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행성 베누(101955 Bennu) 착륙을 앞둔 ‘오시리스-렉스(OSIRIS-REx)’ 탐사선이 소행성 표면에서 65m 거리까지 접근하는 데 성공했다. 미항공우주국(NASA) 발표에 따르면, 최근 진행된 착륙 리허설에서 샘플 채취를 위한 TAGSAM이라는 로봇 팔을 전개했으며, 하강 자세 및 속도 제어, 역추진 시스템의 작동 테스트를 시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오시리스-렉스 탐사선은 오는 8월 말 소행성 베누에 착륙할 계획이다. 이번 근접 비행은 두 차례 예정된 착륙 예행연습 중에 ‘체크포인트(Checkpoint) 리허설’로 명명된 첫 번째 시도다.

베누는 지구와 화성 간 궤도를 돌고 있는 평균 지름 490m의 마름모꼴 C형(탄소질) 소행성이다. NASA는 지난해 12월 소행성 베누의 북극 근처에 있는 ‘나이팅게일(Nightingale) 사이트’를 착륙 지점으로 선정했다. 이곳에 탐사선이 착륙해서 소행성 레골리스 샘플을 수집하게 된다.
나이팅게일 착륙지는 샘플 채취에 성공할 가능성이 큰 곳이지만, 목표 지점 인근에 있는 건물 크기의 암석이 걸림돌이다. 만약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대체 후보지인 적도 인근의 ‘오스프리(Osprey) 사이트’에 착륙할 수도 있다.

그동안 오시리스-렉스는 여러 차례 궤도를 변경하면서 점차 소행성 베누에 접근했고, 현재 약 1km 떨어진 곳에서 안전하게 궤도를 돌고 있다. 지난 3월 3일에는 250m 거리까지 접근하여 착륙 예정지를 관측하기도 했다.
4월 14일 체크포인트 리허설은 본격적인 소행성 착륙을 위한 첫 단계였다. 이날 1km 궤도를 벗어난 탐사선은 4시간 만에 베누 지표면에서 약 120m 거리까지 가까워졌다. 이때부터 9분 동안 하강 기동을 진행했으며, 75m 고도에 이르러서야 역추진을 시작했다. 다시 상승하기 직전의 고도는 65m로 확인됐다.
탐사선은 오는 6월 초 나이팅게일 착륙지 상공에서 25~40m 고도까지 하강하는 ‘매치포인트(Matchpoint) 리허설’을 한차례 더 실시한 뒤, 8월 25일에 샘플 수집을 위한 첫 번째 착륙을 시도할 계획이다. 지구 귀환일은 2023년 9월 24일로 예정되어 있다.

샘플 수집용 TAGSAM을 전개해
오시리스-렉스의 기본 목표는 소행성 표면에서 최소한 60g의 샘플을 얻는 것이다. 이를 위해 ‘Touch-and-Go 샘플 획득 메커니즘(TAGSAM)’이라는 로봇 팔이 장착되어 있다.
작은 소행성인 베누의 중력은 거의 없다시피 할 정도로 미약해서 착륙이라기보단, 도킹하는 것과 비슷하다. 탐사선은 혹시라도 모를 소행성 표면의 오염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추진기 분사를 최소화하므로 매우 느리게 접근하게 된다. 착륙 마지막 단계에서 가속도계를 사용하여 표면 접촉이 감지되면 TAGSAM의 스프링이 충격을 완화한다.
소행성 표면에 닿으면 TAGSAM은 질소 가스를 분사해서 로봇 팔 끝의 샘플 획득 장치에 2cm 크기 이하의 작은 먼지 입자를 불어 넣는다. 이때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타이머로 수집 시간을 제한하며, 5초 뒤에는 후진 기동으로 소행성에서 안전하게 멀어지게 된다. 만약 샘플 획득량이 부족할 경우를 대비해 이 같은 과정을 3회 시도할 분량의 질소 가스를 탑재하고 있다.

이번 리허설 과정은 약 10분 동안 120m 고도에서 65m까지 하강했다가 재상승하며 촬영한 30여 장의 이미지를 엮어 유튜브로 공개됐다. 영상에서는 펼쳐진 TAGSAM 로봇 팔과 함께 나이팅게일 착륙 지점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좌측 사진 상단의 어두운 바위는 착륙에 난관이 될 13m 길이의 암석으로, 하강하면서 사진 중앙부에 점점 크게 보인다. 그 위쪽에 착륙 예정지가 펼쳐져 있다.
NASA는 오시리스-렉스 탐사선이 착륙해서 샘플을 채취하는 모습도 같은 카메라를 이용하여 전체 과정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심창섭 객원기자
- chsshim@naver.com
- 저작권자 2020-05-0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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