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이 심혈관질환과 뇌졸중, 당뇨병 등의 위험을 줄인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실제로 많은 이가 주택가 공원에서 걷기를 하거나 운동기구를 이용해 땀 흘리며 운동하는 모습을 흔히 보게 된다.
최근 서울대의대 연구팀은 ‘유럽 심장학 저널’(European Heart Journal ) 8일 자에 발표한 논문에서 110만 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연구 결과 60세 이상 노년층은 심장병과 뇌졸중을 예방하기 위해 더 많은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미국 하버드의대 부속 매사추세츠종합병원(MGH) 연구팀은 운동이 조혈 전구 세포를 통해 염증 세포 생산과 심혈관 질환 염증을 줄인다는 새로운 사실을 7일 자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 발표했다.
에어로빅 강의 구령을 들으며 운동하는 모습. 노년층은 심장병과 뇌졸중 예방을 위해 더 많은 운동을 해야 한다는 조사 연구가 나왔다. ⓒ Wikimedia / Spc. Crystal Abbott /10th PCH
한국인 112만 명 추적 조사
서울대의대 연구팀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중간 아래로 신체 활동(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심장과 혈관 문제 위험이 27%나 증가한 반면, 신체 활동 수준을 늘린 사람들은 이 위험을 11%까지 낮췄다고 보고했다.
노인의 신체 활동 수준과 심혈관 질환 위험 사이의 연관성은 장애가 있거나, 고혈압과 높은 콜레스테롤치 및 2형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로 해당됐다.
서울대의대 박상민 교수(가정의학과)의 지도로 연구를 수행한 김규웅 박사과정생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실시한 두 차례의 건강검진(2009년~2010년, 2011년~2012년)을 받은 60세 이상 남녀 111만 9925명을 2016년 12월까지 추적 조사했다.
연구팀은 대상자들의 신체 활동과 생활양식에 대한 기술을 토대로 매주 적당한 운동량(하루 30분 혹은 그 이상의 빨리 걷기와 춤, 정원 가꾸기 등)과 강한 운동량(하루 20분 이상의 달리기와 빠른 사이클링, 에어로빅 운동 등)을 계산하고, 두 건강검진 사이의 2년 동안 운동 양태가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점검했다.
이어 2013년 1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대상자들의 심장병과 뇌졸중 데이터를 수집해 추적 관찰 기간 동안 발생한 11만 4856건의 심장병과 뇌졸중을 운동과 연관시켜 분석했다. 이 분석에서는 성별, 약물 복용, 음주 흡연 등의 사회경제적 요인을 조정했다.
운동하다가 중단한 사람 위험 27% 증가
분석 결과 2009~2010년 조사에서 지속적인 신체 활동을 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가 2011~2012년 조사에서 주당 서너 번 중간 강도 혹은 강한 강도로 운동한다는 사람들은 심혈관 질환 위험이 1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첫 번째 조사에서 일주일에 한두 번 적당히 혹은 활발하게 신체 활동을 한 사람들이 두 번째 조사에서 주당 5회 이상 활동을 증가시킨 경우에는 심혈관 질환 위험이 10% 줄어들었다.
반대로, 첫 번째 조사에서 일주일에 5회 이상 적당히 혹은 활발하게 신체 활동을 한다고 응답했다가 두 번째 조사에서 지속적으로 활동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사람들은 심혈관 질환 위험이 27%나 증가했다.
신체 활동을 활발히 하지 않던, 장애가 있거나 만성질환을 가진 사람들도 주당 3~4회 보통 이상의 신체 활동을 하자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16% 위험이 감소했고, 당뇨병과 고혈압, 고지혈증 환자들은 위험이 4~7%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김규웅 연구원은 “이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노인들이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운동 빈도를 늘리거나, 지속적으로 운동하는 사람들은 이를 잘 유지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운동이 염증성 백혈구 줄여
그러면 운동은 구체적으로 어떤 기전을 통해서 심혈관 질환 위험을 줄이는 것일까?
미국 매사추세츠종합병원(MGH) 시스템 생물학 센터 마티아스 나렌도르프(Matthias Nahrendorf) 교수는 ‘심혈관 질환 위험요인에는 완전히 이해되지 않는 점들이 있다’고 말했다. 나렌도르프 교수팀은 이런 의문을 가지고 플라크라고 불리는 동맥 혈전을 일으키는 만성 염증의 역할 연구에 착수했다.
연구팀은 신체 활동이 골수, 특히 조혈 줄기 및 전구 세포(hematopoietic stem and progenitor cells, HSPCs)의 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조사했다.
HSPCs는 염증을 촉진하는 백혈구를 포함해 모든 유형의 혈액 세포로 전환될 수 있다. 알려져 있다시피 감염을 막고 이물질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백혈구가 필요하다.
나렌도르프 교수는 “그러나 백혈구들이 지나치게 활성화되면, 동맥 벽을 포함해 염증을 일으키지 말아야 할 곳에서 염증을 일으키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실험실 우리 안에서 쳇바퀴를 도는 쥐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실시했다. 일부 쥐들은 쳇바퀴가 없는 곳에 넣어 놓았고, 쳇바퀴가 있는 우리의 쥐들은 쳇바퀴에서 하룻밤에 6마일을 달렸다.
6주 뒤 두 그룹을 비교해 보니 쳇바퀴를 달린 쥐들은 온종일 가만히 앉아있던 쥐들에 비해 HSPCs 활성이 현저하게 줄어들고 염증성 백혈구 수준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나렌도르프 교수는 “운동을 하면 지방조직에서 만들어지는 호르몬인 렙틴(leptin)을 더 적게 생성하도록 하는데, 렙틴은 식욕 조절을 돕는 한편 HSPCs를 활성화시켜 백혈구 생산을 늘린다”고 설명했다.
3차원으로 나타낸 여러 종류의 백혈구들. 백혈구는 감염 예방을 위한 면역계의 필수 요소지만 지나치게 활성화되면 동맥 벽에 염증을 일으켜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운동은 백혈구 생성을 돕는 렙틴 호르몬을 적게 만들도록 해 심혈관 질환 예방을 돕는다는 연구가 나왔다. ⓒ Wikimedia / BruceBlaus.
“운동으로 백혈구 수치 낮춰도 감염에 취약하지 않아”
두 개의 대규모 연구에서 연구팀은 만성 염증과 관련된 심혈관 질환을 가지고 있고 신체 활동을 잘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서는 렙틴과 백혈구 수치가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런데 운동으로 백혈구가 적게 생성되면 병에 잘 걸리지는 않을까? 연구팀은 쥐 연구에서 운동으로 백혈구 수치를 낮춰도 감염에 취약하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다.
미국 국립 심장·폐·혈관연구소 심혈관 과학부문 프로그램 담당관인 미셸 올리브(Michelle Olive) 박사는 “이번 연구는 골수에서 일어나는 운동과 염증 사이의 새로운 분자 연결을 식별해 내고 운동-매개 심혈관 보호에서 전에는 잘 알지 못했던 렙틴의 역할을 부각시켰다”고 평가했다.
다렌도르프 교수는 “이번 연구가 완전히 새로운 각도에서 심혈관질환에 접근하는 새 치료제 개발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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