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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본격적인 적외선 천문학 시작 Non-programme missions (9) I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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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외선 천문학의 시작 

적외선 천문학은 대략 파장이 0.75~300 마이크로미터인 적외선(Infrared)복사를 이용하여 천체를 관측하고 분석하는 천문학의 한 분야이다. 적외선 천문학은 천왕성의 발견으로 유명한 윌리엄 허셜이 1800년 적외선을 발견함으로써 시작되었으며 20세기 중반이 되면서 천문학자들은 가시광선이 아닌 파장에서도 의미 있는 천문학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이후부터 적외선 천문학이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다른 모든 형태의 전자기 복사와 마찬가지로 적외선은 더욱 자세한 우주를 연구하는 데 이용한다. 참고로 파장이 짧은 적외선을 이용하는 근적외선 천문학 같은 경우는 가시광선 천문학과 상당히 비슷하다. 따라서 초기의 대부분 적외선 천문학 임무는 가시광선 천문학 임무와 겹치곤 했다.

적외선 천문학의 특징

적외선은 지구 대기의 수증기에 의해서 흡수된다. 따라서 대부분의 지구 적외선 망원경은 대기의 수증기보다 높고 건조한 장소의 고지대에 존재하고 있다. 예를 들면, 해발 4205의 마우나 케아 천문대나 2,635m의 칠레 파라날 천문대 등은 높은 고도에서 적외선 천문학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상공을 비행하며 적외선 천문학의 데이터를 얻는 적외선 천문학 성층권 천문대(SOFIA: Stratospheric Observatory For Infrared Astronomy)와 같은 미션도 존재한다.

물론 예산이 뒷받침된다면 같은 이유로 적외선 망원경의 가장 이상적인 장소는 우주이다. 허셜 망원경(Herschel Space Observatory)이나 슈피처 망원경(Spitzer Space Telescope) 그리고 광역적외선탐사위성 (Wide-field Infrared Survey Explorer; 주로 약자를 이용하여 와이즈라고 부름) 등으로 대표되는 우주 망원경들이 그 예이다.

적외선을 중점적으로 감지했던 우주 망원경의 시작은 적외선 천문위성(IRAS:  InfraRed Astronomical Satellite)을 들 수 있다. 위 미션은1983년 관측을 시작하여 베가 별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먼지원반을 일컫는 베가 현상 (Vega Phenomenon)을 발견하였으며 이를 통해서 우주 내의 먼지 원반 존재를 처음으로 알린 망원경이다. 또한, 곧 발사될 제임스 웨브 우주 망원경(JWST: James Webb Space Telescope)도 적외선을 중점적으로 이용한 관측을 수행할 전망이다.

적외선 천문학의 장점이라면 가시광선에 가려진 아름다운 우주의 영역을 탐색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적외선은 대략 50-120K의 먼지에 민감한데 먼지는 우주의 많은 부분을 숨기고 있기에 연구 가치가 충분하다. 예를 들면 우주의 역사에서 일어난 대부분의 별 형성은 빛을 흡수한 후 가열된 먼지 구름의 존재가 적외선 관측을 통하여 드러나면서 관측이 되었다. 앞서 예로 들었던 베가 현상 역시 태양 빛을 흡수하여 재방출하는 먼지들이 적외선에서 가장 빛나기에 가능했던 천문학적 사건이었다.

유럽의 첫 번째 대형 적외선 천문학 관측 대성공 이후

IRAS은 1983년 미국, 네덜란드, 그리고 영국이 최초로 적외선 파장에서 모든 하늘을 관측하는 대형 적외선 미션이었다. 대략 350,000개의 적외선 소스를 정확히 관측했으며 이는 유럽 우주국을 자극하기 충분했다. 이미 IRAS발사전부터 계획이 진행되고 있던 ISO (Infrared Space Observatory) 역시 유럽의 대형 천문학 프로젝트로서 유럽 우주국이 제안을 받으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12 마이크로미터의 파장에서 비교했을시 ISO의 민감도는 IRAS의 그것보다 1,000배나 향상되었으며 해상도는 100배 이상 향상되었다. 이를 기반으로 대략 30,000개의 적외선 소스들에 관한 상세한 관측을 시작할 목적으로 시작된 미션이다.

ISO망원경의 상상도 © ISO/ESA

ISO미션은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및 영국의 과학자들을 중심으로 임무 시작을 알렸다. 자그마치 4억 유로가 훌쩍 넘는 예산 문제로 인해서 ISAS(현재 JAXA의 전신이자 일부분) 및 NASA와 협력을 시작했고 이를 계기로 유럽과 일본은 깊은 협력 관계가 되었다. 위성의 설계 및 개발은 1986년 Aerospatiale의 우주 사업부(현재 Thales Alenia Space에 흡수됨)가 맡았으며 최종 조립은 Cannes Mandelieu Space Center에서 진행되었다.

1995년 11월 17일 프랑스령 기아나의 Guiana 우주 센터 내 ELA-2 발사대에서 Ariane 44P 로켓 발사체와 함께 ISO 미션이 시작되었다. 로켓은 ISO 망원경을 타원형의 지구 중심 궤도에 성공적으로 배치하였고 ISO 망원경은 24시간마다 지구 주위를 한 바퀴 돌면서 우주를 관측하기 시작했다.

ISO의 페이로드

ISO는 대형 액체 헬륨 저온 유지 장치를 탑재하여 민감도가 대폭 상승한 60cm 크기의 Richey-Chretien 망원경을 관측에 이용하였으며 총 4개의 기기를 포함하여 2.5~240 마이크로미터의 파장의 적외선을 이용하여 우주를 관측하도록 설계되었다.

ISO망원경의 구성도 © ISO/ESA

2개의 감지기가 탑재되었으며 2.5~17 마이크로미터 파장으로 고해상도 관측을 수행한 적외선 카메라(ISOCAM)는 우주를 적외선으로 보았을 때 어떤 모습을 보이는지 보여주었다. 천체에서 방출되는 적외선의 양을 측정하도록 설계된 기기인 광편광계(ISOPHOT)는 2.4~240 마이크로미터의 매우 넓은 적외선 파장 범위를 통하여 성간 먼지구름과 같은 가장 차가운 천체의 적외선 방출을 볼 수 있었다.

ISO는 행성, 혜성, 별을 포함한 여러 천체의 화학적인 구성을 비롯하여 여러 적외선 천체의 연구를 위하여 시작된 만큼 화학적 성분을 자세히 분석할 수 있는 분광계도 탑재되었다. 2.4~45 마이크로미터 파장으로 우주의 화학 성분, 밀도 및 온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준 분광계인 단파 분광계(SWS)와 45~196.8 마이크로미터의 장파장을 이용하여 훨씬 더 차가운 물체를 관측한 장파 분광계(LWS)는 주로 별들 사이의 차가운 먼지 구름을 관측하였다.

4개의 관측기기는 망원경의 주경 바로 뒤에 원형으로 배열되어 장착되었으며 최소 한 개의 기기가 기본 작동한 상태로 관측이 진행되었다.

ISO가 남긴  과학적인 결과들

ISO의 관측은 정말 엄청났다. ISO는 평균적으로 하루 동안 45번의 관측을 수행하였다. 대략 3년간 성공적으로 우주를 관측했던 ISO는 지구를 900회 이상 돌았으며 이를 통하여 총 26,000회 이상의 성공적인 과학적 관찰을 수행하였다. ISO가 남긴 방대한 양의 과학 데이터는 1998년부터 대중과 커뮤니티에 공개되었으며 2006년까지 기본적인 분석이 계속되었다.

ISO는 첫 번째로 주로 별 형성 지역이나 수명이 다한 별 주변 그리고 은하 중심 부근에서 수증기의 존재를 감지했다. 또한, 태양계 및 오리온성운의 행성 대기에서도 수증기의 존재를 감지했다.

ISO망원경은 오리온성운의 행성 대기에서 수증기의 존재를 감지하였다. © ISO/ESA

또한 네덜란드의 과학자들을 중심으로 늙고 죽어가는 별 주변에서 행성 형성이 감지되었는데, 이는 그동안 젊은 별 주위에서만 행성 형성이 가능하다는 이론을 뒤집는 관측이었다.

늙고 죽어가는 별 주변에서 행성 형성이 감지되었다. © Waters et al. 1998

ISO는 불화수소(Hydrogen fluoride)를 성간 가스 구름에서 처음으로 감지한 망원경이며 LWS 장비를 통하여 항성 형성의 초기 단계인 pre-stellar core L1689B를 처음으로 발견한 미션이다LWS 장비를 이용하여 적외선을 방출하는 매우 차가운 탄화수소로 이루어진 거대한 구름도 발견했으며 이는 우주 전체의 에너지 균형에 영향을 미치는 일종의 은하 냉장고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화수소(Hydrogen fluoride)를 성간 가스 구름에서 발견하였다. © Neufeld et al. 1997

또한 많은 천문학자들이 예측했던 대로 은하 사이의 빈 공간에서 대량의 우주 먼지를 발견해냈다.

마지막으로 ISO는 행성 형성의 첫 번째 단계로 간주되는 별 주위의 물질로 구성된 디스크와 같은 여러 원시행성 원반을 관측하면서 원시 행성계 원반 천문학의 장을 연 장본인이었으며 나이 든 별을 둘러쌓고 있으며 주로 먼지로 구성된 여러 먼지 원반도 활발하게 관측하였다.

별 주위의 먼지 원반은 항성 빛을 흡수하여 장파장에서 방출하기에 장파장 부분에서 항성보다 더 빛나게 된다. ISO는 이를 통한 관측으로 여러 먼지 원반을 발견하였다. © Dominik et al. 1998
김민재 칼럼니스트
minjae.gaspar.kim@gmail.com
저작권자 2021-09-1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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