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장거리 여행 후 ‘뇌 변화’ 포착

우주정거장 체류 전과 후 단백질 수치 크게 달라져

그동안 과학자들은 우주여행 시 뇌 건강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장기간의 임무를 마치고 지구로 귀환한 우주비행사들의 시신경이 붓는 등 시력에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 5명의 러시아 남성 우주비행사를 대상으로 (두부 외상이나 뇌 질환이 있는 사람들에게 흔히 볼 수 있는) 혈액 내 다양한 ​​단백질 수준을 분석했는데 이들이 임무를 수행한 후 3주 동안 이전과 큰 변화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은 ‘미국의사협회저널(JAMA)’ 신경학 판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장기간 우주 비행에 따른 뇌 손상 및 퇴행의 혈액 바이오마커 변화(Changes in Blood Biomarkers of Brain Injury and Degeneration Following Long-Duration Spaceflight)’이다.

장기간 우주여행을 하고 귀환한 우주인들의 단백질 분석을 통해 뇌에 변화가 있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과학자들은 이 변화가 생긴 원인을 찾고 있다. 사진은 국제우주정거장에 체류 중인 우주인들. ⓒNASA

어느 정도 해로운지는 아직 불확실한 상태

연구팀은 논문을 통해 지난 10년 동안 우주인의 건강과 관련 다양한 연구가 있었다고 밝혔다. 처음에는 안구에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는데 이후 신경 영상연구에서는 뉴런의 세포체를 포함하는 회백질의 양이 감소하고 뇌척수액의 양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오랜 임무를 수행한 우주인의 경우 뇌가 두개골과 뇌척수액을 향해 더 올라가 있으며, 아래쪽과 중앙에서 더 많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했다.

그러나 연구자들은 이러한 뇌의 크기와 위치 변화가 뇌 건강과 인지작용에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설명하지 못하고 있었다. 실제로 뇌에 손상이 있는 것인지, 정말 해로운 어떤 생리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지 설명이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

이런 상황에서 독일 현기증 및 균형 장애 센터의 피터 추 오일렌부르크(Peter zu Eulenburg) 교수 등 연구진은 약 6개월간 국제우주정거장(ISS)에 거주했던 5명의 러시아 남성 우주인들을 대상으로 혈액을 채취해 단백질 수준을 측정했다.

분석대상인 단백질은 일종의 두부 외상이나 뇌 질환이 있는 사람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혈액 내 다양한 ​​단백질로 ‘뇌를 열지 않고도 뇌의 상태를 알려줄 수 있는 바이오마커’라고  할 수 있다.  분석을 통해 신경 퇴화 또는 외상성 손상으로 인한 손상 정도를 간접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연구원들은 발사 20일 전에 5명의 우주인들로부터 5개의 단백질을 측정하고 평균치를 도출했다. 그런 다음 이들이 우주정거장에 있다가 다시 지구로 귀환한 후 1일, 1주일, 20~25일 후의 평균치와 비교했다. 분석 결과 단백질 중 2개는 임무 수행 1일 및 1주 후 모두 수치가 상승했다. 다음 2주 동안에는 수치가 내려갔지만 임무 이전 평균치와 비교해서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다.

세 번째 단백질은 돌아온 후 첫 주에 크게 증가하지 않았고 3주 후에 평균치 아래로 떨어졌다. 마지막 두 단백질의 경우 임무 후에 감소했는데 이는 신경퇴행성 질환이 있는 사람들에게서 가끔 볼 수 있는 현상이었다.

후속 연구 통해 뇌 단백질 변화원인 추적 중

오일렌부르크 교수는 “전체적으로 3주 동안 일부 수치가  변화된 상태를 유지했다는 사실이 매우 놀랍다.”고 말했다. “우주인들이 미세 중력에 장기간 노출된 결과로 인한 뇌 손상이 발생했다는 것을 짐작게 하는 결과”라는 것. 그는 “이 연구가 첫 번째 연구지만 분석도와 데이터 품질이 매우 높아 전반적인 결과에 대해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뇌 건강에 있어 어느 정도 심각한 상황인지는 아직 불확실한 상태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 의과 대학의 신경 방사선 전문의 돈나 로버츠(Donna Roberts) 박사는 “(우주인들에게 있어) 이러한 변화가 임상적으로 의미가 있는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수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우주인들이 장기간 우주 비행 후 뇌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더 잘 이해하기 위해 더 많은 후속연구가 진행돼야 한다는 것. 인디아나 대학의 신경학자 케이수케 카와타(Keisuke Kawata) 교수도 “논문에 기술하는 것이 우주에 가면 알츠하이머에 걸린다는 증거가 아니라”고 말했다.

로버츠, 카와타 교수가 후속 연구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단백질의 변화된 수치들이 어떤 상황에서 발생했는지 아직 설명이 불가능하기 때문. 미세 중력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미세 중력 상태에서 보낸 시간 때문인지 이해하는 데 이르지 못했다. 우주로부터 지구로 귀환하는 동안 중력의 변화, 또는 지구 착륙 시 경험하는 강한 힘 때문일 가능성도 있는데 그렇게 될 경우 지구에서와는 다른 환경 속에서 새로운 진단을 내려야 한다.

로버츠 교수는 “그러나 후속연구를 통해 바이오마커인 단백질 수치 변화 원인을 밝혀낼 경우 그 원인에 따라 우주인들의 건강을 위해 환경 변화를 도모해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민간 우주여행이 시작되면서 우주비행 시 건강문제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를 항공우주의학이라고 하는데 기압이 낮고 중력의 영향력이 적은 고공과 우주 환경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의 안전과 건강을 증진하는 의학 분야로 부상하고 있다.

그리고 항공우주의학에 있어 가장 민감하게 접근하고 있는 분야가 뇌과학이다. 이번에 독일인 과학자들이 발표한 논문 ‘장기간 우주 비행에 따른 뇌 손상 및 퇴행의 혈액 바이오마커 변화’는 우주인을 대상으로 한 뇌 연구에 첫발을 디뎠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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