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학 거장들의 이면에 감춰진 성취 공식

창의적 탐구에 이은 몰입적 개발이 위업으로 이어져

위대한 예술가나 과학자들이 다수의 걸작이나 위업을 창출해내는 것은 일정 시기 수년간에 걸친 탐구와 집중적인 몰입의 소산이라는 연구가 나왔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경영대학원 연구팀은 인공 지능으로 예술가와 영화감독 및 과학자와 관련된 빅데이터를 분석해 이 같은 패턴이 드문 일이 아니라 ‘마법의 공식’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생애 어느 시기에서의 열정적인 성취(hot streaks)는 다양한 스타일이나 주제 연구를 위한 수년간의 탐구(exploration)에 이어, 깊은 전문성을 개발하기 위해 좁은 영역에 집중하는 수년간의 몰입 개발(exploitation)에 따른 직접적인 결과라는 것이다.

이 연구는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13일 자에 발표됐다. 이런 열정적 성취를 유발하는 요인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통해, 여러 기관은 소속원이나 관계자들의 성취를 돕기 위해 의도적으로 핫 스트리크를 지원, 촉진하는 환경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보고 있다.

연구팀은 여러 박물관과 갤러리에서 수집한 빈센트 반 고흐를 포함한 예술가 2,000여 명의 시각 예술 이미지를 대상으로 이미지 인식 알고리즘을 사용해 데이터를 추출했다. 사진에 보이는 돌출성 맵은 인식 모델이 반 고흐의 후기 인상파 스타일을 예측하는데 사용한 중요한 픽셀들을 시각화한 모습. © Northwestern University

연구를 이끈 노스웨스턴대 경영대학원 경영 및 조직학 교수이자 공대 산업공학 및 경영과학 교수인 다슌 왕(Dashun Wang) 박사는 “탐구나 개발은 핫 스트리크와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셋이 함께 묶여있다”며, “탐구는 어떤 데도 연결되지 않을 수 있어 위험성이 있을 것으로 간주하나 우연하게 대단한 아이디어를 발견할 가능성을 높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대조적으로 몰입적 개발은 통상 보수적인 전략으로 여겨지는데, 같은 유형의 작업을 오랫동안 반복적으로 계속하면 창의성이 저해될 수 있다”고 말하고, “흥미롭게도 탐구에 뒤이은 몰입 개발은 열정적 성취와 일관된 연관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반 고흐에게서 영감 받아

왕 교수팀은 2018년 예술과 문화, 과학 분야에서 돋보이는 핫 스크리크의 특성을 밝힌 논문을 ‘네이처’ 지에 발표한 바 있다. 왕 교수는 이런 핫 스크리크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무엇이 그런 동기를 유발하는지를 발견하고자 시도하던 중, 그 단서를 암스테르담의 반 고흐 미술관에서 찾았다.

반 고흐는 1888년부터 1890년 사이에 예술적 돌파구를 경험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 기간에 그는 ‘별이 빛나는 밤’, ‘해바라기’, ‘아를르의 침실’ 등 가장 유명한 걸작들을 완성했다.

그러나 그 이전에 고흐의 작품들은 덜 인상파적이었고 리얼리즘에 더 가까웠다. 또한, 오늘날 가장 잘 알려진 밝고 광범위한 색상보다는 어두운 흙색을 사용하는 경향이 있었다는 것이다.

왕 교수는 “1888년 이전의 작품들은 여러 가지로 다양했다”며, “그가 핫 스트리크 기간에 창작했던 작품들과는 성격이 많이 다른 정물화나 연필 드로잉 및 초상화 등이 가득했다”고 지적했다.

빈센트 반 고흐의 ‘열정적 성취 시기 때’의 작품. 왼쪽부터 ‘해바라기’(1889년), ‘아를르의 침실’(1888년)(이상 암스테르담 반 고흐 미술관 소장), ‘별이 빛나는 밤’(1889, 뉴욕 현대미술관 소장). © WikiCommons

예술가와 과학자·영화 제작자에 대한 데이터를 마이닝

이번 새로운 연구에서 왕 교수팀은 심화 학습 알고리즘과 네트워크 과학을 사용해 계산 방법을 개발한 다음 이를 대규모 데이터세트에 적용해 예술가와 영화감독 및 과학자들의 노작들을 추적했다.

예술가들의 경우, 연구팀은 이미지 인식 알고리즘을 사용해 박물관과 갤러리에서 수집한 80만 점의 시각 예술 이미지를 분석했다. 여기에는 잭슨 폴락과 반 고흐를 비롯한 2,128명의 예술가 작품 이력이 포함됐다.

영화감독에 대해서는 4,337명의 감독들이 제작한 7만 9000편의 영화가 포함된 인터넷 영화 데이터베이스(IMDb)에서 데이터세트를 수집했다. 과학자들은 사이언스 웹(Web of Science)과 구글 스콜라(Google Scholar)의 출판과 인용 데이터세트를 합해 2만 40명의 연구 이력을 분석했다.

왕 교수팀은 예술품의 경매 가격과 IMDb 등급 및 학술논문 인용지수로 측정된 작품과 업적의 영향력을 토대로 각 분야 안에서의 핫 스트리크를 정량화했다. 그런 다음 핫 스트리크가 일어난 시기와 각 개인의 창의성이 나타난 궤적을 연관시켰다.

이어 핫 스트리크 전후 4년 동안의 이력을 살펴보면서 열정적 성취가 시작될 무렵 각 개인의 작업들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조사했다.

창의적 실험이 조합돼 ‘강력한’ 실행 탄생

연구팀은 탐구 작업에 뒤이어 몰입 개발이 따르지 않으면 핫 스트리크가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줄어든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마찬가지로, 탐구가 선행되지 않은 몰입 개발만으로는 열정적 성취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탐구와 개발이 밀접하게 이어지면 핫 스트리크의 가능성이 일관되고 현저하게 증가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왕 교수는 “우리는 다양한 창작 영역에서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열정적 성취’의 시작을 뒷받침하는 첫 번째 규칙성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연구 결과는 실험과 구현( implementation)의 균형을 맞추는 창의적인 전략이 특히 강력하다는 사실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논문 공저자인 질리언 초운(Jillian Chown) 경영 및 조직학 조교수는 “이 연구에서 얻은 지식은 개인과 조직이 참여할 수 있는 새로운 영역의 탐색 또는 기존 지식과 역량의 개발 같은 다양한 유형의 활동과, 최고의 성과를 달성할 수 있는 최적의 순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평균적으로 핫 스트리크 즉 열정적 성취가 약 5년 정도 지속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 뒤에는 주인공들이 ‘보통(normal)’ 상태로 돌아가 더는 탐색 혹은 탐구나 몰입 개발 패턴을 따르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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