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바다가 유독 아름다운 이유?

[사타의 봄여행기] 에메랄드빛 울릉도와 독도의 바다, 그 청량함의 비결을 파헤치다

독도와 울릉도의 바다는 아름답기로 정평이 나 있다. 독도를 기자가 직접 촬영한 사진이다. ©사이언스타임즈 김미경

처음 울릉도와 독도의 봤을 때, 스스로의 무능을 절절히 느꼈다. 어떤 미사여구를 떠올려도 표현하기엔 한없이 부족해 스스로의 부족한 어휘를 원망했고, 어떤 카메라로도 저 모습을 담아내기에 부족했다. 흔히 따라붙는 수식어인 ‘에메랄드’나 ‘비취’같은 보석들은 살아있는 듯한 빛깔의 바다 앞에선 한낱 죽은 돌멩이에 불과했다. 손가락 끝으로 건드리면 챙-하는 맑은소리가 울려 퍼질 것만 같았다.

왜 바다 고유의 색이 푸른색인지, 어떤 특성에 따라 어떤 색을 띠는지는 알게 됐다. (바다의 ‘푸른’ 색은 모두 달랐다 기사 바로가기) 그러나 독도와 울릉도의 바다는 그저 동해의 바다색으로 분류하기에는 너무도 아름답고 특별했다. 독도와 울릉도는 어떤 점이 특별한 걸까?

 

가장 깊은 동해에 우뚝 선 섬

동해가 짙푸른 코발트색인 이유는 수심이 깊기 때문인데 울릉도와 동해는 그중에서도 깊은 해역에 자리 잡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깊은 바다는 울릉도 북측의 우산해곡인데, 깊이가 무려 2.985m로 한라산 높이(1,950m)보다 1.5배 이상은 되는 엄청난 깊이이다. 해양의 정화작용 또한 활발히 일어나 더욱 깊고 맑은 바다로 더욱 짙푸른 물색을 갖게 된 것이다.

천연기념물 제49호 대풍감의 해안절벽에서 바라본 울릉도 바다를 기자가 직접 촬영한 사진이다. 연안의 에메랄드색부터 짙푸른 코발트색까지 한눈에 보인다. ©사이언스타임즈 김미경

울릉도와 독도의 중층 및 저층해수는 영양염류가 풍부한데, 이 해수가 섬을 만나면서 경사면을 타고 올라와 표층해수까지 영양을 전달한다. 영양이 풍부한 좋은 어장을 형성하는 것이다. 또한 섬 주변은 바닥이 보이기 마련인데 얕은 곳은 바닥의 색깔이 보이기도 한다. 영양이 풍부한 것과 바닥이 보이는 것이 울릉도‧독도의 바다색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는 계속해서 후술한다.

 

바다와 바다가 뒤섞이는 곳, 녹색 식물성플랑크톤이 풍부한 곳

울릉도와 독도 인근의 해역은 러시아에서 내려오는 북한한류와, 쿠로시오해류에서 갈라져 나온 동한난류가 만나는 곳이다. 표층의 해수와 해양생물이 무려 300m 깊이까지 내려가고, 풍부한 영양염류를 함유한 저층수가 표층으로 올라온다. 이런 뒤섞임은 ‘바다 소용돌이’의 형태로도 나타나는데, 우리나라의 대표적 바다 소용돌이가 바로 울릉도와 독도 주변에서 일어난다.

울릉도의 해안 도로를 따라 걷다가 촬영한 사진이다. 흐린 날에도 울릉도 연안은 선명한 에메랄드빛을 띠었다. ©사이언스타임즈 김미경

이러한 해수 상부와 하부의 뒤섞임은 물질순환을 가속화한다. 특히 저층에 있는 영양물질이 표층으로 유입되며 식물성플랑크톤을 대량 번식시킨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식물성플랑크톤(엽록소-a)농도는 동해, 그중에서도 울릉도 연안이 특히 높았다. 식물성플랑크톤이 번성하는 봄철과 가을철에는 바다의 연안이 더욱 녹빛으로 물드는 것을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산호가 서식하는 에메랄드빛 바다

2019년 한국해양수산부가 선정한 ‘아름다운 바닷속 생태 비경 10선’에 울릉도(죽도) 인근 바다와 독도의 수중경관이 선정되었다. 특히 독도는 국내 유착나무돌산호의 최대군락지라는 가치가 높게 평가받았다.

흐린 날에도 울릉도 연안은 선명한 에메랄드빛을 띠었다. ©한국해양수산부 제공

산호에서 나오는 석회질 성분은 바다에 녹아들어 가는데, 이 또한 바다를 에메랄드빛으로 물들이는 데에 한몫한다. 한국에서 해안에 산호가 서식하는 대표적인 곳이 바로 울릉도와 독도다. 산호가 죽으면 아주 밝은색 또는 흰색이 되어 빛깔을 더하는 데다, 산호의 잔해가 침전되고 바닥에 쌓이며 진흙 등의 부유물 농도를 줄여 더욱 맑은 바다를 만든다.

 

초록빛 바닥이 맑은 물에 비쳐 보인다?

울릉도 바다 연안을 보면 정말 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얕은 곳까지 초록 빛깔을 띠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혹시 바닥 자체가 녹색빛을 띠고 있는 것은 아닐까?

맑은 물의 바닥이 에메랄드빛으로 비쳐 보인다. 어쩌면 바닥 자체가 초록빛을 띠고 있는 것은 아닐까? ©사이언스타임즈 김미경

한국해양연구원의 조사에 의하면 독도를 중심으로 한 퇴적물이 대체로 녹색을 띠었다. 또한 2009년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연구에 의하면, 울릉분지 퇴적물의 광물 함량은 ‘오팔(opal-A)’성분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광물함량의 성분이기에 익히 알려진 가공된 보석 오팔과는 다르지만, 울릉도‧독도의 바다 빛깔과 닮아있는 듯했다.

(왼쪽) 실제 독도의 퇴적물 사진, (오른쪽) 보석 오팔의 사진, 울릉도의 바다색과 비슷한 빛깔이다. ©우경식 외 (2009) 한국해양학회지:바다GettyImagesBank

 

울릉도에서 맞이한 일출의 모습이다. ⓒ사이언스타임즈 김미경

특별한 울릉도의 바다를 마음껏 눈에 담고, 대한민국의 동쪽 끝에서 아침 해를 본다. 오늘의 떠오르는 해를 대한민국에서 가장 일찍, 가장 먼저 보고 있는 것이다. 처음으로 맞이하는 ‘동해에서의 해돋이’에 그대로 마음을 빼앗겨, 한동안은 매일 새벽같이 일어나 해돋이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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