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현 독일항공우주센터 위성 레이더 연구원
최근 많은 사람들이 이례적으로 뜨거운 겨울과 다양한 이상 기후 현상에 놀라워하고 있다. 이제는 피부로도 느끼게 된 기후변화 문제를 더 이상 방관할 수 없게 되었다. 기후 변화의 가장 큰 요인은 이산화탄소와 같은 온실가스 배출량의 증가다. 기후변화 속도를 완화시키기 위해서는 앞으로 발생할 탄소배출 자체를 감소시키려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이미 대기 중에 배출된 탄소를 지상으로 고정시키려는 노력도 못지않게 중요하다.
탄소 고정에는 어떤 방법이 있을까? 수많은 기후전문가로 구성된 IPCC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에서 출간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가 방출하는 탄소의 24~30% 정도를 산림이 흡수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기에 산림 훼손은 탄소를 배출할 뿐만 아니라 탄소의 고정을 방해하므로 기후변화 가속의 원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후변화 문제 해결을 위하여 산림을 관측하고 분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 되어가고 있다.
한국은 산에 대한 접근성이 좋기에 산림을 관측하고 분석하는 일이 얼마나 쉽지 않은지 감을 잡기 어렵다. 그러나 실제로 사람이 직접 드넓은 산림을 관찰하는 것은 까다로운 일이다. 가장 큰 문제는 그 규모다. 산림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산림을 이루고 있는 나무의 상태를 측정해야 하는데, 사람이 직접 하나하나의 나무의 상태를 측정하는 것은 너무나 많은 노동력이 소비된다.
뿐만 아니라 나무를 아래에서 위로 바라봐서 얻는 정보는 제한적이다. 예컨대 숲 속에서 사람이 직접 나무의 높이를 정확히 측정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다행히 발전하고 있는 원격탐사 기술은 높은 고도에서 광범위하게 여러 정보를 획득하기에 산림관측에 편의성을 제공해주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높은 고도에서 운용되는 위성 관측 기술은 특히나 유용하다고 할 수 있다.
산림을 관측하는 위성은 크게 수동형 센서와 능동형 센서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수동형 센서는 스스로 전자기파를 생성하지 않고 태양빛에 반사된 전자기파를 전기적인 신호로 출력한다. 대표적인 형태가 사진기다. 장점으로는 센서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데이터 해석이 용이하며 에너지가 적게 사용된다. 그러나 광원이 없는 밤에는 데이터를 얻기 어렵다.
능동형 센서는 직접 외부 전원에서 출력된 전자기파를 송신하여 지구 표면에서 산란된 신호를 다시 측정한다. 그렇기 때문에 광원이 없는 밤에도 능동적으로 정보를 얻을 수 있으나 센서의 가격이 비싸고 정보 해석에 추가적인 과정이 필요해 어렵다. 각 위성의 장점을 잘 융합하여 산림의 면적, 나무의 높이, 나무의 종류 등을 추정하는 연구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수동형 센서 위성인, 위성 광학 사진을 통해서 산림의 면적을 추정하고 능동형 센서 위성인, 위성 레이더와 위성 라이다 정보를 통해서 나무의 높이를 추정하면 산림의 3차원 정보를 획득할 수 있다. 이 3차원 정보를 재해석하면 산림의 탄소 저장량을 파악할 수 있다.
특히, 탄소 저장량과 광합성 양 정보는 앞으로 기후변화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예측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선진국에서는 이 지표에 주목하고 있다. 탄소 저장량과 광합성 양은 현재 지구표면에 산림 형태로 저장된 이산화탄소양과 산림이 이산화탄소를 저장하는 속도를 알려주기 때문이다.
지난 20년간 관측 위성에서부터 전해진 자료들을 보면 실로 놀랍다. 아마존 열대우림에서는 매년 수백 km 단위의 벌목이 이루어지고 있었고 호주에서 2019~2022년 동안 산불로 사라진 산림이 한반도 면적의 85% 육박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최근에는 대단위의 산림 파괴 외에도 산림 파편화에 의한 일어나는 산림 생태계 파괴와 탄소 방출이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과 같이 토지 이용률이 높은 곳에서는 산림이 점차 작고 복잡해지고 고립된 형태의 조각으로 쪼개지는 과정인 산림 파편화가 빈번하게 일어나기 때문에 산림을 고해상도로 관측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산림관측만을 위한 위성센서인 GEDI 미션을 운용하고 있고, 유럽에서는 2024년부터 BIOMASS 레이더 위성을 통해서 산림정보를 획득할 예정이다. 이미 각국의 수많은 위성이 기후변화 연구를 위하여 투자되었고 운용되어 오고 있다. 한국도 오랫동안 수동형 센서와 능동형 센서를 탑재한 다목적실용위성에 (KOMPSAT) 투자하고 운용하고 있으나, 산림 정보에 특화되어 있지는 못한 상황이다.
한국이 선진국 반열에 오른 지금, 적극적인 기후변화 연구를 위한 위성기술 투자와 위성 정보를 기반으로 하는 정책을 세울 때가 아닐까.
최창현 독일항공우주센터 위성 레이더 연구원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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