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톨이’가 항상 존재하는 이유는

사회를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 담당

점액 곰팡이(slime mold)는 아주 재미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 곰팡이는 먹이가 풍부할 때는 단일 세포로 남아있다가 굶주릴 위험이 닥치면 하나로 모여 가느다란 탑을 형성하면서 마치 한 세포처럼 움직인다.

과학자들은 점액 곰팡이의 약 3분의 1은 이렇게 하나로 모이는 것을 거부하고 ‘외톨이’로 남는 것을 발견했다.

어떤 사회에서 구호에 맞춰 행진하는 군중들의 흐름에 저항하여 외톨이가 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외톨이는 자연계 전반에 걸쳐 존재하며, 외톨이가 사회를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프린스턴 대학(Princeton University)의 코리나 타르니타(Corina Tarnita) 교수는 말했다.

동물이든 식물이든 외톨이를 발견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큰 무리에서 떨어져 나온 작은 영양 무리, 큰 떼에서 분리된 메뚜기, 다른 대나무에 비해서 며칠 전에 꽃을 피우거나 혹은 며칠 후에 꽃을 피우는 대나무 등이다.

영양이나 메뚜기를 대상으로 외톨이가 무작위적인지 예측가능한 것인지, 혹은 자연 선택인지 문화 선택인지 실험하기는 쉽지 않다.

대표적인 점액 곰팡이인 딕티오스텔리움 디스코이데움 ⓒ 위키미디어

타르니타 연구팀은 점액 곰팡이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바로 이 문제의 해답을 얻었다. 연구팀은 점액 곰팡이 중 모델로 자주 사용되는 ‘딕티오스텔리움 디스코이데움(Dictyostelium discoideum)’이 이 질문을 실험하기 위한 이상적인 시스템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플로스 생물학(PLoS Biology)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연구팀은 외톨이 점액 곰팡이는 선택에 의해 탄생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점액 곰팡이의 특이한 생존 전략

여러 개의 단세포 점액 곰팡이들은 굶어 죽을 위기가 닥쳤을 때 하나로 합쳐서 가느다란 탑을 만들어 점점 길게 자란다. 점액 곰팡이 탑은 지나가는 곤충을 잡아먹는데 매우 유리하다.

대부분의 점액 곰팡이가 가지를 이뤄 죽은 것처럼 지내는 동안, 점액 곰팡이 꼭대기는 곤충을 잡아먹고 생존한다. 다시 말해 굶어 죽을 위기가 닥치면 점액 곰팡이는 하나로 뭉쳐 생존하는 전략을 짠다.

타르니타 교수의 눈길을 끈 것은 탑을 형성하기 위한 생화학적 부름에 저항하는 외톨이 점액 곰팡이였다. 그녀는 2013년 프린스턴에서 교수직을 시작하기 일주일 전에 이 점액 곰팡이를 처음 봤다. 어느 학술회의에 참석했을 때, 한 발표자가 점액 곰팡이의 매우 복잡한 집단행동을 찍은 비디오를 보여주었다.

모든 점액 곰팡이가 중심으로 모여들었지만, 일부 점액 곰팡이는 집합 과정에 전혀 반응하지 않는 것 같았다. 그녀가 이 외로운 세포들에 대해 물었고, 발표자는 그것을 ‘실패’라고 말했지만, 타르니타는 “어떻게 수백만의 세포들이 일부 낙오자를 남기지 않고 모일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을까?”라고 의문을 가졌다.

타르니타 교수 연구팀은 외톨이 점액 곰팡이가 어떤 결점이 있는지 시험해 보았지만, 아무런 문제도 발견할 수 없었다. 외톨이들도 먹이를 주면 잘 먹었고, 자손을 만들면서 건강한 점액 곰팡이가 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들도 굶어 죽을 위기가 닥치면, 점액 곰팡이 자손은 부모 점액 곰팡이가 모이기를 거부했던 것과는 달리, 탑을 이루기 위해 모여들었다. 하지만, 그들 역시 몇몇 외톨이들을 남겨두었다.

이론적 생태학자인 타르니타는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이러한 외톨이 발생 현장을 풀기 위해 수학적 모델을 도출하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 몇 가지 근본적인 질문으로 시작했다. 만약 외톨이들이 집단에 들어오지 못하는 것이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면? 만약 이것이 실제로 점액 곰팡이 사회의 전략의 일부라면?

연구팀은 외톨이 점액 곰팡이가 상상했던 것보다 더 많다는 것을 알고 놀랐다. 아주 이상적인 조건을 조성해도 외톨이를 배제할 수 없었다. 야생에서 채취한 점액 곰팡이를 실험했을 때, 30%가 집단행동 보다 외톨이 생활을 선택했다.

더 놀라운 사실이 드러났다. 외톨이 점액 곰팡이를 정확하게 세어 보니, 무작위적인 실수가 아니라, 유전적인 특성이 있었다. 가장 작은 개체군에서도 외톨이는 나타났다.

타르니타는 “외톨이들이 쓸데없는 존재가 아니라는 우리의 생각이 옳았다는 것을 의미했기 때문에 이것은 신나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집단행동은 엄청난 이익을 제공하지만, 종종 위험에 노출되게 한다. 가축 전염병이 휩쓸고 지나가면 모두 다 커다란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퇴치하는 중요한 대책 중 하나가 집합으로 모이기를 거부하는 ‘사회적 거리두기’인 점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한 발 물러서 있는 외톨이들은 대다수가 피해를 입어 전체 인구나 사회가 붕괴되지 않도록 보장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외톨이는 사회적이지 않기 때문에, 집단이 직면하는 위협에는 강한 면을 보여주지만, 외톨이의 후손은 올바른 조건하에서 사회적으로 행동하기 때문에, 사회성은 보존된다.

외톨이는 부적응자가 아니다

타르니타 연구소의 대학원생이자 이 논문의 공동 제1저자인 페르난도 로신(Fernando Rossine) 박사는 “그것은 사회적인 분할산란(bet-hedging)”이라고 말했다. 로신 박사는 이번 연구의 매혹적인 결론은 적어도 점액 곰팡이에서는, 집단의 일부가 되지 않겠다는 결정이 사실 집단적으로 취해진다는 것이다.

로신 박사는 “모든 세포들은 화학적으로 서로 이야기하면서 의사소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타르니타 교수는 “많은 생물 시스템이 모두 일치하여 움직이지 않는 ‘불일치’에는 무엇인가 중요한 것이 있다”고 말했다. 인간 사회에서도 많은 군중 속에 외톨이로 지내는 개인이 존재한다. 흔히 그들은 부적응자나 천재, 반대자나 선각자라고 불린다.

사회의 나머지 사람들이 그들의 행동에 대해 어떻게 느끼느냐에 따라 명칭은 달라지지만, 그들의 존재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타르니타 교수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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