander) 추락을 정확히 촬영하진 못했지만, 착륙선의 추락으로 인해서 검게 그을린 화성의 표면을 촬영하는 데에 성공했다. 추후 화성 정찰위성이 보내온 이미지를 바탕으로 유럽 우주국과 미항공우주국의 공동 조사 결과 가스추적 궤도선과 스키아파렐리의 분리작업이 적절하게 이루어지지 않았음이 밝혀졌다. 고도 센서의 결함으로 역추진 로켓 지속 시간의 계산 착오가 일어났고 낙하산의 분리 시간이 예정보다 더 빨랐기에 화성 상공 수 km 지점에서 화성 표면으로 그대로 곤두박질친 후 화재가 발생하여 사고가 일어났다고 추측하고 있다.

두 번째 엑소마스 미션의 성공을 위한 철저한 준비
유럽 우주국은 이미 지구 자기장의 연구를 위한 클러스터/클러스터 II 임무와 같이 한 번의 실패 끝에 재도전하여 결국 성공한 경험이 있다. 엑소마스 임무는 당초 계획 자체가 두 번의 발사를 포함하고 있었고, 첫 번째 임무의 예상치 못한 실수 때문에 두 번째 임무의 준비가 앞당겨지고 있었다. 엑소마스 두 번째 미션에 탑재될 총 장비의 무게는 최소 1.8톤에 달할 정도로 무겁기 때문에 낙하할 때 속도를 줄이기 위한 낙하산이 필요하다.
2018년 실시되었던 낙하산의 낮은 고도 실험은 성공적으로 끝났지만 2019년 5월 시행되었던 높은 고도 낙하산 실험이 실패로 끝남과 동시에 당초 계획이었던 2020년보다 2년 정도 더 늦어질 전망이다. 화성이 지구에 가까워질 때를 다시 한번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화성 착륙을 위한 마지막 관문인 낙하산 실험이 실패함에 따라서 유럽 우주국은 이미 화성 탐사 로버들을 성공적으로 화성에 착륙시킨 경험이 있는 미항공우주국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이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현재까지 유일하게 화성 착륙에 성공한 국가이기도 하다. 현재 계획에 따르면 엑소마스의 두 번째 미션은 2022년 9월 발사될 예정이며 2023년 6월 화성에 착륙할 예정이다.
두 번째 엑소마스 미션(ExoMars 2022)만의 특징
두 번째 미션에는 첫 번째 미션과 달리 궤도선이 없고 대신 크루즈 스테이지(cruise stage)가 탑재될 전망이며 까자초크(Kazachok) 착륙선 그리고 로잘린드 프랭클린 (Rosalind Franklin) 화성 탐사 로버가 탑재될 전망이다.

크루즈 스테이지(cruise stage)는 화성 탐사선 인사이트(InSight)가 이용했던 그것과 비슷한 디자인이며 독일 우주 항공국에서 자체 개발 및 제조를 담당했다. 위 장비를 통해서 태양 전지판을 이용한 동력 공급을 받을 수 있으며 지구와의 교신도 가능하다.

착륙선은 엑소마스 첫 번째 착륙선인 스키아파렐리 착륙선을 개조해서 더 발전시킨 형태인데, 성공적인 화성 착륙 후에 로버를 화성 표면에 안정적으로 배치함을 시작으로 착륙 지점 주위를 촬영하며, 화성의 대기와 기후를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또한 화성 복사 환경을 분석하고 착륙 지점의 지하수 분포를 연구할 전망이다. 이를 통해서 화성의 내부 구조에 관한 물리학적 조사도 수행할 전망이다. 착륙선에 탑재될 장비들은 HABIT (Habitability : 염수, 조사 및 온도) 패키지와 기상 패키지METEO, 자력계 MAIGRET 그리고 전파기계 LaRa (Lander Radioscience) 등이 있다. 고정식 착륙선은 지구 나이로 최소 1년 동안 작동될 전망이며 기기들의 동력은 태양전지를 통해서 공급된다.

로잘린드 프랭클린 화성탐사 로버는 이미 2006년과 2007년 초기 디자인이 공개된 바 있다. 2023년 6월에 착륙할 예정인 위 로버는 화성 표면을 자율적으로 탐색하도록 설계되었다. 위 로버만의 특징으로 과거 화성에서 존재했던 생체 분자 및 생물학적인 증거를 찾기 위한 파스퇴르 분석 실험 장비(Pasteur analytical laboratory)가 탑재될 예정이라는 점이다. 위 장비에는 화성 유기물 분석기 (Mars Organic Molecule Analyzer), 적외선 초분광 현미경 (MicrOmega-IR) 및 라만 레이저 분광계 (Raman Laser Spectromete)등의 세부 장비들이 포함된다. 또한, 위 로버는 2미터까지 땅을 팔 수 있는 드릴을 탑재한다. 드릴을 이용하여 샘플을 채취한 후 현장에서 실험이 진행될 예정이다. 로버의 질량은 대략 207kg 정도로 알려져 있다. 로버의 외부 역시 세부적인 화성 표면 연구를 위한 화성 다 분광계 (Mars Multispectral Imager for Subsurface Studies)와 적외선 분광계 (Infrared Spectrometer for ExoMars) 그리고 중성자 자동 감지기 (Autonomous Detector of Radiation of Neutrons Onboard Rover at Mars)가 탑재된다.

화성의 메탄뿐 아니라 화성의 생명체 및 기본적인 환경에 관해서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현재 시행되거나 가까운 미래에 수행될 연구들이 매우 중요하다. 우리 인류는 현재 이를 위해서 수많은 퍼즐 조각들을 모으고 있으며 이를 통한 화성 생명체에 관한 단서를 찾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때로는 작은 퍼즐 조각이 전체 큰 크림을 위한 코너스톤이 되기도 한다. 과연 엑소마스 두 번째 미션은 어떠한 새로운 퍼즐 조각을 가져다줄까?
- 김민재 칼럼니스트
- minjae.gaspar.kim@gmail.com
- 저작권자 2021-04-0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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