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서 영원한 것은 없다. 모든 것은 수명이 다하면 사라지게 마련이고 밤하늘에 떠 있는 수많은 별들도 예외가 아니다. 별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최후를 맞는데 가장 강렬한 장관을 연출하는 것이 바로 '초신성(Supernova)'이다.
우주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초신성에 대해 관심을 갖고 연구를 해왔지만 별의 탄생과 임종의 단초가 되는 초신성은 아직도 가장 미스테리한 부분으로 남아있었다. 그러나 과학자들의 집념어린 연구 앞에서 이론으로만 전해오던 초신성의 비밀도 그 장막을 걷을 수밖에 없는 사건이 지난달에 일어났다.
연세대 천문우주학과 이석영 교수와 공동연구자인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케빈 샤윈스키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이 하와이의 CFHT 망원경과 겔럭스 자외선우주망원경을 이용, 초신성 SNLS-04D2dc의 충격파 폭발을 최초로 발견한 것이다.
미국의 저명 과학저널 ‘사이언스’ 인터넷 판은 즉각 연구팀의 소식을 보도했고 한 달 후인 지난 11일(금) 사이언스 저널에 실었다. 이 연구팀의 논문이 갖는 의미는 크게 두 가지라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이 연구는 초신성의 폭발 메커니즘에 대한 확실한 규명과 초신성이 적색초거성으로부터 발생할 것이라는 기존의 표준항성진화이론의 예측을 증명한 것으로 향후 초신성은 물론 항성진화연구에 더욱 더 박차가 가해질 것이다”
초신성 연구의 이단별 타입2
우주의 강렬한 진동이랄 수 있는 초신성의 폭발을 찾는 글로벌 프로젝트가 ‘SNLS(Super Nova Legacy Survey)’다. 이 교수는 하와이에서 3.6m 망원경으로 관측하는 연구팀에 속해있다.
“초신성은 크게 타입 1과 타입 2로 나뉜다. 타입 1의 경우, 태양 질량의 1.4배 정도되는 작은 별로 터질 때의 밝기가 항상 일정하기 때문에 우주론 연구에 많이 사용된다. 반면에 타입 2의 경우는 태양 질량보다 10배, 20배... 40배 또는 거의 백배에 가까운 별들로 질량이 각기 틀리고 폭발할 때의 현상도 제각기 달라서 우주론 연구에 적합하지 않다.”
따라서 타입 2 초신성은 타입 1 초신성에 비해 우주의 사생아처럼 천문학자들의 홀대를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타입 2의 초신성이 발견되면 그 자료는 서랍 속에 넣어 놓고 아무런 연구를 하지 않는 실정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자들은 자주 발견되는 타입 2의 초신성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으며 1970년대에 이론천체물리학자 ‘로저 슈발리에’ 교수는 타입2 초신성 연구에 가장 결정적인 이론을 만들었다.
그의 이론에 따르면, 태양 질량의 수십 배에 달하는 별이 폭발하는 타입2 초신성(SN II)의 경우, 중심부의 핵연료를 다 사용한 후, 핵은 급격히 수축하고, 외곽부는 태양 지름의 350배 이상의(부피로는 5천만 배) 적색초거성으로 팽창한다는 것.
또 수축한 핵으로부터 강한 충격파가 방출되고, 이 충격파가 별 외부를 지나면서 주위를 10만도 정도로 고온화 시킨다. 이 고온으로 인해 자외광이 빠른 속도로 방출되고 이후 강력한 초신성 폭발이 일어난다는 이론이다. 이 이론을 검증하려면 초신성의 폭발이전에 핵에서 발생한 충격파와 자외광을 관측해야 한다.
그러나 초신성 관측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고 슈발리에 교수의 이론은 명확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 채, 이론으로만 존재할 뿐이었다.
“초신성이 폭발해서 생기는 밝기는 약 100일 정도는 가지만 첫 날부터 10일까지가 우리가 원하는 가장 강력한 폭발의 순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신성 폭발의 신호를 감지하고 그 지점에 지상의 망원경을 맞추다보면 이미 때는 늦을 수밖에 없다. 이것이 지상에서 초신성을 관측하는 연구의 한계다.”
뒷북 관측의 마침표를 찍다
오늘날 첨단과학의 발전은 우주공간에 망원경을 올려놓는 수준에 이르렀다. 겔렉스 자외광 우주망원경도 그중의 하나다. 여기에 한 과학자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더해지면서 타입2 초신성의 연구는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그 사람이 바로 이 논문의 주저자인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케빈 샤윈스키(Kevin Schawinski)' 박사다.
샤윈스키 박사는 공저자인 이석영 교수가 옥스퍼드 대학 교수시절에 지도한 학생이었다. 현재는 가장 가까운 공동연구자다.
“깊은 통찰 끝에 샤윈스키 박사는 지구를 90분에 한 바퀴 도는 겔럭스 우주망원경이 찍은 사진 중에 초신성 폭발의 초창기 단계에서 나오는 자외광을 찍은 사진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은하 관측을 목적으로 하는 겔럭스 자외광 우주망원경에 우연히 찍혔을 지도 모를 사진을 찾았고 결국, 발견해냈다.”
갤럭스 망원경에는 초신성 폭발의 초기 단계에서 필연적으로 나오는 자외광이 ‘팍’하고 튀는 사진이 들어있었던 것이다. 오랫동안 과학자들은 이 사진의 존재를 모른 채, 초신성 연구를 해왔던 것이다. 이로써 슈발리에 교수가 제안했던 충격파에 의한 초신성 폭발 이론은 실증된 셈이다.
이 사진은 또 하나의 소득을 가져왔다. 그것은 바로 기존의 표준항성진화이론이 옳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이다.
“1987년에 우리은하에서 가장 가까운 마젤란성운에서 초신성 ‘SN 1987'이 폭발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초신성의 폭발이 기존의 항성진화이론을 역행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초신성은 적색초거성에서 폭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별은 그 전 단계이자 부피가 작은 청색초거성에서 터져버린 것이다.”
초신성 ‘SN 1987'의 폭발로 기존의 이론이 뒤흔들린 것은 불을 보듯 뻔했다. 하지만 이번연구로 인해 기존의 항성진화이론은 원래의 자리를 찾았다.
“우리 연구에 의하면 별의 충격파가 핵에서 외부로 전달되는데 걸린 시간이 무려 7시간이다. 태양 빛이 지구로 오는데 걸리는 시간이 8분 20초라 할 때, 이 충격파가 외부로 오는 시간은 매우 길다. 즉, 굉장히 큰 별의 매질을 통과해서 왔다는 것을 의미하며 그렇게 큰 별은 바로 적색초거성(태양 지름의 350배, 부피로 5천만 배)이기 때문이다.”
초신성이 어떻게 폭발하게 되는지 명확한 이해가 없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도 재현되지 못했던 상황에서 이러한 이론적 검증은 별과 은하 나아가 우주 연구에 결정적 공헌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 교수는 “공동연구자인 샤윈스키 박사의 상상력이 큰 힘을 발휘했다”며 모든 공을 제자인 샤윈스키 박사에게 돌렸다.
우주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초신성에 대해 관심을 갖고 연구를 해왔지만 별의 탄생과 임종의 단초가 되는 초신성은 아직도 가장 미스테리한 부분으로 남아있었다. 그러나 과학자들의 집념어린 연구 앞에서 이론으로만 전해오던 초신성의 비밀도 그 장막을 걷을 수밖에 없는 사건이 지난달에 일어났다.
연세대 천문우주학과 이석영 교수와 공동연구자인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케빈 샤윈스키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이 하와이의 CFHT 망원경과 겔럭스 자외선우주망원경을 이용, 초신성 SNLS-04D2dc의 충격파 폭발을 최초로 발견한 것이다.
미국의 저명 과학저널 ‘사이언스’ 인터넷 판은 즉각 연구팀의 소식을 보도했고 한 달 후인 지난 11일(금) 사이언스 저널에 실었다. 이 연구팀의 논문이 갖는 의미는 크게 두 가지라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이 연구는 초신성의 폭발 메커니즘에 대한 확실한 규명과 초신성이 적색초거성으로부터 발생할 것이라는 기존의 표준항성진화이론의 예측을 증명한 것으로 향후 초신성은 물론 항성진화연구에 더욱 더 박차가 가해질 것이다”
초신성 연구의 이단별 타입2
“초신성은 크게 타입 1과 타입 2로 나뉜다. 타입 1의 경우, 태양 질량의 1.4배 정도되는 작은 별로 터질 때의 밝기가 항상 일정하기 때문에 우주론 연구에 많이 사용된다. 반면에 타입 2의 경우는 태양 질량보다 10배, 20배... 40배 또는 거의 백배에 가까운 별들로 질량이 각기 틀리고 폭발할 때의 현상도 제각기 달라서 우주론 연구에 적합하지 않다.”
따라서 타입 2 초신성은 타입 1 초신성에 비해 우주의 사생아처럼 천문학자들의 홀대를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타입 2의 초신성이 발견되면 그 자료는 서랍 속에 넣어 놓고 아무런 연구를 하지 않는 실정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자들은 자주 발견되는 타입 2의 초신성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으며 1970년대에 이론천체물리학자 ‘로저 슈발리에’ 교수는 타입2 초신성 연구에 가장 결정적인 이론을 만들었다.
그의 이론에 따르면, 태양 질량의 수십 배에 달하는 별이 폭발하는 타입2 초신성(SN II)의 경우, 중심부의 핵연료를 다 사용한 후, 핵은 급격히 수축하고, 외곽부는 태양 지름의 350배 이상의(부피로는 5천만 배) 적색초거성으로 팽창한다는 것.
또 수축한 핵으로부터 강한 충격파가 방출되고, 이 충격파가 별 외부를 지나면서 주위를 10만도 정도로 고온화 시킨다. 이 고온으로 인해 자외광이 빠른 속도로 방출되고 이후 강력한 초신성 폭발이 일어난다는 이론이다. 이 이론을 검증하려면 초신성의 폭발이전에 핵에서 발생한 충격파와 자외광을 관측해야 한다.
그러나 초신성 관측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고 슈발리에 교수의 이론은 명확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 채, 이론으로만 존재할 뿐이었다.
“초신성이 폭발해서 생기는 밝기는 약 100일 정도는 가지만 첫 날부터 10일까지가 우리가 원하는 가장 강력한 폭발의 순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신성 폭발의 신호를 감지하고 그 지점에 지상의 망원경을 맞추다보면 이미 때는 늦을 수밖에 없다. 이것이 지상에서 초신성을 관측하는 연구의 한계다.”
뒷북 관측의 마침표를 찍다
오늘날 첨단과학의 발전은 우주공간에 망원경을 올려놓는 수준에 이르렀다. 겔렉스 자외광 우주망원경도 그중의 하나다. 여기에 한 과학자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더해지면서 타입2 초신성의 연구는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그 사람이 바로 이 논문의 주저자인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케빈 샤윈스키(Kevin Schawinski)' 박사다.
“깊은 통찰 끝에 샤윈스키 박사는 지구를 90분에 한 바퀴 도는 겔럭스 우주망원경이 찍은 사진 중에 초신성 폭발의 초창기 단계에서 나오는 자외광을 찍은 사진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은하 관측을 목적으로 하는 겔럭스 자외광 우주망원경에 우연히 찍혔을 지도 모를 사진을 찾았고 결국, 발견해냈다.”
갤럭스 망원경에는 초신성 폭발의 초기 단계에서 필연적으로 나오는 자외광이 ‘팍’하고 튀는 사진이 들어있었던 것이다. 오랫동안 과학자들은 이 사진의 존재를 모른 채, 초신성 연구를 해왔던 것이다. 이로써 슈발리에 교수가 제안했던 충격파에 의한 초신성 폭발 이론은 실증된 셈이다.
이 사진은 또 하나의 소득을 가져왔다. 그것은 바로 기존의 표준항성진화이론이 옳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이다.
“1987년에 우리은하에서 가장 가까운 마젤란성운에서 초신성 ‘SN 1987'이 폭발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초신성의 폭발이 기존의 항성진화이론을 역행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초신성은 적색초거성에서 폭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별은 그 전 단계이자 부피가 작은 청색초거성에서 터져버린 것이다.”
초신성 ‘SN 1987'의 폭발로 기존의 이론이 뒤흔들린 것은 불을 보듯 뻔했다. 하지만 이번연구로 인해 기존의 항성진화이론은 원래의 자리를 찾았다.
“우리 연구에 의하면 별의 충격파가 핵에서 외부로 전달되는데 걸린 시간이 무려 7시간이다. 태양 빛이 지구로 오는데 걸리는 시간이 8분 20초라 할 때, 이 충격파가 외부로 오는 시간은 매우 길다. 즉, 굉장히 큰 별의 매질을 통과해서 왔다는 것을 의미하며 그렇게 큰 별은 바로 적색초거성(태양 지름의 350배, 부피로 5천만 배)이기 때문이다.”
초신성이 어떻게 폭발하게 되는지 명확한 이해가 없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도 재현되지 못했던 상황에서 이러한 이론적 검증은 별과 은하 나아가 우주 연구에 결정적 공헌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 교수는 “공동연구자인 샤윈스키 박사의 상상력이 큰 힘을 발휘했다”며 모든 공을 제자인 샤윈스키 박사에게 돌렸다.
- 조행만 기자
- chohang2@empal.com
- 저작권자 2008-07-1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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