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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황정은 객원기자
2012-10-08

우주의 암흑물질을 찾아 김영덕 세종대 교수 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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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암흑물질이라고 들어본 적 있나요? 우주에는 많은 별들이 있지만 실제로 우리 눈에 보이는 별과 은하는 우주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아요. 실제 대부분의 은하를 이루고 있는 것은 따로 있지만 그것이 어떤 물질인지는 아직 알 수 없죠. 암흑물질은 이렇게 많은 물리학자들이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며 정체를 알고자 하는 물질입니다.”

0월 첫째 주, 대전 교육과학연구원에는 연휴를 마무리 한 가운데도 과학 수업을 듣기 위한 학생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날 ‘금요일에 과학터치’ 본강연에서는 세종대 김영덕 물리학과 교수가 ‘암흑물질을 찾아서’라는 주제로 강의를 진행,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미지의 물질로 불리는 암흑물질에 대해 설명을 이어나갔다.

▲ 지난 5일 '금요일에 과학터치'에서 세종대 김영덕 교수가 암흑물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황정은

암흑물질이 존재하는 증거

“암흑물질은 눈에만 안 보이는 게 아닙니다. 감마선과 엑스선을 활용해도 암흑물질은 볼 수 없어요. 어떤 빛과 파장으로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죠. 사실 암흑물질이 무엇인지는 세계의 많은 과학자들도 아직 알지 못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물질은 발견도 어려울뿐더러, 그것이 존재한다는 것에 대한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맑은 날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수많은 별들이 반짝이는 것을 볼 수 있다. 우리는 광활한 우주를 차지하는 대부분이 은하와 은하단, 그리고 지구와 같은 여러 행성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 우주를 이루고 있는 것은 대부분 암흑에너지와 암흑물질이다. 73%의 암흑에너지와 23%의 암흑물질이 우주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암흑물질이란 무엇일까. 이는 우주에서 작용하는 미지의 물질을 일컫는 것으로 암흑 물질은 은하를 묶는 중력을 낳고, 암흑 에너지는 우주를 팽창시키는 반중력을 낳는 것으로 전해진다. 즉, 눈엔 보이지 않지만 우주공간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미지의 에너지를 지칭한다고 볼 수 있다.

이 물질은 현대 물리학과 첨단 기술에 의해서도 정체가 파악되지 않고 있으며 이는 우리가 우주 질량의 95% 정도가 어떤 물질로 이뤄져 있는지 알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우주의 23%를 차지하는 암흑물질은 1933년 미국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의 프리츠 츠비키 박사에 의해 제시됐다. 머리털자리 은하단 내에 있는 개개 은하의 운동을 통해 전체 질량을 계산한 츠비키 박사는 실제 보이는 은하의 질량을 모두 합한 것보다 훨씬 큰 물질이 존재한다고 추정했다. 그는 당시 보이지 않는 물질이 전체 은하의 100배 이상이라고 추정했다.

그러나 당시는 관측기술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은 만큼 츠비키 박사의 발견은 관측 오류로 치부되며 당시 사람들의 기억에서 점차 잊혀 갔다. 그러나 1970년에 이르러 베라 루빈 박사 팀이 나선 은하 속 별들의 회전속도를 측정하며 암흑물질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 거론했고, 이는 다시 현대 물리학의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루빈 박사팀은 뉴튼의 중력법칙 의해 은하 중심에서 거리가 멀어질수록 별의 회전속도가 감소해야 하는데, 전혀 감소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암흑물질의 존재를 추정했다. 은하 중심의 바깥에서도 별의 속도가 떨어지지 않는 데는 암흑물질의 작용이 존재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실제로 태양계 행성들의 회전속도를 보면, 태양계 질량의 대부분은 태양에 있으므로 태양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행성들은 약한 중력을 받고 회전속도는 매우 작음을 알 수 있다. 수성에서 금성, 지구에서 화성, 목성에서 토성으로 나아갈수록 회전속도는 급격하게 줄어든다.

이 뿐 아니라 암흑물질이 존재하는 증거는 중력렌즈 관측으로도 관측된 바 있다. 중력렌즈란 먼 곳의 물체에서 나오는 빛이 중간에 있는 천체 질량에 의해 휘어지기 때문에 생긴 현상으로 빛이 휘는 정도를 측정해 중간에 있는 천체의 질량을 추정할 수 있다. 이처럼 중력렌즈에 의해 측정한 은하의 질량은 관측에 의해 측정한 질량보다 수십, 수백배 더 크다.

암흑물질이 윔프?

▲ 김영덕 세종대 교수 ⓒ황정은
암흑물질에 대한 정보는 많이 알려진 게 없으므로, 무엇으로 이뤄져 있는지에 대해서도 설명하기 힘들다. 다만 확실한 것은 어두운 별도 아니고, 중성미자도 아니라는 점이다. 여기서 과학자들은 새로운 입자의 가능성을 갖게 된다.

우주의 유력한 암흑물질 후부로 대두되는 것은 소립자 윔프(WIMP․Weakly Interacting Massive Particles)다. ‘윔프’란 단어는 ‘약하게 상호 작용하는 무거운 입자(Weakly Interacting Massive Particles)’의 머리글자를 따 만들었다. 윔프는 우주가 생성된 직후 생긴 것으로 추측되고 있으며 다른 입자와 반응하거나 스스로 붕괴하는 일이 없어 검출이 매우 어렵다. 또한 입자 하나의 무게가 매우 무거워 우주 관측 결과가 은하의 총질량보다 더욱 무겁게 나오는 이유를 뒷받침해준다.

그러나 전혀 보이지 않고 다른 물질과의 상호작용도 거의 없기 때문에 검출이 매우 어렵다. 타 물질과 반응하지 않아 지구도 그냥 통과해버린다. 때문에 과학자들은 이를 밝혀내기 위해 지하 깊은 곳에 검출장치를 마련, 윔프 검출실험을 하고 있다.

지하에서 실험을 하는 이유는 땅이 지상의 환경 방사능을 차단해 정밀한 실험을 할 수 있는 기판을 마련해 주기 때문이다. 즉 잡다한 신호를 모두 차단해 윔프를 더욱 효과적으로 찾을 수 있다.

국내에는 서울대와 세종대, 한국표준연구소, 메릴랜드대학교 등으로 구성된 암흑물질 탐색그룹 킴스(KIMS․Korea Indivisible Mass Search)가 양양 지하 700미터에 있는 실험실에서 윔프를 검출하기 위한 실험을 진행중이다.

암흑물질의 존재를 밝히는 것은 우주의 밀도를 알아낼 수 있을 뿐 아니라 현재의 우주가 계속 팽창할 것인지, 다시 수축할 것인지 등 우주의 미래를 알 수 있게 하므로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김영덕 교수는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의 정체를 밝히는 것은 물질의 궁극과 우주의 기원을 이해하기 위해 자연과학이 풀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수수께끼”라며 “이 자리에 참석한 여러분이 이 문제를 성공적으로 풀어낼 것으로 기대한다”며 강의에 참석한 학생들에게 당부했다.

이날 강의를 들은 배지영(대성여중, 2년) 학생은 “암흑물질에 대한 이야기는 예전에 책으로 한번 읽은 적이 있다. 그 때는 조금 어려웠는데, 이번 강의를 통해 개념이 확실히 잡혀서 매우 유익했다”고 전했다.

‘금요일에 과학터치’는 한국연구재단에서 진행하는 과학프로그램으로 매주 금요일 전국 5개 도시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황정은 객원기자
hjuun@naver.com
저작권자 2012-10-0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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