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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향한 인류의 꿈과 탐험 지적 존재로서 던지는 질문은 우주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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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스페이스는 국가가 아닌 민간이 주도하는 우주 탐사를 뜻하는 신조어다. 1998년에 첫 건설이 시작된 국제 우주정거장은 2024년에 국가 간 협력이라는 공식 지위를 내려놓고 그 이후에는 뉴 스페이스 즉, 민간 상업 사업자들을 위한 중간 기지 역할로 전환할 예정이다.

인류의 우주 탐험이라는 지적 존재로서의 순수한 꿈은 약간 모순되기도 하지만 처음에는 강대국들 사이의 군사적 패권 경쟁으로부터 크게 도움을 받았다. 그리고 이제는 어느새 기업 활동의 탄력을 받아 더 다양한 모습으로 펼쳐질 것이다. 기업 간 경쟁도 소위 전쟁이라 불리기는 하지만 그래도 진짜 폭력적인 군사 전쟁이 아닌 것이 정말 다행이다.

우주 탐험 역사에 지대한 공헌을 한 많은 위인들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어린이들의 꿈에 가장 큰 영향을 준 분으로 칼 세이건 박사를 꼽을 수 있다. 코스모스라는 유명한 책과 TV 시리즈는 1980년대 어린이와 예비 과학도들의 마음에 말 그대로 커다란 불길을 일으켰다.

코스모스라는 위대한 걸작과 더불어 칼 세이건 박사가 지구를 표현한 유명한 문장이 있다. “창백한 푸른 점”. 이는 그의 또 다른 유명 저서의 제목이기도 하다. 칼 세이건 박사는 국제 우주정거장이 발사되기 전에 돌아가셨지만, 만약 더 오래 사셨다면 군사적 패권 경쟁을 어느 정도 벗어나 민간이 주도하기 시작한 지금의 뉴 스페이스 시대를 아주 기쁜 마음으로 즐기셨을 것이다.

2014년에 재제작된 코스모스 다큐멘터리를 진행한 닐 타이슨 박사는 자타공인 칼 세이건 박사의 후계자며, 과학도를 꿈꾸던 17살 어린 시절에 칼 세이건 박사를 만나 천체물리학자라는 구체적인 꿈을 굳히게 된 장면이 새로운 코스모스에서 아름답게 회고되는 것은 정말 감동적이다.

1990년에 보이저 1호가 지구에서 60억km 떨어진 머나먼 위치에서 지구를 돌아보며 찍은 창백한 푸른 점 사진은 정말 유명하고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불러일으키지만 이름 그대로 지구의 모습이 너무나 작고 연약해서 잘 보이지도 않는다. 그래서 그 감동은 인류의 우주 탐험사에서 또다른 역사적인 사진으로 꼽히는 광경으로 대체해서 보여 드리고자 한다.

보이저 1호가 찍은 지구와 달 ⓒhttps://www.nasa.gov/image-feature/voyager-1-takes-the-first-image-of-the-earth-moon-system-in-a-single-frame

이 역시 보이저 1호가 1977년에 찍은 것이며, 지구와 달을 동시에 촬영한 최초의 사진이다. 우리는 저 작고 연약하고 외로운 지구에서 사는 존재니 갈등보다는 화합해야 한다는 칼 세이건 박사의 메시지를 귀담아들어야 한다. (보이저 1호는 현재 태양계를 막 벗어난 성간 우주에서 외로운 여행을 계속하고 있다.)

뉴 스페이스 시대 기업 간의 우주 경쟁은 아무래도 이윤 추구라는 기업의 속성을 피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지구 인근 공간을 훨씬 더 벗어난 심우주 탐사는 당분간은 국가가 뒷받침하는 과학 연구의 주제로 펼쳐질 것이다. 지난 11월 말에 미국 나사는 소행성의 지구 충돌을 막기 위한 연구의 일환으로 다트(DART, 이중 소행성 방향 전환 시험) 우주선을 발사했다. 다트는 약 10달 동안의 비행을 거쳐 내년 10월 부근에 이중 소행성 중 더 작은 쪽인 디모르포스에 충돌 예정이며 이를 통해 소행성 궤도를 얼마나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한 많은 자료를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

우리의 경우에도, 2030년에 지구에 초근접할 것으로 예상되는 소행성 아포피스 관측을 위한 연구개발을 이미 시작하였다.

이러한 국가 주도 우주 과학 연구의 결과물들은 다시금 민간 우주 기업들이 소행성을 자원의 관점에서 얼마나 활용할 수 있는가에 대한 구체적인 사업 모델로 또 진화할 것이다.

그동안 걱정거리로만 취급되던 우주 쓰레기는 어느새 우주 기업들이 새로운 시장으로 눈여겨보는 기회가 되고 있다. 내 집 마당이 아니라 대문 밖 쓰레기는 내 알 바 아니라는 관점이 다소 지배적이었는데 군집 위성 시장이 점점 커지면서 궤도 공간에서 위협이 될 만한 우주 쓰레기를 예측하고 치워주겠다는 사업 아이디어들이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지구적 규모의 기후 변화를 나라 차원에서 걱정만 하던 것이 어느새 탄소 제로와 같은 신시장을 만든 맥락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우주라는 인류 공동의 공간을 너무 기업이나 자본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물론 있다. 하지만 기업 경쟁이 군비 경쟁보다 훨씬 더 바람직한 것은 분명하며, 자본적 이익 추구라는 동기가 없다면 우주 탐사에 대해 국가의 세금이 쓰일 수밖에 없고 결국은 납세자들의 반대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

원론적 질문으로 돌아가자. 굳이 왜 우주를 탐험하고 개척해야 하는가? 무엇보다 우리의 안전이 달려 있기 때문이다. 나사의 소행성 충돌 시험이 바로 그 좋은 예다. 달이나 화성을 개척하면 거기서부터의 자원 개발이나 연구 결과물이 지구 인류의 복지를 증진시킬 수 있다.

현재까지는 우주 유일의 지적 존재인 인류의 집단 지성 측면에서 보더라도 우리는 우주 탐험을 계속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누구이며,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을 저 광대한 우주가 품고 있기 때문이다.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상돈 칼럼니스트
nicedawn@gmail.com
저작권자 2021-12-1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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