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라니냐’ 기상이변 예고

NOAA, 12월 이후 라니냐 발생 가능성 87%

과학자들은 엘니뇨(El Niño)와 라니냐(La Niña)를 기상이변의 주요 원인 중의 하나로 꼽는다.

엘니뇨는 태평양의 해수 온도가 높아져 일정 기간 지속되는 현상을 말한다. 보통 2~7년을 주기로 반복되는데 전 지구적으로 이상 기후가 나타나자 과학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엘니뇨와 반대로 라니냐는 수온이 차가워지는 현상을 말하는데 단순히 바닷물의 온도 변화에 머물지 않고 해양과 대기 흐름에 영향을 미치며 심각한 기상이변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 라니냐가 올겨울 기상이변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사진은 인공위성으로 촬영한 라니냐 발생 해역 영상. 태평양 해수면 높이가 높은 곳은 따뜻한 곳으로 정상보다 노란색과 빨간색으로, 해수면이 정상보다 낮은 곳은 서늘한 곳으로 파란색과 보라색으로 표현되고 있다. ⓒNASA

미국필리핀 등 태평양 연안국 사전대비 경고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기후예측센터는 지난주 보고서를 통해 라니냐가 서서히 끓어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12월부터 내년 1~2월에 라니냐 현상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가능성이 87%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마이크 할퍼트(Mike Halpert) 부국장은 언론을 통해 “올겨울 동안 라니냐가 기온과 강수량 등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NOAA에 따르면 태평양의 정상적인 조건에서 무역풍은 적도를 따라 서쪽으로 불면서 남아메리카에서 아시아로 따뜻한 물을 가져오게 된다. 따뜻한 물이 밀려난 곳에는 깊은 곳에서 차가운 물이 상승하는데 이런 과정을 용승(upwelling)이라고 한다.

그러나 엘니뇨와 라니냐는 이런 정상적인 상태를 깨뜨리는 두 가지 상반된 기후 패턴이다. 무역풍이 아시아 쪽으로 평소보다 더 따뜻한 물을 밀어내고 아메리카 서부 해안에서는 더 많은 차가운 물이 표면으로 이동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태평양 인근 지역에 심각한 기상이변이 예고되고 있다.

아시아 지역에 위치한 필립핀 PAGASA(필리핀 대기, 지구 물리학 및 천문 서비스 관리국)는 정부와 국민들에게 올겨울 이전보다 더 많은 비, 홍수, 산사태 및 기타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사전 대비를 촉구하고 있다.

PAGASA는 성명을 통해 “2021년 10월부터 2022년 3월까지 라니냐 기간 동안 4~6개의 열대성 저기압이 필리핀 지역 내로 진입하거나 발전해 대부분 상륙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는 강우량이 크게 늘어나고 이로 인한 홍수와 산사태, 심할 경우 해일까지 심각한 재해가 일어날 가능성을 말해주는 것이다.

한편 아메리카 쪽으로는 평소보다 더 많이 솟아오른 차가운 물이 제트기류를 북쪽으로 이동시키면서 또 다른 재난이 예고되고 있다. 미 기상당국은 라니냐로 인해 태평양 북서부, 중서부의 일부, 테네시 및 오하이오 계곡은 일반적인 겨울보다 더 많은 비와 눈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고했다.

더 큰 두려움은 허리케인이다. 라니냐는 카리브 해와 적도 부근 대서양에서 바람의 세기가 갑자기 바뀌는 윈드시어(wind shear)를 감소시켜 허리케인 활동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는 북미 지역에서 허리케인 시즌을 연장하는 것이다.

지난해 이어 연속 라니냐, 처음 있는 일

최근 많은 과학자들은 엘리뇨, 라니냐가 지구 온난화와 관련이 있다고 믿고 있는 중이다. 1950년 이후 라니냐는 8번 발생한 것으로 기록되고 있는데 지구 온난화와 병행해 그 빈도가 점차 늘고 있기 때문.

2007~2008년 겨울에는 캐나다 동부에 기록적인 폭설 피해가 발생했고, 2008년 3월에는 동남아시아의 해수면 온도가 2도 낮아지면서 대륙 전역에 홍수가 발생했다. 그러나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라니냐가 발생하고 있는데 이 같은 사례는 유례가 없었다.

NOAA 태평양해양환경연구소의 수석 과학자인 마이클 맥파덴(Michael McPhaden) 박사는 “지금까지의 추세로 보았을 때 그동안 20년마다 한 번씩 발행했던 극단적인 라니냐가 21세기 동안 10년마다 한 번으로 증가할 수 있으며, 그 강도도 지금보다 더 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2020~2021년 겨울 라니냐는 북반구에 비교적 온화한 겨울을 가져왔다. 그러나 올겨울에는 추운 겨울이 예상되고 있는 중이다. 이런 예측이 가능한 것은 기상이변을 일으킬 수 있는 또 다른 위험 요인이 작동하고 있기 때문.

위험 분석회사인 베리스크 메이플크로프트(Verisk Maplecroft)의 유다 코헨(Juda Cohen) 계절예측 이사는 최근 시베리아 눈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10월에 시베리아 전역에 눈이 빠르게 축적되면 극 소용돌이(polar vortex)의 붕괴를 유발할 조건을 만들 수 있다는 것. 극 소용돌이란 북극이나 남극 등 극지방의 대류권 상층부부터 성층권까지에 걸쳐 형성되는 강한 저기압 소용돌이를 말하는 것으로 남‧북 극권(polar circle) 전역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지구 온난화로 인해 북극 기온이 올라가게 되면 극지방과 중위도 지방 간의 기온 차이가 상대적으로 줄어들어, 제트기류가 약해지고 남북으로 운동하는 극소용돌이가 강해지게 된다. 그 결과 차가운 공기를 극지방에 가둬놓은 제트기류가 약해지면서 차가운 공기가 남하해 중위도 지역에 기온이 급격하게 내려가고 폭설을 동반하는 한파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라니야를 우려하고 있는 상황에서 극소용돌이 등 또 다른 요인이 합세 될 경우 세계 전역이 심각한 기상이변에 직면할 수 있다. 이미 7개의 허리케인이 상륙한 바 있는 미국과 한국을 비롯한 태평양 연안 국가들은 올겨울을 앞두고 긴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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