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예수의 탄생을 알린 별자리 “물고기자리”

[이태형의 재미있는 별자리 여행] 9월 다섯째 주 별자리

일 년 중 하늘을 가장 많이 보는 명절이 바로 추석 한가위일 것이다. 평소에는 하늘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이때는 둥근 보름달을 바라보며 가슴속에 간직한 소원을 빌어볼 것이다. 올해에는 그 어느 해보다도 한가위 보름달을 기다리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 둥근 보름달이 코로나로 지친 사람들에게 작은 위안이 되어주길 바란다.

이번 주 하늘에서 가장 밝게 빛나는 별은 동쪽 하늘에 등장한 화성이다. 2년 만에 지구에 가장 가까워지고 있는 화성이 드디어 저녁 하늘에서 목성보다 밝게 빛나기 시작했다. 오늘의 주인공 별자리는 바로 화성이 머물고 있는 물고기자리이다. 물고기자리는 예수님의 탄생을 알린 별자리로도 알려져 있다. 과연 물고기자리와 예수님이 어떤 인연이 있었는지 그 사연을 찾아 별자리 여행을 떠나보자.

화성이 목성보다 밝아졌다!

이번 주에 화성이 동쪽 지평선에 떠오를 때의 밝기는 -2등급 정도이다. 화성이 1등성보다도 15배 정도 밝다는 뜻이다. 9월 들어 빠르게 밝아지기 시작한 화성이 드디어 그동안 저녁 하늘에서 가장 밝게 빛나던 목성보다도 밝아진 것이다. 화성이 이렇게 밝아진 이유는 지구와의 거리가 가까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행성이 바로 화성이다. 지구에서 화성까지의 거리는 약 6,300만 km, 다음 달 초순이면 6,200만 km까지 가까워진다. 화성까지의 거리가 최대 3억 7천만 km 이상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현재 거리는 1/6로 줄어든 것이다.

이번 주 금요일(10월 2일) 저녁에는 달이 화성 옆에 보이면서 추석 연휴의 멋진 저녁 하늘을 연출할 것이다. 이날 저녁 6시 45분경 둥근 달이 뜨고, 약 15분 뒤 그 뒤를 따라 화성이 떠오른다. 달이 동쪽(왼쪽)을 향해 공전하기 때문에 밤이 깊어지면서 달은 점점 더 화성과 가까워질 것이다.

10월 2일 저녁 하늘 Ⓒ 스텔라리움

화성은 10월 14일 저녁 -3등급까지 밝아진 이후 조금씩 어두워지면서 보름 정도 후에는 다시 목성이 가장 밝은 저녁 별이 될 것이다.

예수의 탄생을 알린 별자리 물고기자리

태양계의 행성들은 태양과 마찬가지로 황도를 따라 이동한다. 현재 화성이 머물고 있는 황도 별자리가 바로 물고기자리이다. 물고기자리는 두 마리의 물고기가 줄에 매어져 있는 모습을 하고 있어서 낚시꾼들이 가장 좋아하는 별자리로도 알려져 있다.

9월 28일 저녁 하늘 Ⓒ 스텔라리움, 천문우주기획

물고기자리의 위치는 가을철의 대표적 길잡이 별인 페가수스사각형의 남쪽과 동쪽으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하지만 가장 밝은 별의 밝기가 4등급(1등급 커질 때마다 2.5배 어두워진다)으로 도시의 하늘에서는 하나의 별도 제대로 찾을 수 없을 정도로 희미한 별자리이다.

그리스신화에 의하면 두 마리의 물고기는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비너스)와 그의 아들 에로스(큐피드)가 변신한 모습이라고 한다. 아프로디테와 에로스가 유프라테스 강 언덕을 거닐고 있을 때 무서운 괴물 티폰(Typhon)이 나타났고, 깜짝 놀란 두 신은 물고기의 모습으로 변신하여 강 속으로 도망쳐 위기를 모면했다. 훗날 아프로디테와 에로스를 좋아한 신들이 그 모습을 기억하고 물고기자리를 만들어 주었다고 한다. 일설에는 물병자리 아래에 있는 남쪽물고기자리의 주인공이 아프로디테 여신이기 때문에 물고기자리는 아프로디테의 자식들이라고도 한다. 물론 신화는 신화일 뿐이기 때문에 어느 이야기가 더 정확한 지를 따질 필요는 없다.

물고기자리를 찾을 때 도움이 되는 또 다른 별자리가 고래자리이다. 두 마리의 물고기를 묶고 있는 끈이 시작되는 곳이 바로 고래자리의 머리 위이기 때문이다. 마치 고래가 숨을 쉬면서 머리 위로 두 줄기의 물을 내뿜고 있고, 그 끝에 두 마리의 물고기가 매달려 있다고 상상한다면 물고기자리의 모습이 제법 그럴듯하게 그려질 것이다.

물고기자리는 비록 밝기는 어둡지만 춘분점에 놓여있는 관계로 오래전부터 관심의 대상이 되어 왔다. 춘분점은 별들의 위치를 나타낼 때 기준이 되는 하늘의 지점으로 태양이 그곳에 올 때가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는 춘분이다. 지구의 세차운동(지구 자전축의 회전 운동)으로 인해 춘분점은 약 26,000년을 주기로 황도를 따라 이동한다. 황도가 12궁으로 나누어져 있기 때문에 춘분점이 한 별자리에 머무는 기간은 약 2천 년 정도이다.

고대 로마인들에 의해 기독교인들이 학대를 받을 당시 춘분점의 위치는 양자리였다. 그리고 예수님이 태어날 무렵 춘분점의 위치는 물고기자리로 바뀌었다. 그런 이유로 당시의 기독교인들은 예수님의 시대를 ‘물고기자리의 시대’로 불렀고, 물고기 모양의 암호로 서로에게 연락을 취했다고 한다. 그리스어로 ‘예수 그리스도 하느님의 아들 구세주(Ιησουσ Χριστοσ Θεου Υιοσ Σωτηρ)’라는 말의 첫 글자를 조합하면 물고기를 뜻하는 익투스(Ichthys-그리스어 이크티스-소문자 ἰχθύς, 대문자 ΙΧΘΥΣ)가 돼 두 개의 곡선을 겹쳐 만든 물고기 모양을 비밀스러운 상징으로 썼다는 이야기도 있다.

익투스 . Ⓒ 위키백과

물고기자리는 황도 12궁 중 마지막에 해당하는 12궁으로 춘분점을 기준으로 황도의 330도에서 360도까지의 영역이 이에 해당한다. 태양은 매년 2월 23일 오전부터 3월 20일 오후까지 이 영역에 머물며, 이 시기에 태어난 사람은 물고기자리가 탄생 별자리이다.

우리나라 별자리 지도인 천상열차분야지도에는 물고가지리를 쌍어궁(雙魚宮)으로 표시하고 있다. 물고기자리는 북방의 수호하는 현무(玄武, 거북과 뱀이 뭉쳐 있는 모양)의 영역에 속하지만 바로 위에 있는 페가수스사각형의 남쪽 부분이 현무의 꼬리에 해당하는 실수(室宿)와 벽수(壁宿)에 해당할 뿐 물고기자리에는 28수에 해당하는 뚜렷한 별은 없다.

미니문 한가위 보름달(10.1)

올 추석 한가위 보름달이 뜨는 시각은 서울 기준 저녁 6시 20분이다. 해가 지는 시각이 6시 15분이기 때문에 해지고 5분 정도 지나서 달이 뜬다. 일월출몰 시각은 지평선이 완전히 트인 곳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실제로 서울 대부분 지역에서 달이 뜨는 시각에서 몇 분 정도 지나야 보름달을 볼 수 있다.

올해 뜨는 보름달은 작년에 이어 ‘미니문(Mini-moon)’ 보름달이다. 일반적으로 달이 근지점에서 90% 이내에 있을 때를 슈퍼문이라고 부르고, 반대로 원지점에서 90% 이내에 있을 때를 미니문이라고 부른다. 추석날 보름달까지의 거리는 원지점에 가까운 40만4천 km 정도로 평균거리보다 2만4천 km나 멀리 있다. 하지만 추석 보름달의 크기는 작년에 비해 조금 더 커졌고, 내년부터는 더욱 커지기 시작해서 2023년과 2024년에는 슈퍼문 보름달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달의 근지점과 원지점 Ⓒ 천문우주기획

비록 올해 추석 보름달이 미니문이지만 미니문인 것을 느끼지는 못할 것이다. 슈퍼문과 미니문의 겉보기지름(시직경) 차이는 약 10%고, 면적으로는 20%정도다. 두 달을 옆에 나란히 두고 비교해야 알아차릴 수 있는 정도다. 실제로 지평선 위로 뜬 달은 하늘 높이 떴을 때보다 평균 3~4배 이상 커 보이기 때문에 이번 보름달이 작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을 것이다.

슈퍼문과 미니문의 크기 비교 Ⓒ 천문우주기획

추석 보름달은 블루문의 예고편

10월에는 보름달이 두 번 뜨는 것을 볼 수 있다. 추석인 10월 1일에 첫 번째 보름달이 뜨고, 30일 후인 31일에 두 번째 보름달이 뜬다. 달의 모양이 변하는 주기는 29.5일이기 때문에 1일에 보름달이 뜨면 30일이나 31일에 한 번 더 보름달이 뜬다. 이렇게 한 달에 두 번 보름달이 뜰 때, 두 번째 뜨는 보름달을 가리켜 ‘블루문’이라고 부른다.
블루문(Blue moon)은 ‘우울한 달’이라는 뜻이다. 서양 사람들은 보름달 속에 늑대인간이나 마귀가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보름달을 무척 무서워했고, 보름에는 외출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한 달에 두 번씩이나 뜨는 보름달은 사람들을 매우 우울하게 만들었고, 블루문이라는 이름이 생겨났다.

10월 천문력. Ⓒ 천문우주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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