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 고래 이동 경로 밝힌 ‘새뼈집’

고래목 분류하는 결정적 기준으로 작용

고래는 지구 역사상 가장 거대한 해양 포유류 중 하나다. 고래는 과거 육지에서 서식했던 포유동물이나, 소나 하마와 같은 발굽을 가진 포유류와도 분류학적으로 매우 가까운 관계로 알려진다.

원시 고래의 ‘새뼈집’은 원시 고래가 육지 포유류와 분류학적 연관성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증거다. 이는 고래목을 분류하는 기준으로 자리 잡았고, 이후 고래의 해양 진출 방향과 진화 과정을 유추하는 데에도 영향을 미쳤다.

고래의 새뼈집, 육상 포유류와 연관성 밝히는데 기여

고래가 육상 포유류 관련이 있다는 연구는 1966년 최초로 나왔다. 시카고 대학교의 진화생물학 교수였던 레인 반 발렌(Leigh van Valen)은 멸종한 육식성 포유류 ‘메소니키드’가 원시 고래와 유사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발렌은 메소니키드가 원시 고래와 비슷한 삼각형 형태의 어금니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증거로, 고래가 ‘발굽을 지닌’ 생물에서 진화했을 가능성을 처음으로 제시했다. 이후 좀 더 직접적인 증거로 제시된 화석은 1971년 인도에서 보고된 ‘인도히우스 인디라에’(Indohyus indirae)라는 생물이다.

인도히우스(좌)와 너구리(우)의 머리뼈. 이 두 생물은 생긴 모습은 매우 비슷하나 분류학적인 거리는 꽤 멀다.wikimedia

인도히우스는 5000만 년 전에 살았던 4족 포유류로, 크기와 생김새는 너구리와 비슷하다. 연구진은 ‘고실뼈’를 근거로 인도히우스를 유력한 고래의 원시 조상으로 판단했다. 귀 내부를 구성하는 뼈 중 하나인 고실뼈의 가장자리에는 ‘새뼈집’이라는 두꺼운 벽이 있는데, 이는 고래에게서 찾을 수 있는 중요한 특징이다.

1981년에는 보다 가까운 고래의 조상인 ‘파키케투스 이나쿠스’(Pakicetus inachus)가 파키스탄에서 발견되었다. 파키케투스 이나쿠스는 약 5300만 년 전 서식했던 4개의 다리를 지닌 포유동물이다. 생김새는 늑대와 비슷하지만, 수상생활을 겸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파키케투스 화석은 눈이 머리 위에 위치하고, 매우 조밀한 골밀도를 지니고 있는데, 이는 수상생물에게서 나타나는 특징이다. 결정적으로, 파키케투스 역시 인도히우스처럼 귀의 고실뼈 내 새뼈집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원시 고래로 판단하게 되었다.

이후 1999년 일본에서 수행된 포유류의 분류군을 정리하는 연구에서 고래를 육상 포유류와 같은 우제류로 분류했다, 현재는 우제류의 한 분류군인 고래목(고래 특유의 새뼈집이 결정적인 기준이 됨)으로 분류되었다.

다리가 변형되고 서아시아를 떠나다

고래의 새뼈집은 고래목으로 판단하는 증거가 되면서 이후에 발견된 원시 고래 화석들도 새뼈집을 기준으로 분류할 수 있었다.

앞서 살펴본 서아시아에서 발견된 원시 고래인 인도히우스와 파키케투스는 가장 오래된 원시 고래에 속하는 편으로 4개의 다리를 가지고 있었다. 이후 1994년 발견된 고래의 조상 암불로케투스 나탄스(Ambulocetus natans)는 인도히우스나 파키케투스와는 달리 좀 더 수생생물에 가까운 모습을 하고 있다. 암불로케투스는 4600만 년 전 파키스탄에서 살았던 원시 고래로 주둥이가 길쭉하고 눈이 얼굴의 양옆에 달려있었고, 새뼈집을 가지고 있었다.

암불로케투스. 수생생활에 완벽히 적응한 체형을 지니고 있다.wikimedia

발에 물갈퀴를 가졌을 것으로 보이는 특징적인 흔적이 있으며, 척추는 매우 유연하여서 현대 고래와 유사하게 유영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일본 나고야 대학교가 암불로케투스의 늑골을 토대로 진행한 연구에서는 이들이 땅에서 걷지는 못하고 온전히 물속에서만 생활을 했다는 결과를 내기도 했다. 파키스탄 인도 등 서아시아에서 주로 서식했던 원시 고래는 진화를 거듭하며, 4000만 년 전에서 3000만 년 전 사이에 아프리카-남미로 퍼져나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페레고케투스의 모습. 페레고케투스는 원시 고래가 중동을 떠나 전 세계로 퍼져나갔음을 보여준다.businessinsider

서아프리카와 남미에서 발견된 원시 고래

최근 페루와 서아프리카에서 발견된 원시 고래 화석은 서아시아 원시 고래보다 비교적 진화된 형태로 발견되고 있다.

2011년에는 남아메리카 페루에서 2800만 년 전에 원시 고래 프로토케투스과로 추정되는 고래의 화석 일부가 보고되었다. 프로토케투스는 여전히 발가락을 가지고는 있었지만, 유선형의 몸통과 지느러미를 가진 앞다리, 짧아진 뒷다리를 지니고 있었다. 가장 진화한 원시 고래에 속한다.

2019년에는 페루에서 페레고케투스 파키피쿠스(Peregocetus pacificus)라는 원시 고래 화석이 발견되었다. 페레고케투스 역시 발가락에 물갈퀴를 가진 흔적이 보이며, 꼬리는 양 갈래로 갈라져 있어서 유영에 유리한 형태를 보이고 있다. 페레고케투스 꼬리 모양은 고래의 진화과정에서 꼬리를 끄는 과정에서 들고 이동하는 과정으로 변화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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