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만 잘 입어도 기후 위기 해결?

패스트 패션에서 슬로 패션으로 갈아타야

유니클로(UNIQLO)는 일본 의류회사라는 이유로 한국인한테 외면을 당했다. 하지만 유니클로 매장을 들어가기를 꺼려야 하는 이유는 더 있다. 유니클로는 의류산업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크게 늘리고 있는 ‘패스트 패션’ 기업 중 하나다.

패스트 패션은 최신 유행을 즉각 반영한 디자인, 비교적 저렴한 가격, 빠른 상품 회전율로 승부하는 패션이나 그 산업을 뜻한다.

영국 ‘가디언’은 패스트푸드 맥도날드에 빗대어 ‘맥패션’이라는 신조어를 등장시키기도 했다.

빠르게 제작되어 빠르게 유통되는 패스트패션의 대표적 브랜드로는 유니클로를 비롯해 자라(ZARA), 에이치앤엠(H&M), 갭(GAP), 이랜드(ELAND) 등이 꼽힌다.

지난해 영국에서는 1파운드짜리 비키니가 유행했다. 대표적 패스트 패션이다. ⓒMISSGUIEDE

저렴한 가격에 빠른 회전율로 승부하는 ‘맥패션’

옷값이 싸지면서 유럽과 영국의 의복과 신발 일 인당 평균 소비지출은 1950년대 30% 이상에서 2009년에는 12%까지 낮아졌다. 2020년에는 5%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낮은 가격은 충동구매와 반복 구매를 유발한다. 미국에서 소비자들은 평균 5.5일마다 의복을 구입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세계 1인당 섬유 생산량은 1975년에서 2018년 사이에 5.9㎏에서 13㎏으로 증가했다. 세계 섬유 소비량은 연간 6200만 톤에 이르는데 2030년에는 1억 200만 톤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의류 상표(패션 브랜드)는 2000년에 비해 2배로 늘어났다.

하지만 의류산업은 항공산업 다음으로 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하는 산업이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의류산업의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세계 전체 배출량의 10%를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의류산업이 사용하는 물의 양은 연간 1조 5000억리터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의류산업이 환경에 끼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가 높아짐에도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부분적으로 패스트패션에 의한 것으로 지적된다.

방글라데시 다카의 한 의류 공자에서 노동자들이 외국 브랜드 옷을 만들고 있다. ⓒNurPhoto/NurPhoto via Getty Image

세계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10% 차지

영국 핀란드 스웨덴 미국 호주 등 국제공동연구팀은 <‘네이처 리뷰 지구와 환경’ 최근호에 게재한 논문에서 의류산업의 환경비용을 계산하고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를 지적했다.

연구팀은 생산에서 소비 단계까지 물 사용, 화학 오염물질, 이산화탄소 배출량, 원단 폐기물 등 의류 공급 체계의 환경 영향을 평가했다.

패션산업은 해마다 9200만 톤의 폐기물을 발생시킨다. 폐기물의 대부분 매립되거나 소각되는데 여기에는 팔리지 않은 제품도 포함된다.

아울러 의류산업은 두 번째로 물 소비가 많은 산업이다. 섬유 가공과 염색으로 산업 용수 오염의 20% 이상에 책임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또 해양의 1차 미세플라스틱(제조 단계부터 미세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물질) 오염의 35% 이상(연간 19만 톤)이 의류산업에 기인한다.

논문 공저자인 영국 맨체스터대 재료공학부의 패치 페리 교수는 ‘가디언’에 “이 문제는 국제적인 사안”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의류산업의 세계화는 옷들이 가공 과정에 지구를 몇 바퀴씩 이동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산업이 팽창함에 따라 전체 의류의 3%가 해상운송에서 항공운송으로 바뀌면 탄소 배출이 10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팀은 또 의류산업의 물 소비, 이산화탄소 배출, 폐기직물, 환경을 파괴할 뿐만 아니라 산업 종사자의 건강을 해치는 화학물질의 사용 등을 지적하고 있다.

연구팀은 “한 예로 유럽 섬유가공 회사 1곳이 직물 1㎏ 당 466g의 화학물질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공동연구팀은 의류 산업이 환경에 끼치는 영향을 분석한 논문을 ‘네이처 리뷰 지구와 환경’에 실었다. ⓒNature Reviews Earth & Environmant

10번 이상 입을 것 같은 옷만 사기

연구팀은 의류산업이 좀 더 친환경적으로 변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몇 가지 길을 제안했다.

여기에는 재생에너지 사용과 재활용을 위한 방법 개발, 자연적으로 분해되지 않는 폴리에스테르의 사용 자제 등이 포함돼 있다. 폴리에스테르는 석유화학 제품으로 현 의류산업의 지배적 물질이다.

연구팀은 또한 의류산업이 좀 더 질 좋고 내구성 높은 옷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의복 대여나 재판매와 같은 혁신적인 방법들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또 소비자 행동의 전환을 포함한 지속가능 실천 방안들을 소개했다. 소비자 행동의 전환에는 의복 구입 자제와 옷 오래 입기 등이 포함된다. 10번 이상 입을 것 같은 옷이라는 확신이 들 때만 구매하는 식이다.

영국 기후변화공동체(Green Alliance)의 리비 피크는 “‘슬로 패션’만이 산업계와 지구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방안이다”라고 말했다.

슬로 패션은 환경에는 적은 영향을 미치면서 품질이 좋은 옷을 만들고 사들이는 활동을 가리킨다. 유기농 및 재활용 소재를 사용하고 공정거래를 통해 저임금 노동자에게 수익이 돌아가도록 하는 의류 공급 체계를 일컫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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