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전 과학자들은 지구에 엄청난 에너지를 가진 우주광선이 내리쬐는 현상을 발견했다. 이후 이 초고에너지 우주광선이 우리 은하계에서 오는 것인지 아니면 우리 은하 밖에서 유래하는 것인지에 대한 탐구가 계속돼 왔다.
과학자들은 이 우주광선이 어디서 어떻게 유래하는지를 알면 과학적으로 우주와 인간의 기원에 대해서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 22일자에 실린 ‘피에르 오제르 공동연구’( the Pierre Auger Collaboration) 보고서에 따르면 우주광선은 우리 은하계가 아닌 아주 멀리 떨어진 외계 은하계에서 날아오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공동연구 결과 ‘큰 하돈 콜리더’( the Large Hadron Collider)에서 가속된 양성자의 에너지보다 백만배나 큰 우주 입자 비율이 은하계 분포가 상대적으로 높은 방향에서 볼 때 한쪽 하늘보다 다른 쪽 하늘에서 6%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카고대 노벨상 수상자인 제임스 크로닌(James Cronin)이 아르헨티나에 공동 창립한 이 국제관측소는 10년 이상 우주광선에 관한 자료를 수집해 오고 있다.
‘오제르 공동연구’의 대변인인 칼-하인츠 캄퍼트(Karl-Heinz Kampert ) 독일 부페르탈대 교수는 “우리는 천체물리학자들의 커다란 관심 대상인 이 특별한 입자들이 어디에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한 수수께끼를 푸는데 매우 근접해 있다”며, “우리의 관찰 결과는 우주 입자들을 가속시키는 사이트들이 우리 은하 외곽에 있다는 강력한 증거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피에르 오제르 공동연구’에는 현재 18개국 400명 이상의 과학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서부 피에르 오제르 관측소의 물-체렌코프 탐지기로 우주광선 소나기를 탐지하는 모습을 일러스트로 표현했다. Credit: A. Chantelauze, S. Staffi, L. Bret
“우리는 별 구성 물질로 만들어졌다”
우주광선은 수소로부터 철에 이르는 원소들의 핵을 이룬다. 이것들을 연구하면 우리 태양계 바깥의 물질과 우리 은하계 바깥의 물질에 대해 알 수 있다. 과학자들은 이를 통해 은하들이 어떻게 조성되었는지 그리고 핵을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하는 과정과 핵이 어떤 과정으로 창출됐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것.
천문학자 칼 세이건은 ‘우리 DNA의 질소와 치아의 칼슘, 혈액의 철분, 사과 파이의 탄소는 붕괴되는 별들의 내부에서 만들어졌으며, 우리는 별을 구성하는 물질들로 만들어졌다’고 말한 바 있다.
요약하면, 우주광선을 이해하고 그것이 어디서 유래했는지를 알면 우주와 우리 은하 그리고 우리 자신들의 기원에 관한 근본적인 질문에 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르헨 서부에서 1600개 탐지기로 관측
2줄(joule) 이상의 에너지를 가진 우주선이 지구에 도달하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이 연구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것 중의 하나인 가장 강력한 우주광선은 대기권 꼭대기에 1년에 한번 1㎢ 정도의 넓이에만 내리쬔다. 이것은 우주광선이 1백년에 한번 축구장 넓이에 쏟아지는 것과 같다.
이러한 희귀 입자는 지구에 도달했을 때 대기의 핵과 상호 작용해 전자와 광자 그리고 뮤온을 포함한 2차 입자 ‘소나기’를 생성하기 때문에 검출이 가능하다. 이 우주광선 소나기는 지름이 수 ㎞에 달하는 원반 같은 구조로 대기를 빛의 속도로 휩쓸면서 퍼진다.
피에르 오제르 관측소에서는 쏟아지는 샤워 입자가 내는 빛을 감지하는 1600개의 탐지기를 통해 이 입자들을 검출해 낸다. 이 입자들은 아르헨티나 서부 3000 평방㎢ 지역에 퍼지며, 이 지역에는 12톤의 물이 포함돼 있다. 이 입자들이 도달하는 궤적을 추적하면 우주광선들이 날아오는 방향을 알 수 있다.
오제르 공동연구 과학자들은 3만개 이상의 우주 입자를 검출해 분석한 결과 우주광선이 모든 방향에서 균일하게 오지 않고 하늘의 한 부분에서 유독 더 많은 우주광선이 쏟아지는 것을 발견했다. 무작위적인 변동으로 이런 일이 발생할 확률은 매우 적다. 연구팀은 그렇게 될 확률이 500만분의 1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우주광선, 자기장에 의해 편향돼 출처 아직 몰라
이 프로젝트에서 미국 참여그룹을 이끌고 있는 파울로 프리비에테라(Paolo Privitera) 시카고대(UChicago) 천체물리학 교수는 “이 같은 결과는 초고에너지 우주광선이 가까운 우주의 무작위적인 방랑자가 아니라는 것을 명백하게 밝혀준다”고 단언했다.
우주광선이 고에너지를 갖고 있더라도 자기장에 의해 우주공간에서 현저하게 편향될 수 있다. 따라서 저자들은 오제르 공동연구에 의해 넓은 하늘에서 발견된 초과량이 은하계 밖 어떤 물체들에서 유래됐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밝혔다.
피에르 오제르 공동연구에서 사용된 것보다 더 높은 에너지를 가진 것으로 관측된 우주광선들이 있으며, 이중 일부는 잘 타격된 테니스 공의 운동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이런 입자들은 에너지가 높기 때문에 편향성도 더 작아 도착 방향을 통해 출처를 좀더 가깝게 유추할 수 있다. 훨씬 희귀한 이런 우주광선들을 더욱 심도있게 연구해 근원을 파악하기 위한 연구가 현재 진행 중이다.
오제르 관측소는 2018년에 업그레이드가 완료돼 문제 해결을 위한 깊이 있는 연구가 지속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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