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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우주
심창섭 객원기자
2019-12-10

오시리스-렉스, 착륙지 선정에 난항 4개 후보지 중에서 이달 내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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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항공우주국(NASA)의 오시리스-렉스(OSIRIS-REx) 탐사선은 2018년 12월 소행성 베누(101955 Bennu) 주변 궤도에 도착해서 탐사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내년에는 소행성에 착륙하여 샘플을 채취할 계획으로, 현재 4곳의 착륙 후보지를 선정한 상태다.

지난 5일 NASA는 오시리스-렉스의 착륙을 위한 최종 후보지와 예비 후보지를 검토 중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모든 후보 지역은 착륙이 쉽지 않거나, 샘플을 채취하기 어려운 곳으로 밝혀져 최종 선정에 난항이 예상된다.

소행성 베누에 착륙한 오시리스-렉스 상상도. © NASA / Goddard
소행성 베누에 착륙한 오시리스-렉스 상상도. © NASA / Goddard

예상외로 거친 지형이 걸림돌

베누는 태양에서 0.9~1.35 AU 거리의 타원 궤도를 돌고 있는 C형(탄소질) 소행성이다. 평균 직경은 약 492m 정도로, 지금까지 발견한 지구근접천체(NEO) 중에서 충돌 가능성이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2175년부터 2199년 사이에 지구와 충돌하거나 스쳐 갈 확률은 1/2700이다.

오시리스-렉스는 최대 직경이 1인치 미만인 샘플을 수집할 수 있다. 그러나 근접 관찰한 결과, 베누의 표면은 예상보다 훨씬 지저분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온통 커다란 바위로 뒤덮였고, 평탄한 곳도 자갈밭이라서 접근하기 까다로운 지형이다.

NASA는 먼저 암석이 없는 넓은 모래 지형을 찾고자 했다. 애초 오시리스-렉스 탐사선은 모래 재질의 해변과 같은 장소에 착륙하는 상황을 예상하고 제작되었다. 가장 최근에 촬영한 이미지는 미세한 모래 입자로 구성된 장소가 있지만, 그곳에 쉽게 접근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탐사선은 반경 25m의 착륙 지점을 식별하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에 상황이 더욱 어려워졌다. 연구팀은 장애물이 없는 장소를 찾기 위해 후보지 선정 절차를 변경해서 5~10m 반경으로 탐사 범위를 확대했고, 예상보다 좁은 지역에 착륙할 수 있도록 내비게이션 기능의 정확도를 높여야 했다.

나이팅게일, 킹피셔 착륙 후보지. © NASA / University of Arizona
나이팅게일, 킹피셔 착륙 후보지. © NASA / University of Arizona
오스프리, 샌드파이퍼 착륙 후보지. © NASA / University of Arizona
오스프리, 샌드파이퍼 착륙 후보지. © NASA / University of Arizona

지난 7월 오시리스-렉스팀은 네 곳의 착륙 후보지를 선정했다. 후보지들은 이집트의 새 이름을 따서 나이팅게일(Nightingale), 킹피셔(Kingfisher), 오스프리(Osprey), 샌드파이퍼(Sandpiper)라고 명명되었다.

착륙 지점 선정위원회 의장을 맡은 헤더 에노스(Heather Enos) 애리조나주립대 수석연구원은 “착륙지 선정은 정말 종합적인 판단이 필요하다. 탐사선의 안전, 수집 가능한 샘플의 존재 여부, 과학적 가치 측면에서 최상의 장소를 선택하기 위해 다양한 유형의 데이터를 검토하고 있다”라고 후보지 선정 기준을 밝혔다.

모든 착륙 후보지에 장애 요소 있어

최초로 관찰한 후보지는 샌드파이퍼였다. 이곳은 비교적 평탄한 지형으로 탐사선이 쉽게 착륙할 수 있지만, 암석이 많아서 샘플 채취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오스프리는 스펙트럼 분석을 통해서 탄소 성분이 풍부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고, 분화구 중앙의 어두운 물질 때문에 과학적 탐사 가치가 큰 장소로 간주된다. 하지만 최신 고해상도 이미지는 샘플로 채취할 물질들이 너무 흩어져 있음을 시사한다.

킹피셔는 비교적 최근에 생성된 작은 분화구 내부에 있어서 소행성 생성 초기의 물질이 보존되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 고해상도 이미지는 분화구 내에 암석이 많지만, 인접 분화구에는 미세 입자가 포함된 것을 보여준다.

마지막 후보지인 나이팅게일에는 많은 양의 미세 입자가 존재한다. 그러나 이곳은 샘플 채취에 성공할 가능성이 큰 대신, 일조량이 적은 지역이라서 탐사하기 불리하다. 또한, 분화구 동쪽에 건물 크기의 커다란 바위가 있어서 충돌 위험이 있다.

오시리스-렉스의 착륙 후보지 위치. © NASA / Goddard
오시리스-렉스의 착륙 후보지 위치. © NASA / Goddard

NASA는 오시리스-렉스의 착륙 지점이 최종 결정되면 내년 봄에 추가 관측을 하고, 착륙을 위한 예행연습을 시행할 계획이다. 착륙과 샘플 수집은 2020년 여름으로 예정되어 있다. 임무가 성공하면 탐사선은 2023년 9월 소행성 샘플과 함께 지구로 귀환하게 된다.

소행성에서 샘플을 채취해서 지구로 가져오는 프로젝트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0년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의 하야부사 탐사선은 소행성 이토카와에서 수집한 샘플을 가지고 지구로 귀환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JAXA의 두 번째 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 2호도 지난 11월 소행성 류구 탐사를 마치고 채취한 샘플과 함께 귀환 중으로, 2020년 12월에 지구로 돌아올 예정이다.

심창섭 객원기자
chsshim@naver.com
저작권자 2019-12-1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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