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유럽의 과학기술정책 및 최근 동향 (3)

[세계는 지금] 영국(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 그리고 아일랜드

과거 과학 초강대국의 명성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20세기까지 영국은 두말할 것 없이 과학 초강대국이었다. 영국이 세계 과학계에서 중심이 된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를 들 수 있겠지만, 뉴턴, 톰슨, 다윈 등의 거물들이 오랫동안 쌓아 올린 공든 탑과 18세기부터 성공적으로 진행해온 1차, 2차, 그리고 3차 산업혁명을 들 수 있다.

20세기에 들어서도 크릭, 힉스, 호킹 등으로 대표되는 현대 과학자들의 눈부신 활약들은 영국을 과학 분야에서 막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이끌었다. 또한, 과학의 언어가 영어라는 점은 모든 최신 정보가 영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연이은 전쟁으로 인해서 유명 학회에서는 독일어를 다루지 않게 되었고 대신 영어를 사용하게 되었다. 사진은 1927년 10월에 벨기에에서 열린 제5차 솔베이 국제회의 © Benjamin Couprie

영국은 노벨상 수상자 숫자만 해도 100명이 넘어가는 기초과학 초강대국이다. 하지만, 21세기에 들어서 이러한 아성에 살짝 금이 가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럽에서는 독일 프랑스 등의 경제 대국들이 과학 기술에 대한 투자를 공격적으로 증가시키고 있으며, 아시아에서는 일본과 중국 등이 엄청난 연구개발 예산과 인력 투입을 중심으로 과학 기술 역량을 폭발적으로 증가시키고 있다.

또한, 영국은 47년 동안이나 협력관계를 유지해오던 유럽연합을 탈퇴하면서 여러 협력관계가 중지되는 위험에 처했으며 이에 따른 과학 기술 자금 예산 문제도 큰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브렉시트 이후에 기존과 같은 영국-유럽연합 간의 자유로운 이동은 불가능해졌으며(무비자 90일 체류만 가능), 유럽의 인재들은 영국으로의 이민을 꺼리고 있는 실정이다.

예전의 영광을 되찾으려 노력하는 영국

이에 영국은 영국-유럽연합 간 과학기술협력을 증가시키는 것이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하며 유럽연합과의 새로운 과학기술협력 조약을 맺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서 영국은 호라이즌 2000(Horizon 2000) 유럽 프로그램에 연간 20억 유로 투자를 약속하며, 영국 연구자들의 프로그램 참여를 독려시키고 있다. 또한 호라이즌 2020 내 준회원국 지위를 누렸던 스위스, 노르웨이 및 기타 비EU 국가들과 동일한 권리 보장을 약속받았다.

준회원국들은 유럽 연합 회원이 아니지만 매우 활발한 유럽 프로젝트 참여를 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서, 스위스는 유럽연합 회원국인 이탈리아나 스페인보다도 더 많은 유럽 연합 프로젝트에 참가하고 있다. 또한 유럽 유수 인재들의 영국 초청 등을 통한 국가 간 교류 증대를 증가시키고 있으며, 국경과 장벽을 통한 불확실성을 극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영국의 4차 산업혁명 –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을 중심으로

영국은 예전부터 건재하던 금융산업을 중심으로 다시 한번 세계의 중심지가 되기 위한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영국을 구성하고 있는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의 다양한 정부 조직과 기관은 선진화된 정책 마련을 통한 기술적 혁신을 도모하고 있다. 2014년 이미 영국 정부는 G8 국가 중 영국을 가장 디지털화된 나라로 성장시킬 것을 선언한바 있다.

영국은 4차 산업혁명에서 선두주자가 되기 위해서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을 기반으로 모든 환경에 무선 통신이 가능한 기술 접목을 약속했다. 이를 통하여 생산력 증대를 이끌고 국민들의 건강을 향상시키며 보다 효율적인 교통수단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한 에너지 수요를 감소시키는 것을 물론이며 최종적으로 스마트 홈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 it-daily

영국은 먼저 정부 기관들이 활발하게 참여하여 사물인터넷구현을 위해서 선행되어야 할 주요 과제들을 선정했다. 예를 들어서, 통신 연결 및 연속성을 최대화시킬 수 있도록 강력한 협력을 바탕으로 사이버 범죄와 국가안보위협으로부터 안전을 제공할 수 있는 표준화를 수행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에너지효율 관련 표준화 기술 및 데이터 보안에 관한 법적 체제 마련은 옵션이 아닌 필수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 기술 및 연구 분야의 활성화를 위하여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 양성을 바탕으로 보다 유연하고 균형적인 사물인터넷 모델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 it-daily

사물인터넷기술은 이미 영국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예를 들어서, 뉴캐슬(Newcastle)시에는 고성능 컴퓨팅, 데이터 수집, 분석 및 개방형 데이터 등이 이용되고 있는 자율주행 스마트 도로, 사물인터넷 기반 교통신호등 및 표지판 등이 성공적으로 시현되고 있다. 밀톤 킨즈(Milton Keynes)시에서는 신호등이 바뀔 때 즈음에 운전자에게 언제 속도 조절할지 보여주는 신호등과 주차 센서 등을 운영하고 있다. 사물인터넷기술은 영국의 에너지 분야도 크게 바꾸어 놓았다. 예를 들어서 사물인터넷기술은 전통적인 유럽의 중앙 집권식 제반 시설에서 분산형 에너지 생산 그리드로 탈바꿈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2025년에는 모든 아날로그형 에너지 기술이 디지털로 변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영국은 2015년부터 무인자동차, 인공지능 연구 등도 매우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영국은 2017년 공학·물리과학 연구위원회(Engineering and Physical Sciences Research Council)에서 관리하는 산업전략 챌린지 기금(Industry Strategy Challenge Fund)을 출범시킨 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이들은 주로 전기 무인자동차, 항공우주 재료 및 위성 산업 등에서의 인공지능(AI) 연구 등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또한, 성공적인 국민 건강 모니터링 시스템 개발에도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영국의 공학·물리과학 연구위원회© Engineering and Physical Sciences Research Council

정부의 강력한 과학 정책 – 최첨단 연구와 개발을 식별하고 개발할 과학기술전략 사무소 신설

영국은 최근 과학 분야 연구의 폭발적인 증액을 추진하며 영국의 과학역량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자원이 무엇인지 식별하는 과학기술전략 사무소도 신설했다. 각 분야 전문가들이 자문을 맡고 있는 위 기관은 ‘과학기술이 정책 결정의 핵심’이 될 것이라는 모토 아래 최첨단 연구와 기술을 개발하는 데 집중할 전망이다.

영국의 총리 보리스 존슨은 2021년 6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서 ‘위대한 해방자’인 과학을 통해서 현재 영국에 닥친 위기를 해결하고 싶다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국가를 중심으로 과학에 더 많은 투자를 진행하며 그 공공 투자가 민간 투자 바람을 일으키는 물결로 바뀌길 기대하고 있다고 밝힌 존슨 총리는 코로나 19 백신 개발의 성공을 다른 분야의 성공에도 적용하고 싶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영국은 ‘탄소 배출량 제로에 도달하는 기술’을 개발할 것을 명시하며, 암 치료 분야 등에서도 선두주자가 될 것임을 밝힌 바 있다.

아일랜드의 눈부신 발전

과거 영국의 식민지였던 아일랜드는 현재 영국보다 더 높은 경제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2021년 IMF의 자료에 따르면 아일랜드의 국가별 1인당 명목 GDP는 102,394 달러로 전 세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 순위 21위인 영국보다 무려 두 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아일랜드는 우리나라와 공통점이 많다. 아일랜드 역시 우리나라처럼 과거 개발도상국이었지만 현재는 다른 나라를 지원해주고 있는 나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나라가 IMF 위기를 수년 만에 탈출할 것처럼, 과거 2000년 후반 세계를 덮친 금융위기에 아일랜드 역시 불과 3년 만에 위기를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준 저력이 있다.

생명 과학 산업에 두각을 보이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 아일랜드

아일랜드의 과학은 주로 제약산업을 중심으로, 생명 과학 분야 산업에서 큰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2011년 신설된 아일랜드 국립 바이오 공정 교육연구소(NIBRT: National Institute for Bioprocessing Research and Training)는 기초과학을 중심으로 다양한 응용 연구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작은 아일랜드에 제약 관련 기업이 100여 개에 달하고 있다. 이들이 눈부신 발전을 보인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외국인들은 주로 ‘기업을 경영하기 좋은 환경’을 꼽는다.

아일랜드 국립 바이오 공정 교육연구소 © National Institute for Bioprocessing Research and Training

아일랜드는 생명과학의 선두주자가 되겠다는 목표 하나로 정부에서 꾸준한 지원과 한결같은 경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중심으로 기업이 기업활동을 하는 데에 자유를 보장하며 장기적인 투자와 목표가 이루어지고 있다. 아일랜드는 특히 기업들이 투자를 약속할 경우 정부에서 전담 공무원까지 배치하여 1대1 대응 방식으로 적극적인 지원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이에 아일랜드 기업들뿐 아니라 제약 및 바이오 부분을 이끌고 있는 해외 유수 기업들마저 아일랜드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이처럼 아일랜드 정부는 자국 산업 육성을 위하여 정부의 지나친 간섭을 줄이며 지원을 대폭 늘리는 선진적인 방법으로 생명 과학 발전을 꾸준히 발전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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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댓글 (5)

  • 강우혁 2022년 March 18일5:40 pm

    기사 잘 읽고 갑니다^^ 앞으로 영국이 IoT 기술을 통해 어떻게 디지털화를 해나갈지 지켜보는 맛이 있겠네요. 다만 개인적으로 IoT 기술을 도입했을 때 편리성 및 효율의 증가 또한 있겠지만 데이터의 누적을 통한 빅데이터 형성의 의미가 더 클 것이라 생각하는데 기사에 ‘데이터 보안을 옵션이 아닌 필수사항으로 규정’한다고 나와있어 궁금증이 듭니다. 데이터 보안을 필수로 규정한다는 것이 IoT 기술로 인해 생성되는 데이터를 수집하지 못하게 한다는 것인가요? 아니라면 어떤 의미에서의 데이터 보안을 말하는 걸까요? 또, 요즘 정부의 간섭을 줄이고 지원을 늘리는 방향의 정부 정책이 많이 시행되고 있는 것 같은데 정부의 간섭을 줄인다는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정부의 간섭이 문제가 되었던 사례가 있나요? 항상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 김민재 2022년 March 18일8:02 pm

      안녕하세요 우혁님, 먼저 기사에 대한 관심과 댓글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기사를 축약하던 중 다소 오해할만한 수정 사항이 발생한 것 같습니다. ‘데이터 보안을 옵션이 아닌 필수사항으로 규정’이라는 의미는 데이터 보안에 관한 어떤 규제라도 반드시 법적으로 지정해야한다는 의미였습니다. 예를 들면, 유럽 연합 일반 데이터 보호 규칙(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 GDPR)과 같이 유럽연합이나 유럽경제지역(EEA)에 속해있는 모든 구성원들은 (외국인 포함) 사생활 보호와 개인정보들을 보호받아야 한다는 규제를 들 수 있는데 이러한 법적인 제재와 보호가 반드시 ‘필수 사항’으로 지정되어야 한다는 의미와 같습니다. 즉, 보호나 제재의 정도는 상황에 따라서 달라지지만, 이를 법적으로 규제함이 필수라는 의미 입니다. 기사의 전달 명료성을 위하여 약간 수정하겠습니다. 피드백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김민재 2022년 March 18일8:11 pm

      두번째 질문에 관해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을 드리자면 아일랜드의 경우 두가지 방법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먼저 정부차원에서는 해외 선진 인력들에 대한 나라의 개방과 일자리 창출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공무원 임금 및 연금 삭감 등으로 긴축재정을 감행하고 있습니다. 두번째로 기업들에 세제 혜택을 주는 등 실효성 있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2018년 기준으로 아일랜드의 법인세율은 12.5%로 유럽에서도 최하 수준입니다 (프랑스: 33.3%, 독일: 30.0%, 이탈리아: 24.0%, 영국: 19.0% 등). 최근 미국, 일본 등 주요국들도 법인세를 경쟁적으로 인하하고 있는 상황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위 효과는 단기간 일수도 있지만 확실히 좋아 보입니다. 아일랜드는 인구가 겨우 450만명 밖에 되지 않는데 글로벌 기업의 숫자는 1000 개를 훌쩍 넘기고 있습니다. 또한 애플, 구글, 페이스북, MS, 화이자 등 최상위 글로벌 기업들은 아예 아일랜드에 유럽 본사를 두고 있습니다. 이는 유럽에서 법인세가 가장 낮은 상황이 아니라면 가능하지 않았던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 강우혁 2022년 March 18일10:26 pm

        저번 기사를 읽고 댓글을 달았을 때 답글을 달아주셔서 혹시 질문을 해도 답글을 달아주실까 해서 댓글을 남겨보았는데 질문에 답변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주로 기사 내용에 궁금한 점이 있어도 소통이 쉽지 않아 그냥 넘기는 경우가 많았는데 김민재 리포터님의 기사를 읽을 때만큼은 앞으로도 질문을 남길 수 있을 것 같아 너무 좋습니다. 댓글을 확인하고 매번 답글을 다는 일이 쉽지 않은데 이렇게 소통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현재 사이언스 타임스를 메일로 구독하고 있는 중인데 대부분이 김민재 리포터님의 기사들이더군요. 유익하고 질 좋은 기사들 많이 써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 김민재 2022년 March 19일6:31 am

          안녕하세요 우혁님, 저희는 독자분들께서 기사에 관심을 가져주시는것만해도 감사한데 피드백과 질문을 주시면 위 일에 큰 보람을 느낍니다. 매번 자주 체크하려고 노력하는데 혹시라도 댓글이 달리지 않는다면 이메일로 연락 부탁드립니다. 최대한 빨리 응답하도록 하겠습니다^^ 우혁님께서도 좋은 하루 그리고 주말 보내시기 바라며 다른 두 리포터님들 (김미경 리포터님과 정수빈 리포터님) 기사도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더 좋은 양질의 기사로 보답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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