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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규 객원편집위원
2004-08-17

올림픽 속에 숨은 첨단과학 대결 [국민일보공동] 과학입국 그린프로젝트 Let's Sci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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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일류급 선수들이 기량을 겨루는 올림픽 경기는 ‘대본 없는 드라마’라고 불릴 만큼 흥미진진하다. 스포츠 스타들의 수준 높은 경기 내용은 말할 것도 없지만, 그 속에 숨어 있는 첨단 과학 장비의 소리 없는 전쟁도 눈여겨 볼만하다. 특히 수영이나 육상 종목처럼 0.01초를 다투는 기록경기에서는 과학이 만들어낸 스포츠 용품에 의해 메달 색깔이 바뀔 수도 있다.


이번 아테네 올림픽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첨단 장비간의 대결은 세계적인 두 수영 스타가 착용하는 전신 수영복이다. 지난 시드니 올림픽 3관왕으로서 ‘인간 어뢰’라는 별명을 가진 호주의 이언 소프와 2003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세계 신기록 5개를 수립한 미국의 수영 신동 마이클 펠프스가 바로 그 주인공들.


전신 수영복이란 말 그대로 머리, 손, 발만 제외하고 전신을 모두 덮는 수영복으로서, 1998년 처음 개발되었다. 이전의 수영복은 물과의 마찰저항을 줄이기 위해 중요 부위만 가릴 만큼 최소 사이즈로 제작된 것이 일반적인 관례. 심지어 머리를 빡빡 밀어 조금이라도 기록을 단축하려는 남자 수영선수들도 많았다. 그런데 왜 전신을 덮은 수영복이 기록 단축을 하는 첨단 수영복으로 둔갑한 것일까?


전신 수영복의 표면을 자세히 보면 아주 미세한 돌기로 덮여 있다. 그 돌기는 바로 상어의 비늘을 모방해서 만든 것. 상어는 자연적인 진화에 의해 마찰저항을 줄이도록 몸체 표면을 변형시켰다. 상어 비늘을 보면 미세한 작은 갈비뼈 모양의 돌기(리블렛, reblet)가 촘촘히 들어서 있다.


어떤 물체가 물 속에서 움직이면 겉 표면에 빙글빙글 맴도는 와류(보텍스, vortex)가 일어난다. 이 때문에 마찰저항이 생겨 수영 속도가 느려지는 것. 하지만 상어 비늘의 작은 돌기는 와류를 표면에서 멀리 떨어지게 함으로써 수영 속도를 높여준다. 그 원리를 이용한 전신 수영복은 시드니올림픽 당시 33개의 수영 금메달 가운데 25개를, 전신 수영복을 입은 선수들이 차지함으로써 우수성을 입증했다.


이번 아테네 올림픽에서 이언 소프가 입고 나오는 전신 수영복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아디다스의 ‘제트 컨셉트’란 제품이다. 이 수영복은 상어 비늘의 원리에다 비행기 운동역학을 응용한 것이 특징. 옷감 표면에는 삼각형 모양의 돌기를 상어 비늘 모양으로 배열하고, 비행기 동체와 날개 부분의 기다란 홈을 본떠 겨드랑이 밑에서 허리까지 V자 모양의 패널을 길게 넣었다.


이에 비해 마이클 펠프스가 입은 수영복은 스피도의 ‘패스트 스킨Ⅱ’란 제품. 이 수영복은 상어의 피부에 두 가지 돌기가 있다는 것에 착안해 만들어졌다. 물을 정면으로 받는 상어의 코 앞쪽에는 돌기가 좀 거칠며, 물이 몸을 따라 흐르는 아래 부분의 돌기는 부드러운 편이다. ‘패스트 스킨Ⅱ‘도 두 가지 옷감을 사용해 팔과 어깨, 다리 등에는 거친 돌기를 모방한 옷감을, 가슴과 복부 등에는 부드러운 돌기를 응용한 옷감으로 유연성을 증가시켰다.


하지만 첨단의 전신 수영복에도 불편한 점이 있다. 발목부터 목까지 덮은 전신 수영복을 입으려면 10분 정도의 시간이 걸리며, 도와주는 사람이 4명이나 필요하다. 또 2~3회 착용하면 효율성이 떨어지므로, 선수들은 매 경기마다 새로운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출전해야 한다.


수영 경기에서 우승하는 선수들을 보면 항상 가운데 레인에서 나온다. 그건 4-3-5번 레인 순으로 예선에서 뛰어난 성적을 올린 선수들을 배정하기 때문이다.


가운데 레인의 선수가 물살을 가르면 그 물은 경기장 양 사이드의 레인으로 밀려나가므로 물의 저항이 적다. 하지만 1번과 8번 레인은 한쪽 벽에 부딪힌 물살이 다시 자기 쪽으로 물의 저항이 많아진다. 이런 이유로 예선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선수를 중앙 레인으로 배정하며, 선수들은 예선 경기에서도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


한편, 육상 경기에서 사용되는 첨단 장비는 무엇보다 신발이 눈길을 끈다. 아테네 올림픽의 맨 마지막 경기인 마라톤에 출전하는 이봉주 선수는 무려 1억원 짜리 운동화를 신고 뛸 예정이다. 이봉주는 평발인데다 왼발이 오른발보다 5mm나 큰 짝발이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도 양발의 크기가 정확히 일치하지 않는데, 이봉주는 좀 심한 편.


아식스에서 이봉주를 위해 특별히 제작한 마라톤화는 ‘2종 러셀 메쉬’라는 폴리에스테르 소재를 갑피로 사용했다. 마라톤 선수들이 뛸 때 신발 내부는 온도가 43~44℃, 습도 95%에 이르는 열악한 환경으로 변한다. 그러나 이 소재는 초당 320㎤의 공기를 내뿜을 수 있어 온도를 38℃로 유지할 수 있다.


이외에도 100m 경기용 신발인 ‘몬스터 플라이’, 땀을 신속히 흡수하는 운동복 ‘클라이마 쿨 어패럴’, 공기의 저항을 감소시키는 육상 전신 속도복 ‘포모션’ ‘스위프트 수트’ 등이 치열한 기록 단축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성규 객원편집위원
저작권자 2004-08-1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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