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림은 기후변화 아래에서 불확실한 미래에 처해 있다. 기온 상승이나 가뭄에 따른 잦은 대형 산불을 비롯한 인간의 무분별한 남벌이 이 ‘지구의 허파’들을 점차 축소시키고 있다.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 22일 자에 발표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많은 나라가 온실가스 배출을 제한하면 열대림은 더 온난화되는 지구에서 대량의 탄소를 계속 저장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세계의 열대림은 나무에서만 25년간 방출되는 화석연료 배출 가스를 저장할 수 있다. 그러나 만약 나무 성장이 줄어들거나 나무가 계속 죽어가게 되면, 지구 온난화로 나무들의 탄소 저장력이 줄어들어 기후변화를 가속시킬 우려가 높다는 것이다.
영국 리즈(Leeds)대가 이끄는 225명의 국제협동연구팀은 남미와 아프리카 및 아시아 열대지역의 813개 숲에서 50만 그루 이상의 나무를 측정해 현재 서로 다른 기후조건 아래에서 성장하는 숲들이 얼마나 많은 탄소를 저장하는지를 평가했다.
이번 연구는 열대림 전반에 걸친 직접 관찰을 기반으로 열대림의 장기적인 기후 민감도를 분석한 최초의 연구다.<관련 동영상>
쇼레아 단풍제비꽃 종이 지배하는 보르네오 사라와크 구눙 물루(Gunung Mulu) 지역 건강한 숲의 전경. ⓒ Dr Lindsay F. Banin
32도 넘어서면 탄소 저장력 급격히 감소
조사 결과 연구팀은 열대림이 고온에서 계속 높은 수준의 탄소를 저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장기적으로 이 삼림들이 낮은 온도 추정 한계치인 섭씨 32도까지의 열 상승을 감당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긍정적인 발견은 삼림이 변화에 적응할 시간이 있고, 온전하게 보존되며, 지구 기온이 한계점을 넘어서지 않도록 지구 온난화를 엄격하게 제한하는 경우에만 가능하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논문 제1저자인 영국 리즈대와 맨체스터 메트로폴리탄대 마틴 설리반(Martin Sullivan) 박사는 “우리 분석에 따르면 가열되는 어떤 특정 지점까지는 열대림이 작은 온도 차이에도 민감한 저항성을 보이며, 우리가 기후변화를 제한할 때 열대림은 더 온난해진 환경에서도 많은 양의 탄소를 계속 저장할 수 있다”고 말하고, “32도 임계치는 많은 삼림들이 이 안전 영역을 넘어서지 않도록 온실가스 배출량을 시급히 줄이는 게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부각시킨다”고 강조했다.
기온이 32도를 넘어서면 열대림 탄소 방출이 1도에 네 배씩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 온실가스를 대폭 줄여 기온을 낮추는 것이 열대림의 탄소 흡수 능력을 최대화할 수 있는 한 방법이다. 사진은 숲이 우거진 열대우림 모습. ⓒ RAINFOR, AfriTRON, T_FORCES Network
설리반 박사는 “예를 들어 전 세계 평균온도를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섭씨 2도 높게 상정하면 열대림의 거의 4분의 3은 온도 임계치 밖으로 밀려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더 이상의 온도 상승은 열대림의 탄소 저장 능력을 급격하게 감소시킨다”고 경고했다.
열대림 온전하게 보존해야 장기 기후 변화에 적응
숲은 나무의 성장으로 얻는 탄소량이 나무의 사멸이나 부패에서 나오는 탄소량보다 적을 때 이산화탄소를 대기로 방출하게 된다.
이번 연구는 장기적으로 볼 때 기온이 나무의 성장을 감소시킴으로써 숲의 탄소 저장량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며, 나무를 죽이는 가뭄은 기온 다음의 두 번째 요소라는 점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열대림이 장기적으로 어떠한 기후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고 결론지었다. 그 부분적인 이유는 높은 생물다양성으로 인해 새로운 기후조건을 견디며 잘 자라는 나무 종들이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종들을 장기간에 걸쳐 대체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 잠재적인 기후 적응성을 최대화하는 것은 삼림을 얼마나 온전하게 유지하느냐에 달려있다.
2011년 페루의 안데스 운무림에서 연구원들이 나무 종을 수집하고 있는 모습. ⓒ Jake Bryant
논문 공저자인 브라질 마토 그로쏘 주립대 베아트리스 마리몬(Beatriz Marimon) 교수는 “연구 결과 온전한 삼림은 기후변화를 견뎌낼 수 있음을 보여주지만 이런 내열성 나무들은 산불과 파편화로 인한 즉각적인 위협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마리몬 교수는 “숲이 기후에 적응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남아있는 삼림을 보호하고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적응에는 명확한 한계가 있다고 말하고, “연구에서 도출된 낮 온도 임곗값은 섭씨 32도로, 이 지점을 넘어서면 숲에 어떤 종류의 나무가 있든 관계없이 높아가는 온도에 따라 숲의 탄소 저장력이 더욱 빨리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32도 임계치를 넘어서면 각각 1도 상승할 때마다 임계치 아래에서 방출된 이산화탄소보다 네 배나 많은 양이 방출된다는 것이다.
콜롬비아 초코 열대우림에서 측정 대상으로 선택된 거대한 케이폭 나무(giant Ceiba). ⓒ Pauline Kindler
“지금이 기후를 안정적인 상태로 되돌릴 수 있는 유일한 기회”
세계의 열대림이 기후에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대한 이 같은 통찰은 지난 수십 년 동안의 신중한 현장 조사를 통해서만 가능했다.
연구팀은 남미와 아프리카 및 아시아의 각 관찰 장소에서 각각의 나무 지름과 높이를 조사해 얼마나 많은 탄소를 저장할 수 있는지를 계산했다. 또한 나무들이 얼마나 많은 탄소를 흡수하는지 그리고 나무가 죽기 전에 얼마나 오랫동안 탄소가 저장됐는지를 조사하기 위해 몇 년마다 현장을 방문했다.
탄소 저장량을 계산하기 위해 24개 열대 국가에서 약 1만 종의 나무를 대상으로 200만 회의 나무 둘레 측정을 실시했다.
리즈대 및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의 시몬 루이스(Simon Lewis) 교수는 “숲이 흡수해서 저장하는 탄소량은 지구가 기후변화에 반응하는 핵심적인 요소”라며, “이번 연구는 환경 변화를 이해하기 위해 왜 장기적인 협동 연구가 필수적인지를 부각시키고, 우리 모두의 생존과 직결되는 지구의 거대한 열대림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과학자들이 그 어느 때보다 함께 협력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숲이 안전 영역 안에서 유지될 수 있도록 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은 매우 도전적인 일이다. 논문 공저자인 리즈대 올리버 필립스(Oliver Phillips) 교수는 “지금 인류는 기후를 안정적인 상태로 전환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필립스 교수는 “지금까지 해오던 것과 같은 생활로 돌아가지 않아야 우리는 열대우림을 거대한 탄소 저장고로 유지할 수 있다”며, “기후 변화와 삼림 벌채, 야생 동물 착취로부터 삼림을 보호하는 일은 생물안전을 지키는 지구적 노력의 최일선이자 중심이 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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