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직면한 산호초, 인공증식으로 살린다

백색화 피해 산호초 복구의 동력으로 기대

지난 5일,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국내 최초로 인공 증식에 성공한 해양보호생물 밤수지맨드라미 폴립* 300개를 제주도 서귀포 연안에 방류했다고 밝혔다.
* 폴립은 산호의 가장 작은 단위로, 여러 개의 폴립이 모여 산호의 군체를 이룬다.

밤수지맨드라미는 최근 서식지가 북쪽으로 상승하며 군란의 크기가 줄어드는 등 서식이 현저하게 감소하여 보전관리가 필요한 종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해양수산부는 2016년부터 밤수지맨드라미를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하여 보호·관리해 왔다. 지난해에는 국립해양생물자원관과 우석대학교 연구팀이 밤수지맨드라미 인공증식 기술개발에 성공하여 보호종 산호류 복원에 첫발을 내디뎠다. 방류 후 1년간 정밀 모니터링을 통해 방류사업의 실제 효용성을 검증할 예정이다.

이번 산호초 인공증식 성공으로 심각한 백색화 피해를 입고 있는 산호초 복구의 동력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지난 5일에 국내 최초로 인공 증식에 성공한 밤수지맨드라미를 제주 연안에 방류했다. Ⓒnie.re.kr

 

산호가 사라져가고 있다?

산호는 ‘바다의 꽃’이라 불린다. 사람이 보기에도 꽃처럼 아름답지만, 사실 산호는 해양생물의 서식처 및 먹이원으로서 해양 생태계를 안정화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또한, 종 다양성과 유전적 다양성이 매우 높아 생리활성물질 개발을 위한 잠재적인 보고로서 주목받고 있다. 그런데 이 산호초가 기후변화로 해수 온도가 높아지면서 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세계산호초감시네트워크(WCRSN)는 2021년 보고서를 통해 지난 10년 동안 서울 면적의 약 20배에 달하는 산호초가 사라졌다고 밝혔다.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 것은 해수 온도의 상승. 영국, 미국, 호주 공동 연구팀은 2030년경 해수 온도가 1.5℃ 상승한다는 기후 예측에 적용하면, 약 10년 이내에 전 세계 바다에서 산호가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실제로 산호초가 질병과 같은 스트레스 물질에 취약해지는 백화현상이 심각한 수준이다. 백화현상은 해수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여 산호에 영양을 공급하는 미세조류가 사라지면서 표면이 하얗게 죽어가는 것을 말한다. 점차 산호의 골격이 깎이며 결국 폐사하게 된다. 이미 1998년에 역사상 가장 대규모의 백화현상이 일어나 전 세계 산호초의 16%가 죽었으며, 세계 해양과학자들은 이 현상이 지속된다면 결국 해양생태계에 악영향을 줄 것을 우려한다.

이와 관련하여 미국의 국립해양대기청(NOAA, National Oceanographic and Atmospheric Administration)은 2015년에 “전 세계적인 백색화 현상”을 선언한 바 있다. 하지만 해가 갈수록 상황은 더욱 나빠지는 추세다. 올해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해양공원청의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최대 산호초 지대인 호주의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의 산호초 90% 이상이 백화현상으로 피해를 봤다고 발표했다.

해수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여 산호에 영양을 공급하는 미세조류가 사라지면서 표면이 하얗게 죽어가는 백화현상이 심각하다. Ⓒnpr.org

 

백색화 피해 산호초 복구의 동력으로 기대

산호초를 살리는 근본적인 방법은 환경보호와 기후온난화에 대응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세계 곳곳에서 폭발하듯 나타나는 기후변화의 결과들에 대한 각각의 복구 동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심각한 백색화 피해를 입고 점차 죽어가는 산호초에 집중한, 보다 구체적인 방안이 필요한 이유다.

이번 밤수지맨드라미의 인공증식 성공은 고무적이다. 특히 “유성생식을 이용한 이번 복원은 산호가 환경변화에 잘 적응하고 유전적 다양성을 훼손하지 않는 방법”이라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밤수지맨드라미의 난자와 정자를 실험실에서 인공적으로 수정하여 유생을 확보하고, 최적의 사육조건을 제공하여 2개의 폴립 단계까지 키워 이번에 방류했다. 또한, 점토를 구워 부착기질을 개발하고, 산호가 선호하는 미생물을 도포해 산호 유생이 부착하는 비율을 높이는 등 방류 후 해양 환경에 적응하고 증식하기 좋은 환경 조성에 노력을 기울였다.

이처럼 산호초 생식을 통한 복원 방법 외에도 바이오 기술, 로봇 기술 등도 산호초 복구에 힘을 보태는 분위기다.

산호초 복구와 해양 생태계 보전에 큰 관심이 필요하다. Ⓒ게티이미지뱅크

호주 퀸즐랜드공과대학(QUT) 연구팀이 개발한 해양 로봇 ‘라발봇(LarvalBot)’은 산호 유충 보관소의 역할을 수행한다. 라발봇은 산호 유충이 정착할 준비가 될 때까지 산호알을 포획했다가 약 일주일 후 암초 지역에 분사함으로써 산호 폴립으로 성장할 수 있게 돕는다. 로봇 한 대당 약 20만~120만 마리의 유충을 운반하여 산호 유생의 증식 확률을 높인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산호초 복원 로봇의 ‘형’ 격인 레인저봇(RangerBot)이 산호초를 파괴하는 악마불가사리를 퇴치하고, 라발봇이 임무에 성공하면 산호초 복원에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또한 산호의 회복 탄력성을 높이는 일종의 영양제 개발도 활발하다. 지난해에는 브라질과 사우디아라비아 공동 연구팀이 산호의 폐사를 방지하는 데 유익한 프로바이오틱스를 개발해 사이언스 어드밴스즈(Science Advances)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프로바이오틱스가 산호의 열 스트레스를 상쇄하는 역할을 해 산호의 안정성을 높였고, 그 결과 생존 확률이 40% 이상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생태계도 자정 노력에 분주한 것으로 보인다. 파랑비늘돌돔은 산호초가 죽어 황폐화한 자리에 서식하는 미생물을 잡아먹으면서 산호가 스스로 복원할 기회를 준다는 연구결과도 흥미롭다. 호주 해양과학연구소 브렛 테일러 박사는 산호초와 미생물, 생물의 연결고리가 생태계를 복원하는 놀라운 현상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으며, 이것은 결과 이전에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이 크다.

면적 1㎡당 1천500~3천700g가량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며 지구의 환경에 도움을 주는 산호초 생태계 보전에 큰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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