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입자물리연구소, 새로운 테트라 쿼크 발견

[독일은 현재] 한 가지 종류로만 구성된 최초의 테트라 쿼크

19세기 아일랜드의 소설가  제임스 조이스의 소설 ‘피네간의 경야(Finnegans Wake)’ 12장 신부선(新婦船)과 갈매기를 살펴보면 ‘마크 씨에게 세 쿼크를!’ 이라는 구절이 나온다. 여기에서 쿼크(quark)는 야드 파운드 법과 미국 단위계에서 대략 1리터에 해당하는 액체의 단위인 쿼트를 변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쿼크는 이처럼 기본단위를 나타낸다. 1964년 쿼크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미국의 물리학자 머리 겔만이 물질을 이루는 기본적인 단위를 나타내기 위해서 최초로 제안하고 명명했다. 물질을 이루는 기본 단위는 원자이다. 이는 원자핵과 전자로 구성되는데, 원자핵은 다시 핵자라고 불리는 양성자와 중성자로 구성되어 있다. 양성자와 중성자가 바로 쿼크로 구성되어 있다. 즉 쿼크는 가장 기본적인 입자를 나타낸다. 

쿼크는 업, 다운, 참, 스트레인지, 톱, 보톰 등의 총 6가지 종류(flavor, 맛깔)로 다시 구분되는데, 각 쿼크에는 이에 해당하는 반쿼크(안티)가 존재한다. 양자색역학(quantum chromodyamics)이론 혹은 강한 핵력 이론은 쿼크가 전기전하 외에도 색전하를 띠고 있다는 전제하에 설명된다. 특히 쿼크는 분수전하를 가지고 있는데, +2/3 또는 -1/3이 돼야 하며 반물질인 반쿼크의 전하는 -2/3 또는 +1/3을 갖게 된다.

쿼크는 절대로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못하고 색전하가 중성인 복합입자를 만들게 되는데, 이들 색전하는 빛의 삼원색을 따라 파란색, 빨간색, 녹색으로 표시된다. 한편 반쿼크는 이들의 보색을 적용해서 반색전하 반파란색(노란색), 반빨간색(청록색), 반녹색(분홍색)으로 설명된다. 

이 때문에  양성자나 중성자는 쿼크 세 개(두개의 업쿼크와 한 개의 다운쿼크 조합 혹은 두 개의 다운쿼크와 한 개의 업쿼크 조합)로 이루어지는데 이들의 색전하는 각각 녹색, 파랑, 빨강이다. 위 세 가지 색을 합치면 백색이 나오는 것처럼 세 가지 색전하가 뭉쳐져야 존재할 수 있다. ‘마크 씨에게 세 쿼크를!’이라는 구절에서 사용된 ‘세’개의 쿼크도 자연계에서 쿼크가 존재하는 방식인 쿼크의 기본 전하 개수 3개와 동일했으니 더없이 좋은 명명법이라고 할 수 있겠다.

반면 양성자와 중성자 사이에 작용하는 힘을 매개하는 중간자(meson)인 파이온이나 케이온 같은 입자들은 2개의 쿼크들로 이루어지는데, 세 가지 색 중 어떠한 조합으로 섞더라도 백색이 나오지 않는다. 따라서 쿼크와 이에 관해서 반색전하를 띈 반쿼크의 쌍의 조합만이 가능하게 된다. 

머리 겔만 역시 이미 1964년 자신의 논문에 비슷한 원리를 이용하여 여러 가지 다른 조합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과학자들 역시 수십 년간 4개 이상의 쿼크로 구성되어 있는 입자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2002년 10월 오사카대의 나카노 타카시 교수팀이 X선으로 탄소 원자를 분쇄해 펜타 쿼크(4개의 쿼크와 1개의 반쿼크)를 발견하면서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2007년 일본의 벨 연구그룹은 Z(4430)이라는 테트라 쿼크(4개의 쿼크)를 관찰했다고 발표한 적이 있었고 2011년 독일의 율리히 연구소에서는 6 개의 쿼크로 구성된 섹사 쿼크 입자에 관한 증거를 발견했다. 2013년 베이징의 전자-양전자 가속기 BEPC-II에서 4 개의 쿼크로 구성된 입자를 발견했다. 

하지만 위 연구들은 오차 범위가 컸기에 실험 결과의 신뢰도 역시 높지 않았다. 따라서 이들은 결국 검증되지 않은 다른 입자들처럼 잊혀지는듯 했으나, 2015년 7월 14일 유럽입자물리연구소 (CERN)에서 강입자 충돌기(LHC) 실험을 통해 한물질이 짧은 시간 동안 펜타 쿼크의 상태로 존재함을 발견하면서 다시금 주목을 받게 되었다. 또한 이들은 2007년 벨 연구그룹의 결과였던 Z(4430)의 테트라 쿼크가 사실일 가능성이 아주 높음을 주장했다. 테트라 쿼크는 일반적으로 업, 다운, 스트레인지 중의 쿼크와 이들의 반쿼크 그리고 참, 보톰 중의 쿼크와 이들의 반쿼크가 안정된 상태로 묶여있는 상태를 일컫는다.

지금까지 발견되었던 ‘일반적이지 않은’ 즉 4개 이상의 쿼크로 구성되어 있는 물질들은 모두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쿼크 중 한 가지는 항상 다른 쿼크들의 종류와 달랐다. 즉 최소한 두 가지 다른 쿼크 유형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심지어 2016년 페르미연구소에서 발견한 테트라 쿼크는 업 쿼크와 다운 반쿼크와 보톰 쿼크와 스트레인지 반쿼크, 즉 모두 서로 다른 쿼크로 구성된 최초의 입자였다. 위 발견은 양성자-반양성자 충돌에서 예상보다 훨씬 높은 빈도로 생성되었기 때문에 큰 주목을 받았다. 

2020년 독일을 주축으로 하는 유럽입자물리연구소의 실험에서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새롭고 더 특이한 형태의 테트라 쿼크가 발견되었다. 앞서 설명했다시피, 보통 테트라 쿼크는 여러 종류의 조합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번 발견이 특별한 이유는 오로지 한 가지 종류로만 구성되어 있는 최초의 테트라 쿼크이기 때문이다. 2개의 참쿼크와 2개의 반 참쿼크로 구성되어 있는 비정상적인 조합이었다.

테트라 쿼크의 결합 상상도 ©CERN

강입자충돌기를 담당하고 있는 지오반니 파살레바 (Giovanni Passaleva)는 “4 개의 쿼크로 구성된 입자는 이미 기묘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새롭게 발견한 테트라 쿼크는 같은 유형의 무거운 쿼크 4개로 구성된 최초의 쿼크입니다. 지금까지의 강입자 충돌기 실험과는 다릅니다. 지금까지는 최대 2 개의 무거운 쿼크가 있는 테트라 쿼크만 탐지할 수 있었고 또한 같은 유형이 2 개 이상인 쿼크도 없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일반적인 물질인 중입자(Baryon)과 중간자(Meson), 그리고 기묘한 물질들인 테트라 쿼크의 두 가지 결합 예상도 ⓒNature

이 발견은 지난 20년간의 수많은 쿼크 연구에서 중요한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비정상적인 결합이 중요한 이유는 강한 핵력의 결합 방법에 새로운 통찰력을 가져다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쿼크 사이의 강력한 힘은 매우 복잡한 규칙을 따르고 있기에 계산이 대단히 어려운데, 이러한 특이한 규칙을 따르는 테트라 쿼크들은 근사치의 정확도를 개선하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이 새로운 입자의 성질을 밝히면 많은 이론적 모델에 추가적인 제한조건들을 제공해 줄 수 있다.

쿼크가 어떻게 연결되는지 아는 것은 물리학의 위대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거대한 퍼즐 게임의 일부이다. 예를 들어서 이는 결국 암흑 물질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대답해 줄 수도 있을 것이다.

현재까지의 발견들을 종합해보면 테트라 쿼크는 두가지 방법으로 결합되어 있을 것이라고 예측되고 있다. 서로 강하게 결속된 4개의 쿼크로 구성되거나, 혹은 쿼크가 분자에 느슨하게 붙어있는 두 개의 메존을 형성하도록 배열됐을 수 있다. 어떤 형태의 테트라 쿼크가 가능할 지는 여전히 명확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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