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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선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초고 에너지 우주선의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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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2년 8월 독일의 바트사로우 피에스코우에서는 우주선(宇宙線)에 대한 국제 물리학 심포지엄이 열렸다. 바트사로우 피에스코우는 베를린에서 약 50킬로미터 떨어진 조그마한 마을로서 자연 그대로의 풍광을 간직한 호젓한 휴양지다. 미네랄이 풍부한 온천수가 있어 힐링을 원하는 관광객이 가끔씩 찾을 뿐 물리학과 관련된 학회나 대학 등의 연구 관련 시설은 전혀 없는 곳이다. 그런데 왜 이곳에서 그런 행사가 열렸을까.

그 이유는 꼭 100년 전 그 마을에 착륙했던 열기구에서 비롯된다. 그 열기구에는 오스트리아 비엔나 과학아카데미의 라듐연구소에서 조교를 맡고 있던 물리학자 빅토르 헤스(Victor Hess)가 타고 있었다.

그 당시만 해도 지표로부터 높은 곳으로 올라갈수록 방사능 수치가 낮아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방사선의 근원이 우라늄 등의 광석이라면 당연히 지상에 가까울수록 강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기에서의 방사능 수치가 지표에서의 방사능 수치보다 오히려 더 높다는 측정결과도 가끔 있곤 했다.

우주로부터 들어오는 우주선을 최초로 발견한 물리학자 빅토르 헤스. ⓒ 위키미디어 public domain
우주로부터 들어오는 우주선을 최초로 발견한 물리학자 빅토르 헤스. ⓒ 위키미디어 public domain

이 같은 의문을 풀기 위해 빅토르 헤서는 정밀한 방사능 측정 장치를 가지고 열기구를 탔던 것이다. 그는 상당한 위험을 감수하며 낮뿐만 아니라 밤에도 기구에 올라타 방사능 수준을 측정했다. 그 결과 지상에서 약 1킬로미터까지는 방사능 수치가 감소했으나 그 위에서는 오히려 증가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열기구가 가장 높이 올라간 약 5킬로미터의 고도에서 측정한 방사능의 수치는 지표에서 측정한 값의 2배에 달할 정도였다.

실험을 마친 후 그는 우주에서 지구 대기로 들어오는 방사능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으며, 그 연구결과는 비엔나 과학 학회지에서 출판되었다. 그 후 1925년 헤스의 발견은 미국의 로버트 밀리컨에 확인되었으며, 밀리컨은 우주로부터 들어오는 방사선을 ‘우주선(cosmic rays)’이라고 명명했다. 바트사로우 피에스코우에서 열린 우주선 관련 국제 물리학 심포지엄은 빅토르 헤스가 실험을 마치고 그곳에 착륙한 지 100주년을 기념해 열린 행사였다.

우주선은 수소핵이나 무거운 핵, 전자, 감마선, 중성미자 등 우주에서 지구로 떨어지는 모든 입자를 말한다. 만약 우주인이 아무런 보호장치 없이 우주에 나가게 되면 우주선에 노출돼 DNA에 큰 손상을 입게 된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예측에 의하면 화성으로 가는 우주여행객의 경우 몸 전체 DNA의 약 30%가 우주선에 의해 손상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지구의 대기가 우주선을 차단해주므로 지상에서는 안전하다.

이 우주선 중에는 에너지가 10의 18승~10의 20승 전자볼트(eV)나 되는 것들이 있다. 초고 에너지 우주선(ultra-high-energy cosmic rays)이라 불리는 이 강력한 입자는 매우 드물게 발견된다. 100평방킬로미터의 지표에서 1년 한 번 관측될 정도로 상당히 드문 현상인 것.

우주선 만드는 우주의 초거대가속기

초고 에너지 우주선은 우리은하계의 아주 멀리 떨어진 곳으로부터 오지만 어디에서 오는지는 아직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우주의 맨끝 가장자리 혹은 근처 은하에서 오는 것일 수도 있다. 또한 어떻게 빛의 속도에 가까운 속도를 얻게 되는지도 아직까지 의문이다.

초고 에너지 우주선의 입자는 먼지 하나보다 훨씬 작지만 투수가 힘껏 던지는 야구공만한 에너지를 담고 있다. 즉, 지구상의 최대 인공입자가속기가 만들어내는 빔에너지의 1천만 배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지닌 셈이다.

이처럼 엄청난 에너지를 지닌 초고 에너지 우주선은 지구에 도달한 뒤 대기 중의 질소원자핵 등과 충돌해 부서지면서 다수의 2차 입자를 생산한다. 그것들이 충돌을 반복함으로써 마지막에는 1천억 개가 넘는 낮은 에너지 입자군이 되어 지상으로 떨어지는데, 그것을 ‘공기 샤워(air shower)라고 한다.

이처럼 막대한 에너지의 입자를 만들어내는 우주의 초거대 가속기는 과연 무엇일까. 그 후보군으로는 거대한 블랙홀을 가진 활동은하핵에서 분출되는 제트류 혹은 은하계의 먼 우주에서 발생한 감마선 폭발 등이 꼽히고 있다. 또 전파 은하나, 은하간 충돌, 우주끈 등도 이론적으로 가정되고 있다.

그런데 최근 TA(Telescope Array) 국제연구그룹이 미국 유타주에 건설한 TA 우주선 관측장치의 지표 입자검출기로 2008년부터 5년간 취득한 데이터를 이용해 5.7×10의 19승 전자볼트 이상의 초고 에너지 우주선이 큰곰자리의 북두칠성 부근에서 주로 나온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국제연구그룹에는 우리나라의 박일홍 성균관대 교수, 천병구․김항배 한양대 교수, 양종만 이화여대 교수, 류동수 울산과기대 교수, 권영준 연세대 교수 등 6명이 포함되어 있다. 연구팀은 5년간 72개의 초고 에너지 우주선을 관측했는데, 그중 19개가 북두칠성 부근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우주선의 미스터리 밝혀내기 위한 프로젝트

19개가 나온 북두칠성 큰곰자리의 발끝 부근은 적경 146.6도, 적위 43.2도 영역으로서 북반구 우주하늘의 6%에 해당한다. 그런데 관측된 초고 에너지 우주선의 약 1/4이 이 범위로부터 나온 것. 그 좁은 영역에서 우연히 이런 값을 얻을 수 있는 확률은 10만분의 37에 지나지 않는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TA 국제연구그룹은 서울시 4배 크기로 검출기를 확장해 후속 연구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외에도 초고 에너지 우주선의 정체를 밝히기 위한 여러 프로젝트들이 계획되고 있다. 지난해 열린 국제우주선학회에서 발표된 ‘체렌코프 망원경 배열(Cherenkov Telescope Array ; CTA)’도 그중 하나다.

이 프로젝트는 북반구와 남반구에 각각 10제곱킬로미터 범위로 수십 개의 망원경을 설치해 붕괴하는 별이나 가스를 삼키는 블랙홀에서 방출된 감마선 광자들이 상층 대기에 흡수될 때 순간적으로 생기는 푸른빛의 긴 꼬리를 포착할 계획이다.

양성자나 원자핵으로 구성된 우주선들이 지구로 오는 과정에서 은하 자기장에 의해 구부러질 수 있는 데 비해, 감마선은 더욱 직선적인 경로를 갖기 때문에 근원지를 추적할 가능성이 더욱 크기 때문이다.

이 프로젝트의 또 다른 목적은 우주 전체 물질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암흑물질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2015년 CTA 프로젝트의 시설들이 건설되기 시작할 예정이다. 발견된 이후 100년간 미스터리로 남아 있는 우주선의 비밀을 인류가 과연 파헤쳐낼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

이성규 객원편집위원
2noel@paran.com
저작권자 2014-07-1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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