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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래 객원기자
2019-08-06

'원양 어업'이 아니라 '원양 양식(養殖)'? 노르웨이 원격 양식장 개발… 중국은 최대 규모 제작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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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어떻게 양식(養殖)을 하게 됐을까. 광어나 미역 같은 수산자원들을 인공적으로 기르고 번식시키는 일을 사람이 하게 된 이유는 인구가 증가하기 시작하면서 먹을거리가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사람의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반면에 수산자원은 한정적으로 잡히게 되면서 ‘필요할 때마다 잡았던 기존의 어업 방식’이 ‘언제 어디서나 공급이 가능한 기르는 어업 방식’으로 변화하기 시작한 것.

노르웨이의 세계 최대 연어양식 기업이 추진 중인 원격 원양 양식장의 상상도 ⓒ Norway Royal Salmon
노르웨이의 세계 최대 연어양식 기업이 추진 중인 원격 원양 양식장의 상상도 ⓒ Norway Royal Salmon

이처럼 양식은 오랜 세월 동안 사람의 먹거리를 위해 발전해 왔지만, 여러 가지 문제들로 인해 요즘 들어서는 한계를 보이고 있는 중이다. 우선은 대부분의 양식장이 육지와 인접해 있다 보니 적조나 전염병 등에 취약해지면서 유지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또한 막대한 에너지 비용과 수질 오염 발생은 양식장이 안고 있는 또 다른 문제다. 수질 유지를 위해 지속적으로 산소를 공급해야 하므로 전력비가 만만치 않게 소요되고, 협소한 공간에서 많은 어족 자원들을 키우다 보니 오염 물질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최근 들어서는 이 같은 문제를 보다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방법들을 찾고 있는데, 특히 수질을 신선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먼바다에서 어족 자원을 키우는 ‘원격 원양 양식장(remote-controlled open sea fish pen)’이 새로운 양식 방법으로 주목을 끌고 있다. (관련 기사 링크)

원격 원양 양식으로 대규모 연어 양식 추진

양식 어종으로는 국내의 경우 광어가 제일 유명하지만, 해외에서는 연어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노르웨이의 경우는 양식을 통해 전 세계 연어 수요량의 일정 비율을 차지할 정도로 연어 수출 대국으로 통한다.

노르웨이가 이처럼 연어 양식을 많이 하게 된 데에는 연어가 살기에 적합한 천혜의 환경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낮은 온도와 먹이로 풍부한 바다 덕분에 노르웨이 양식업자들은 3500여 개의 양식장에서 4억 마리의 연어를 키우고 있다.

하지만 노르웨이 역시 양식장이 증가할수록 국내에서 광어 양식을 하며 나타난 현상들과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다. 연근해에서 대규모 양식을 하다 보니, 기생충으로 폐사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고 그에 따라 환경 문제도 발생하고 있기 때문.

특히 매년 양식 중인 연어의 15% 정도가 씨라이스(sea lice) 기생충에 의해 폐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씨라이스는 주로 양식하는 수산물에 기생하며 성장을 저해하는 기생충으로서 이를 퇴치하기 위한 비용으로 전 세계에서 약 10억 달러가 투입되고 있다.

지름 80m에 깊이가 40m인 연어 양식장은 깊은 수심에서 양식이 가능하다 ⓒ ABB
지름 80m에 깊이가 40m인 연어 양식장은 깊은 수심에서 양식이 가능하다 ⓒ ABB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AOF(Arctic Offshore Farming)사가 개발 중인 원격 원양 양식장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AOF사가 개발 중인 원격 원양 양식장은 말 그대로 먼바다에 설치한 양식장으로서 사람 없이 무인으로 연어를 키울 수 있다. 물론 완전한 원격 시스템이라기보다는 직원들이 양식장을 종종 방문하여 장비도 수리하고 연어도 수확하는 상호 보완적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지름 80m에 깊이가 40m인 양식장은 해안에서 멀리 떨어진 먼바다에서 연어를 키우는 만큼, 주로 10m 이상의 깊은 수심에서 양식하는 것이 특징이다. 먼바다의 깊은 수심은 특히 수온이 낮아서 온도를 맞추기 위해 사용해야 하는 에너지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는 것이 AOF사 측의 설명이다.

물론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먼바다라면 특히 자주 발생하는 높은 파도와 폭풍으로 인해 양식장이 파손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만약 양식장이 파손되어 기르던 연어가 모두 도망가게 되면 그 피해는 연안 양식장에서 일어나는 피해의 수십 배에 달할 수도 있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AOF사의 운영책임자인 ‘클라우스 하틀레브레케(Klaus Hatlebrekke)’ COO는 “내부 그물망을 거의 찢어지지 않는 소재인 탄소섬유로 제작하는 등의 준비를 해나가고 있다”라고 전하며 “어려움은 있겠지만 원격 원양 양식장은 증가하고 있는 수산물 수요와 환경 오염에 대비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세계 최대 원격 원양 양식장 제작 중인 중국

노르웨이의 양식 관련 기업들이 연어라는 어종을 중심으로 원격 원양 양식에 도전하고 있다면, 하드웨어 제작을 통해 이들을 돕고 있는 곳은 중국의 엔지니어링 업체들이다.

중국의 엔지니어링 업체들은 양식장을 첨단 플랫폼으로 제작하는 방법을 통해 블루오션의 하나로 여겨지고 있는 원격 원양 양식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중국의 선박중공그룹(CSIC) 계열사가 제작 중인 스마트 양식장은 반잠수식으로 이루어진 해상 플랫폼이다. 노르웨이의 한 양식 기업이 발주한 이 양식장은 수년간의 설계와 제작을 거쳐 최근까지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세계 최대 원격 스마트 양식장의 구조 및 원리  ⓒ Kongsberg.org
세계 최대 원격 스마트 양식장의 구조 및 원리 ⓒ Kongsberg.org

스마트 양식장은 직경과 높이가 각각 110m와 70m에 달하고, 중량이 무려 7700톤에 달하는 거대한 구조물이다. 모든 운영과 관리 시스템이 자동화되어 있기 때문에 사람이 상주하지 않아도 물고기를 키우는 데 별다른 문제점이 없도록 설계됐다.

태풍에도 견딜 수 있는 구조와 한 번에 150만 마리의 물고기를 양식할 수 있는 크기로 인해 상용화를 앞둔 세계 최대의 원격 원양 양식장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19-08-0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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